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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기업·사업 ·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2026.04.30 조회 41

투자 계약 해지 후 주식 회수, 실제 분쟁 사례로 알아보는 핵심 쟁점

한정윤 변호사

얼마 전, 한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지 2년 만에 투자자 측에서 투자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보유 주식의 회수를 요구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는 회사 경영에 전념하느라 계약서의 해지 조항을 꼼꼼히 살펴본 적이 없었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례를 바탕으로, 투자 계약 해지 후 주식 회수를 둘러싼 핵심 법적 쟁점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 IT 스타트업 C사와 투자사 D의 분쟁

서울 강남에서 AI 기반 물류 플랫폼을 운영하는 C사(대표 A씨, 38세)는 2022년 벤처캐피털 D사로부터 15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D사는 대가로 C사의 보통주 12%를 취득했고, 투자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주요 계약 조항 요약

- 경영성과 미달 시 투자자의 계약 해지권 (매출 목표 연 30억 미달 시)

- 해지 시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또는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 행사 가능

- 위반 시 투자원금 + 연 8% 이자 상당의 손해배상 의무

2024년, C사의 연 매출이 22억 원에 그치자 D사는 경영성과 미달을 이유로 투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보유 주식을 투자원금 15억 원에 A씨에게 되팔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C사의 기업가치는 투자 시점보다 30% 이상 하락한 상태였고, A씨 개인이 15억 원을 마련할 여력도 없었습니다.

쟁점 1 - 투자 계약 해지 사유는 정당한가

투자 계약의 해지 조항이 발동되려면, 계약서에 명시된 해지 사유가 실제로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은 "매출 목표 미달"이 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실무에서는 투자 계약서상 해지 사유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1) 귀책사유형 해지 - 대표의 횡령, 배임, 허위 진술 등 명백한 계약 위반

2) 성과조건형 해지 - 매출, 영업이익 등 사전 합의된 KPI 미달

C사의 경우 성과조건형 해지에 해당했는데, 문제는 매출 목표 30억 원이 설정된 경위였습니다. A씨는 투자 유치 당시 D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서 양식에 맞추어 낙관적 수치를 기재했고, 해당 수치가 그대로 계약서에 반영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D사는 "계약서에 서명한 이상 합의된 목표"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러한 분쟁에서 법원은 일반적으로 계약 자유의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목표 수치의 설정 과정, 달성 가능성에 대한 양 당사자의 인식, 그리고 미달의 귀책 사유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투자자가 경영에 관여하면서 목표 달성을 방해한 사정이 있다면 해지권 행사가 신의성실 원칙(민법 제2조)에 반할 수 있습니다.

쟁점 2 - 주식 회수(Put Option)의 법적 효력과 한계

D사가 행사하려 한 것은 이른바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으로,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발행회사 또는 대표이사에게 일정 가격에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법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발행회사(C사)에 대한 Put Option 행사 시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에 해당하므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허용됩니다(상법 제341조). C사처럼 누적 적자 상태인 기업은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회사가 직접 주식을 매수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A씨) 개인에 대한 Put Option 행사 시

이 경우 A씨 개인의 매수 의무가 되므로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 제한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매수가격이 투자원금 + 이자로 고정되어 있어 사실상 원금보장 약정의 성격을 갖는데, 이에 대해 대법원은 그 자체로 무효라고 보지는 않으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공서양속 위반(민법 제103조) 여부를 판단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C사 사건에서 A씨 측은 "연 8% 이자 포함 원금보장 조항은 투자의 본질에 반하는 사실상의 대출이므로 무효"라고 다투었고, D사 측은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유효하며, 성과 미달이라는 조건 충족 시에만 발동하는 조건부 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최근 법원은 Put Option 자체의 효력은 인정하면서도, 그 행사 가격이 지나치게 투자자에게 유리하거나 대표이사 개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경우 감액 또는 일부 무효를 선언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쟁점 3 - 주식 회수 절차와 실행상의 난관

설령 D사의 해지권 행사와 Put Option이 모두 유효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실제로 주식을 회수하고 대금을 수령하기까지는 여러 실무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첫째, 비상장주식의 가치 평가 문제입니다. 투자 계약서에 매수가격이 "투자원금 + 이자"로 명시되어 있더라도, A씨가 이를 다투며 소송으로 가면 법원은 감정평가를 통해 적정 주식가치를 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감정결과에 따라 매수가격이 계약서 금액보다 상당폭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둘째, 대표이사 개인의 지급 능력 문제입니다. A씨처럼 개인 자산이 부족한 경우, 판결이 나오더라도 강제집행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투자자가 Put Option 행사 전에 대표이사의 자산 상태를 사전 조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주주간계약(SHA)과 정관의 정합성 문제입니다. Put Option에 의한 주식 이전이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 규정과 충돌하거나, 다른 주주의 우선매수권 조항과 배치되는 경우 추가적인 법적 분쟁이 발생합니다.

C사 사건의 결말

A씨는 법률 자문을 받아 D사와 협상에 나섰고, 최종적으로 D사의 보유 주식 12% 중 7%를 투자원금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약 10.5억 원)에 매수하되, 잔여 5%는 D사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동의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A씨는 기존 투자자 2곳에서 브릿지 자금을 조달하여 매수 대금을 마련했습니다.


투자 계약 해지와 주식 회수에 대비하기 위한 실무적 조언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투자 계약 체결 시 해지 조항과 Put Option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성과 목표의 현실성, 매수가격 산정 방식, 행사 기간 등을 변호사와 함께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 유치에 급급하여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면 나중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2. 해지 통보를 받았다면 즉시 계약서상 해지 사유 충족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해지 사유가 모호하거나 충족되지 않았다면 부당 해지로 다툴 수 있고, 오히려 투자자의 계약 위반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3. 소송 전 협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C사 사례처럼 투자자 측도 비상장주식 소송의 장기화와 집행 불확실성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절한 법률 자문을 바탕으로 양측 모두에게 합리적인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제시하면, 소송 없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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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윤 변호사의 코멘트
투자 계약 해지 분쟁은 계약서 문언뿐 아니라 투자 유치 과정의 협상 경위와 경영 참여 정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해지 통보를 받고도 수주간 대응하지 않다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보를 받은 즉시 계약서 분석과 대응 전략 수립에 착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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