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해외에서 사업 소득이나 근로소득을 올리셨는데, 현지에서 이미 세금을 냈음에도 한국에서 다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으시면 당혹스러우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제 이중과세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 오늘은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이중과세 방지협정(조세조약)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 A씨(42세, 서울 거주 IT 컨설턴트)
A씨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스타트업과 원격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 한 해 동안 약 1억 2,000만 원 상당의 용역 대가를 수령했습니다. 미국 측에서 원천징수로 약 3,600만 원(30%)을 공제한 뒤 송금했고, A씨는 한국에서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사례 2 - B씨(55세, 부산 거주 무역업자)
B씨는 베트남 호치민에 설립한 현지 법인으로부터 2024년 배당금 약 8,000만 원을 수령했습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 10%가 공제되었으나, 한국 국세청으로부터 해당 배당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납부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두 분 모두 "이미 세금을 냈는데 왜 또 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셨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체결한 이중과세 방지협정과 국내 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거주자(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자)에 대해 전 세계 소득(worldwide income)에 과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즉, A씨와 B씨 모두 한국 거주자이므로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도 한국에서 신고 및 납부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득이 발생한 국가(원천지국)에서도 자국 내 발생 소득에 대해 과세할 권리를 주장하기 때문에, 하나의 소득에 두 나라가 동시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중과세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중과세 방지협정(DTA, Double Taxation Agreement)은 이러한 충돌을 해소하기 위해 두 국가 간에 체결하는 조약입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약 93개국과 조세조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미국 및 베트남과도 각각 발효 중입니다.
A씨의 경우, 한미 조세조약에 따르면 독립적 인적 용역(프리랜서 컨설팅)의 소득은 고정사업장(Permanent Establishment)이 미국에 없는 한 원칙적으로 거주지국인 한국에서만 과세됩니다. 미국이 30%를 원천징수한 것은 A씨가 조세조약상 감면 신청(Form W-8BEN 제출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B씨의 경우, 한-베트남 조세조약상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지국(베트남)의 과세 상한은 지분율 25% 이상 시 10%, 기타 15%로 제한됩니다. B씨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베트남의 10% 원천징수는 조약 범위 내에 해당합니다.
조세조약이 있다 하더라도, 원천지국에서 이미 납부한 세금과 거주지국의 세금이 완전히 상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이중과세 해소는 소득세법 제57조에 규정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제도의 핵심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씨 사례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원천징수된 3,600만 원 전액이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세율에 따라 산출된 공제 한도 내에서만 공제됩니다. 만약 A씨의 한국 종합소득세 산출세액 중 미국 소득 대응분이 2,800만 원이라면, 나머지 800만 원은 당해 연도에 공제받지 못하고 이월 처리해야 합니다.
실무 포인트 : A씨가 미국 측에 조세조약에 따른 감면 신청을 사전에 했다면, 원천징수율이 30%가 아닌 조약 제한세율로 낮아져 이월 공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사전 조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해외 소득을 한국에서 신고하지 않는 경우, 단순한 과소신고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세기본법상 무신고 가산세(납부세액의 20%)와 납부지연 가산세(연 약 8.03%)가 부과될 수 있으며, 의도적 은닉이 인정되면 무신고 가산세가 40%까지 올라갑니다.
특히 2024년부터 강화된 국가 간 금융정보 자동교환(CRS) 체계에 따라, 해외 금융계좌 정보가 국세청에 자동 통보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해외 소득이 포착되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해외 소득이 국세청에 파악된다고 보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B씨의 경우에도, 베트남 현지 법인의 배당 내역이 CRS를 통해 한국 국세청에 통보되었고, 이에 따라 종합소득세 납부 안내를 받게 된 것입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 해외 금융계좌 잔액이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 원을 초과하면, 다음 해 6월에 별도로 신고해야 합니다. 미신고 시 과태료(미신고 금액의 최대 20%)와 형사처벌(2년 이하 징역 또는 20%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실수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A씨는 결국 미국 국세청(IRS)에 조세조약 기반 환급 청구를 진행하면서, 한국에서는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적용하여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B씨 역시 베트남 납세증명서를 확보한 뒤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신청하여 이중과세 부담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과세 문제는 조세조약의 적용 여부, 소득의 성격 분류, 외국납부세액공제 한도 계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소득 유형(사업소득, 근로소득, 배당소득, 로열티 등)에 따라 조약상 적용 조항이 달라지므로, 해외 소득이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구조를 점검하시는 것이 세금 부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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