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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혼·상속 · 국제이혼·국제양육권 2026.04.27 조회 47

한중 국제이혼 재산분할, 한국과 중국 법원 중 어디서 해야 할까

이희태 변호사
법무법인 엘리트로 · 경기도 평택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44세 A씨(한국 국적)는 2015년 중국 상하이에서 38세 B씨(중국 국적)와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혼인 기간 동안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에 시가 12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공동 매수했고, 상하이 푸둥 신구에도 약 8억 원 상당의 주거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슬하에 7세 자녀 한 명이 있었고, A씨는 한국에서 주로 생활했으며 B씨는 상하이에서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2024년 부부 사이에 회복할 수 없는 갈등이 생겼고, A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B씨 역시 상하이 푸둥 인민법원(浦东新区人民法院)에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양국 법원이 동시에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 상황, 이른바 국제재판관할의 충돌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쟁점 1: 한국 법원에 재판관할이 있는가

한중 국제이혼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각국 법원이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관할(국제관할)을 가지는지 여부입니다. 한국의 경우 2022년 개정 시행된 국제사법 제62조가 혼인에 관한 국제재판관할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국제사법 제62조에 따르면, 부부 중 일방의 상거소(생활의 근거지)가 대한민국에 있거나, 부부의 마지막 공동 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었고 일방이 여전히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경우,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됩니다.

A씨의 경우 한국에 주소와 사업장을 두고 계속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서울가정법원의 관할 자체는 비교적 명확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산분할 청구가 이혼 본안과 함께 제기된 경우, 재산분할에 대해서도 본안 법원이 관할을 갖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중국 측 부동산(상하이 소재 약 8억 원 상당)에 대해 한국 법원의 판단이 실효적으로 집행 가능한가 하는 점입니다. 중국은 외국 법원의 이혼 판결 자체는 일정 요건 하에 승인하지만, 외국 법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집행하는 데에는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중 양국 간에 민사판결의 상호 승인·집행에 관한 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큰 장벽입니다.

쟁점 2: 중국 법원이 동시에 관할을 주장하는 경우

중국 민사소송법 및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 의하면, 혼인 당사자 일방이 중국 국적이거나 중국에 주소를 둔 경우 중국 법원이 관할을 가진다고 봅니다. B씨가 중국 국적자이면서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중국 법원 역시 자국 관할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양국 법원이 동시에 사건을 진행하는 국제소송 경합(병행소송, lis pendens) 상태가 발생하면, 실무적으로 다음과 같은 복잡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1
판결 모순 위험 - 한국 법원은 재산의 50:50 균등 분할을 원칙으로 삼는 반면, 중국 혼인법(민법전 혼인편)은 부부 공동재산을 '돌봄(照顾)' 원칙에 따라 자녀 양육자에게 유리하게 분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국에서 서로 다른 비율의 분할 판결이 나올 수 있습니다.
2
집행의 공백 - 한국 판결로 상하이 부동산의 분할을 명하더라도 중국 법원이 이를 승인·집행해 주지 않으면, 판결은 사실상 종이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중국 판결으로 서울 아파트 처분을 명해도 한국 법원의 별도 승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3
소송 비용·기간 이중 부담 - 양국에서 동시에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을 진행하면 비용이 두 배 이상 발생합니다. 한국 이혼소송은 평균 6개월~1년 6개월, 중국 이혼소송은 6개월~1년 정도 소요되는데 병행 시 총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쟁점 3: 준거법 - 어느 나라 법률로 재산을 나눌 것인가

관할이 정해지더라도 곧바로 그 나라 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는 경우에도 국제사법 제63조의2에 따라 재산분할의 준거법(적용 법률)을 별도로 결정해야 합니다.

국제사법은 이혼의 효력에 관한 준거법으로 (1) 부부의 동일 본국법 (2) 부부의 동일 상거소지법 (3)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합니다. A씨(한국)와 B씨(중국)는 국적이 다르므로 동일 본국법이 없고, 상거소도 다르므로 결국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혼인 기간의 주된 공동생활 장소, 재산 형성 경위, 자녀의 거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A씨와 B씨의 경우 혼인 초기 2년은 상하이에서, 이후 약 7년은 A씨가 서울에, B씨가 상하이에 각각 거주하면서 한국과 중국 양쪽에서 재산을 형성했기 때문에, 밀접 관련지 판단 자체가 치열한 공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법 적용 시
  • 재산분할 비율: 기여도에 따라 통상 40~60% 범위
  • 퇴직금, 연금도 분할 대상에 포함
  • 위자료 별도 청구 가능
  • 재산은닉 시 가사소송법상 재산명시 신청 가능
중국법 적용 시
  • 부부 공동재산과 개인재산의 구분이 엄격
  • 혼전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제외
  • 자녀 양육자에게 유리한 분배 경향
  • 과실 있는 배우자(외도 등)에게 손해배상 인정

결국 어느 나라 법이 준거법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A씨와 B씨 각각에게 유불리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것이 한중 국제이혼에서 관할과 준거법 문제가 단순한 절차적 쟁점을 넘어 실질적인 재산 배분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는 이유입니다.

실무적 조언 - 관할 전략은 소 제기 전에 세워야 합니다

A씨 사례와 같은 한중 국제이혼 재산분할 분쟁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소 제기 전 단계에서 관할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1. 재산 소재지별 분리 전략 검토 - 한국 소재 재산은 한국 법원에서, 중국 소재 재산은 중국 법원에서 분할하는 이른바 '분리 관할' 방식이 집행 실효성 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2. 선제적 소 제기의 효과 - 국제소송에서 먼저 소를 제기한 법원이 사건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 법원은 외국에서 이미 동일 사건이 계속 중인 경우에도 반드시 소를 각하하지는 않으나, 실무적으로 소 제기 시점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3. 사전 재산보전 조치 - 한국에서는 가압류, 중국에서는 재산보전(财产保全)을 각각 신청하여 상대방의 재산 처분을 막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분쟁이 장기화되면 부동산 매각이나 예금 인출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4. 협의이혼(조정) 가능성 탐색 - 양국에서 동시에 소송이 진행되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양 당사자가 재산분할 비율에 합의하고 각국에서 별도로 이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5. 양국 법률 전문가의 협업 - 한국 국제가사 전문 변호사와 중국 혼인법 전문 율사(律师)가 공동으로 사건을 분석해야 관할·준거법·집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 국가의 법률만으로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없습니다.

한중 국제이혼은 국적, 거주지, 재산 소재지, 자녀의 생활 근거지가 모두 다른 복잡한 구조를 가집니다. 관할 선택 하나가 수억 원의 재산분할 결과를 바꿀 수 있으므로, 이혼 의사를 결정한 시점에서 가능한 한 빨리 전략적 법률 검토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희태
이희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엘리트로 · 경기도 평택시
한중 국제이혼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관할과 준거법 결정이 재산분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 이혼 사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 소재 부동산이 포함된 경우 한국 판결만으로는 집행이 어려우므로, 소 제기 전 양국의 법률 전문가와 함께 관할 전략을 반드시 수립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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