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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기업·사업 ·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2026.04.22 조회 110

투자 후 Put Option 행사, 실제 분쟁 사례로 보는 법적 쟁점과 대응 전략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스타트업이나 비상장기업에 투자한 후,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특정 약정 위반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가 행사하는 풋옵션(Put Option)은 투자 계약에서 핵심적인 투자금 회수 수단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풋옵션을 행사하는 과정에서는 행사 요건의 충족 여부, 매수 의무자의 지급 능력, 약정 해석의 차이 등 다양한 법적 쟁점이 발생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상의 사례를 통해 풋옵션 행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분쟁 유형과 법적 쟁점을 분석합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헬스케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K테크(비상장)는 2022년 3월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벤처캐피탈 C사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당시 체결된 주주간계약(SHA)에는 다음과 같은 풋옵션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IPO가 투자 후 3년 이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C사는 대표이사 A씨(42세)에게 투자원금에 연 8% 복리 이자를 가산한 금액으로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 회사가 투자 계약상 재무 약정(매출 기준)을 2개 연속 회계연도 미달할 경우에도 동일한 풋옵션이 발생한다.

2025년 4월, K테크가 IPO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C사는 A씨에게 풋옵션 행사 통지를 보냈습니다. 매수 청구 금액은 원금 20억 원 + 이자 약 5억 2,000만 원, 합계 약 25억 2,000만 원이었습니다. A씨 측은 IPO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점, 풋옵션 행사 요건의 해석 차이, 매수 대금의 과도함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쟁점 1: 풋옵션 행사 요건의 충족 여부와 해석

풋옵션은 투자 계약서에 명시된 특정 조건(트리거 이벤트)이 충족되어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IPO가 투자 후 3년 이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라는 요건의 해석이었습니다.

A씨 측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첫째,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란 IPO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한 경우를 의미하며, 현재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인 이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둘째, 2024년 하반기 시장 상황 악화라는 외부 요인으로 IPO가 지연된 것이므로 신의성실 원칙에 비추어 행사가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반면 C사 측의 입장은 명확했습니다. 계약서에 '3년 이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2025년 3월 시점에 IPO가 완료되지 않은 사실 자체가 행사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입니다.

실무적 분석

풋옵션 행사 요건에 관한 분쟁은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계약서 문언이 명확하다면 법원은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라는 표현은 IPO 미완료라는 객관적 사실만으로 충족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불가항력 조항' 또는 'IPO 지연 시 유예 조항'이 별도로 존재한다면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으므로, 계약 전문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쟁점 2: 풋옵션 매수가격의 적정성과 조정 가능성

C사가 청구한 매수 대금은 투자원금 20억 원에 연 8% 복리 이자를 가산한 약 25억 2,000만 원이었습니다. A씨 측은 이에 대해 두 가지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첫째, 연 8% 복리 이자가 사실상 투자가 아닌 대출에 해당하므로, 해당 조항이 자본시장법상 투자의 본질에 반한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가 투자 시점 대비 상승했으므로 풋옵션 행사 시 가격 산정의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풋옵션 매수가격은 투자 당사자 간 합의로 정해진 것이며, 당사자 간 자유로운 계약 내용 형성의 원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특히 연 8% 수준의 보장수익률은 벤처투자 실무에서 통상적인 범위에 속하므로, 이를 폭리나 부당한 약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매수가격이 당시 주식의 공정가치(Fair Market Value) 대비 지나치게 괴리가 크고, 경영자 개인에게 회사 채무와 무관한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구조라면, 예외적으로 공서양속 위반(민법 제103조) 또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쟁점 3: 매수 의무자 특정과 이행 가능성

본 사례에서 풋옵션의 매수 의무자는 회사가 아닌 대표이사 A씨 개인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벤처투자 실무에서 흔히 보이는 구조로,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의 자본잠식 등으로 회사로부터 매수대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경우를 대비한 것입니다.

A씨는 개인 자산만으로 25억 원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호소했으나, 이는 법적 항변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상 매수 의무를 개인이 부담하기로 약정한 이상, 이행 불능이 아닌 이행 곤란은 채무 불이행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실무적 분석

이 지점에서 A씨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 협상을 통한 조건 변경: 풋옵션 행사 유예, 매수가격 할인, 분할 지급 등을 협의하는 방법입니다. C사 역시 A씨 개인의 파산이나 장기 소송을 원하지 않으므로, 실무적으로 협상의 여지는 존재합니다.
  • 제3자 매수인 주선: A씨가 직접 매수하는 대신,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여 C사의 지분을 인수하도록 하는 세컨더리(Secondary) 거래를 추진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매수가격은 당사자 간 재협상이 가능합니다.

풋옵션 분쟁의 예방과 실무적 조언

이 사례에서 드러난 핵심 문제는 투자 계약 체결 시점에 풋옵션 조항의 구체적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데서 비롯됩니다. 풋옵션 관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 사항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행사 요건의 명확화: 'IPO 미실현'의 판단 기준 시점, 유예 조건(시장 악화 등 외부 요인 포함 여부), 사전 통지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약정해야 합니다.
  • 매수가격 산정 방식의 다양화: 고정 수익률 방식 외에, 공정가치 평가 기반 산정, 상한/하한 가격(Cap/Floor) 설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매수 의무자의 범위와 이행 보장: 대표이사 개인 보증의 범위, 연대보증인 추가 여부, 이행 보증보험 가입 등을 사전에 설계해야 합니다.
  • 분쟁 해결 방식의 사전 합의: 중재 조항, 준거법, 관할법원 등을 명시하여 분쟁 발생 시 절차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 계약서의 풋옵션 조항은 투자 유치 시점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 행사 단계에 이르면 수십억 원 규모의 개인 채무로 귀결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조항입니다. 투자 계약 체결 전, 그리고 풋옵션 행사 통지를 받은 직후 모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조항의 유효성, 행사 요건 충족 여부, 대응 전략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풋옵션 분쟁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투자 유치에 급한 나머지 매수 의무의 범위와 행사 요건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풋옵션 행사 통지를 받은 후에도 협상의 여지는 분명히 존재하므로, 가능한 빨리 투자 계약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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