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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형사범죄 ·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2026.04.30 조회 469

진정과 고소, 뭐가 다를까? 실무에서 확인한 핵심 차이점

오화석 변호사
법무법인 로윈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은데, 진정을 넣어야 하나요, 고소를 해야 하나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직장 내에서 지속적인 폭언과 협박을 당한 40대 직장인 C씨가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C씨는 "가해자를 처벌해 달라"는 취지로 서면을 작성해 제출했는데, 한참 뒤 경찰로부터 "진정 사건으로 접수되어 내사 종결 처리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C씨는 당연히 고소가 된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진정으로 처리된 것입니다.

이처럼 진정과 고소는 일상 용어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 효과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자의 형사처벌을 원한다면 반드시 '고소'로 접수해야 합니다.

진정과 고소, 법률상 정의부터 다릅니다

고소는 범죄의 피해자 또는 법률이 정한 고소권자가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신고하면서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형사소송법 제223조).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반드시 수사에 착수해야 하고, 수사 결과를 고소인에게 통지할 의무가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58조 제1항).

반면 진정은 법률에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는, 사실상의 민원 형태입니다. "이런 피해를 당했으니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는 것으로, 수사기관은 이를 내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수사를 개시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고소

처벌 의사 명시적 포함

수사 개시 의무 있음

결과 통지 의무 있음

불기소 시 항고 가능

진정

처벌 의사 불분명 또는 미포함

수사 개시 의무 없음

결과 통지 의무 약함

내사 종결 시 불복 곤란

실무에서 진정으로 처리되는 대표적 상황

수사 현장에서 보면, 진정으로 처리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서면의 문구에 있습니다. 제출 서면에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빠져 있거나, "알아봐 주세요", "확인해 주세요"와 같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면 경찰이 이를 진정(민원)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경찰서 민원실에서 구두로 피해 사실만 이야기한 뒤, 별도의 고소장을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도 진정으로 접수될 수 있습니다. 수사관이 "일단 접수해 두겠습니다"라고 했더라도, 고소 접수와 진정 접수는 내부적으로 전혀 다른 절차입니다.

고소장에 반드시 포함할 핵심 문구

"위 피고소인을 (죄명)으로 고소하오니 처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한 문장의 유무가 고소와 진정을 가릅니다.

진정이 아닌 고소로 접수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

고소장을 제출한 뒤에는 반드시 사건번호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소 사건은 접수 즉시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담당 수사관이 배정됩니다. 접수 후 1~2주 내에 경찰서에 전화하여 "고소 사건으로 접수되었는지, 사건번호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만약 "내사 사건으로 접수되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면, 고소로 접수된 것이 아닙니다. 이 경우 즉시 고소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고소장을 다시 제출하거나 보정해야 합니다.

친고죄에서 진정과 고소 구별이 더 중요한 이유

모욕죄(형법 제311조)나 비밀침해죄(형법 제316조)처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 즉 친고죄의 경우에는 진정과 고소의 구별이 결정적입니다. 친고죄는 유효한 고소가 없으면 검찰이 기소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로 진정만 넣었다가 고소 기간(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이 지나면, 사실상 가해자를 처벌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실무에서 이런 사례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정리하면, 진정은 "피해를 알리는 민원"이고 고소는 "처벌을 요구하는 법적 의사표시"입니다. 가해자의 형사처벌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고소장 형식을 갖추어 처벌 의사를 명확히 기재하고, 접수 후 사건번호를 확인하는 과정까지 꼭 거치시기 바랍니다.

오화석
오화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로윈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실제 상담 현장에서 보면, 고소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진정으로 처리되어 내사 종결된 사례가 매우 흔합니다. 특히 친고죄의 경우 고소 기간이 도과하면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므로, 서면 접수 단계에서부터 처벌 의사를 명확히 하고 사건번호를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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