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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폭행·상해·협박
형사범죄 · 폭행·상해·협박 2026.04.21 조회 3

스포츠 경기 중 부상, 상해죄가 성립될까? 판단 기준과 대응 절차

임영준 변호사
법무법인 정곡(분사무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직장인 동호회 축구 경기에서 수비수가 공을 다투다 상대 선수의 무릎을 강하게 태클하여, 피해 선수가 전방십자인대(ACL) 파열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피해자 측은 "명백한 폭행이다"라며 형사 고소를 준비했고, 가해자 측은 "스포츠 경기 중 일어난 불가피한 접촉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 중 발생하는 부상은 일상적인 폭행 사건과 달리 법적 판단이 복잡합니다. 많은 분들이 "운동 중 다치면 원래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경기의 규칙을 벗어난 고의적 가해 행위라면 상해죄가 충분히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스포츠 경기 중 부상이 발생했을 때, 상해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피해자 또는 가해자 입장에서 취해야 할 법적 대응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스포츠 경기 중 부상, 왜 법적 판단이 어려운가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일정 수준의 신체 접촉과 부상 가능성에 대한 암묵적 동의, 즉 피해자의 승낙(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는 법리가 존재합니다. 형법 제24조는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승낙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해당 종목의 공인 규칙 범위 안에서 발생한 접촉만이 승낙의 범위에 포함되며,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상해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 규칙을 명백히 일탈한 가해 행위 (예: 뒤에서 팔꿈치로 얼굴 가격)

경기가 중단된 상태에서의 고의적 공격

보복 목적의 과잉 접촉으로 해당 종목에서 통상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의 폭력

상대방에게 상해를 가할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행위

실무에서는 이를 판단할 때 (1) 해당 종목의 규칙 위반 여부, (2) 가해자의 고의성, (3) 부상의 정도와 행위의 비례성, (4) 경기 상황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상해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3가지 핵심 기준

1
규칙 일탈의 정도

단순한 반칙과 고의적 가해 행위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축구에서 슬라이딩 태클 자체는 반칙에 해당할 수 있지만 곧바로 상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공과 무관하게 상대 선수의 다리만을 노린 뒤에서의 태클이라면 규칙 일탈의 정도가 중대하여 형사 책임이 문제됩니다.

2
고의성 유무

형법 제257조 상해죄는 고의범입니다. "일부러 때렸느냐"가 핵심이며, 미필적 고의(상대방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위를 감행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경기 영상, 목격자 진술, 가해자와 피해자 간 사전 갈등 여부 등이 고의성 판단의 주요 증거가 됩니다.

3
부상의 중대성과 행위의 비례성

가벼운 멍이나 찰과상 수준이라면 형사 사건으로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골절, 인대 파열, 뇌진탕 등 진단서상 치료 기간이 3주 이상인 중상해라면 검찰 기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행위의 강도와 결과의 중대성 사이의 비례성도 함께 판단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의 대응 절차

1
증거 확보 (사건 직후 ~ 3일 이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경기 영상이 있다면 반드시 사본을 확보하고, 없다면 목격자의 연락처와 진술을 녹음해 두어야 합니다. 부상 부위를 사진으로 촬영하고, 병원에서 진단서(상해진단서)를 발급받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영상 증거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수사 진행 속도와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소요기간: 사건 발생 즉시 ~ 3일 이내

필요서류: 경기 영상 사본, 진단서, 목격자 진술 메모

비용: 진단서 발급비 약 1만~3만 원

2
경찰서 고소장 접수 (증거 확보 후 ~ 1주 이내)

증거를 정리한 뒤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합니다. 고소장에는 사건 일시, 장소, 피고소인 인적사항, 구체적 행위 내용, 부상 정도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경기 중 반칙으로 다쳤다"는 막연한 기재보다, "경기가 일시 중단된 상태에서 피고소인이 고소인의 안면부를 팔꿈치로 가격했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요기간: 접수 자체는 당일, 이후 수사 개시까지 1~2주

필요서류: 고소장, 진단서, 증거자료(영상, 사진, 진술서)

비용: 고소장 접수 비용 없음(무료). 변호사 대리 시 별도 수임료

3
경찰 수사 및 검찰 송치 (접수 후 1~3개월)

경찰은 피고소인 조사, 목격자 확인, 영상 분석 등을 진행합니다. 이 단계에서 피해자는 추가 진술 요청에 적극 응하고, 치료비 영수증과 후유장해 관련 소견서 등 보충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수사가 완료되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며, 검사가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소요기간: 사안에 따라 1~3개월, 복잡한 경우 6개월 이상

필요서류: 추가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후유장해 소견서

가해자 입장에서의 대응 절차

1
경위서 작성 및 사실관계 정리 (출석 요구 전)

고소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당시 경기 상황을 시간순으로 상세히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상적인 경기 내 접촉이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즉 경기 영상, 같은 팀 동료 진술, 심판 판정 기록 등을 모아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2
경찰 조사 대응 (출석 요구 시)

경찰 출석 조사 전에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여 진술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핵심 방어 논리는 (1) 해당 행위가 경기 규칙 범위 내의 정상적 플레이였다는 점, (2)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진술 시 감정적 표현은 삼가고, 사실관계 중심으로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3
합의 또는 공판 준비 (검찰 송치 전후)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닙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는 기소유예 또는 선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합의금 수준은 치료비 실비에 위자료를 포함하여 산정하며, 부상 정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편차가 큽니다. 합의서에는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 의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에 따라 치료비, 일실수입(부상으로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소득 손실),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 청구 시 주요 항목

치료비 실비: 진단서, 영수증으로 입증

향후 치료비: 의사 소견서 기반 추정

일실수입: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로 산정

위자료: 부상 정도, 과실 비율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결정 (통상 200만~1,000만 원 선)

소멸시효: 피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

다만 스포츠 경기 특성상 과실상계(피해자도 경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피해자 측 과실을 인정하여 배상액을 줄이는 것)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무상 경기 규칙 내의 통상적 접촉에서 비롯된 부상이라면 과실상계 비율이 50% 이상이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명백한 규칙 일탈 행위라면 과실상계가 거의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호회 경기와 프로 경기, 법적 판단에 차이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법적 판단의 기본 틀은 동일하지만 실무에서는 일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프로 경기의 경우

선수들은 해당 종목에 대한 전문적 훈련을 받았고, 고도의 신체 접촉이 수반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 승낙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되며, 상해죄 성립의 문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경기 규칙을 명백히 일탈한 보복성 폭력은 프로 경기에서도 상해죄가 성립합니다.

동호회(아마추어) 경기의 경우

참여자들의 기술 수준과 신체 조건 편차가 크고, 보호 장비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수준의 태클이라도 동호회 경기에서는 "통상 예상 가능한 접촉 범위를 초과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형사 고소가 이루어지는 사건 대부분이 동호회나 생활체육 경기에서 발생합니다.

정리: 대응 시점별 핵심 행동

사건 직후 (0~3일)

영상 확보, 목격자 연락처 수집, 진단서 발급, 부상 부위 사진 촬영

초기 대응 (3일~2주)

피해자: 고소장 작성 및 접수 / 가해자: 경위서 정리, 변호사 상담

수사 단계 (2주~3개월)

피해자: 보충 자료 제출, 진술 일관성 유지 / 가해자: 방어 논리 수립, 합의 검토

기소 이후

공판 대응 또는 민사 손해배상 소송 병행 검토

스포츠 경기 중 발생한 부상은 "운동하다 다친 것"이라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법적으로는 가해 행위의 성격과 고의성에 따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든 가해자든, 사건 초기에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법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임영준
임영준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정곡(분사무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스포츠 경기 중 상해 사건은 고의성 입증이 쟁점의 핵심인데, 실무에서 보면 경기 영상의 유무가 사건의 향방을 결정적으로 좌우합니다. 동호회 경기라 하더라도 영상 촬영 습관을 들여두시는 것이 좋고, 부상이 발생했다면 치료와 동시에 증거 확보부터 착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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