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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부동산 ·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2026.05.28 조회 87

동거인도 명도 대상에 포함되나요? 소송 전 필수 체크리스트

오화석 변호사
법무법인 로윈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얼마 전 임대인 한 분이 상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인천에서 작은 다세대주택을 한 채 가지고 계신 50대 여성이었는데, 2년 전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임대를 놓은 세입자가 9개월째 월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명도소송을 준비하시던 중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셨는데, 그 집에는 계약서에 이름이 적힌 임차인 외에도 동거인 두 명이 더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계약은 한 사람과 했는데, 같이 사는 사람들까지 다 내보낼 수 있는 건가요? 판결문에 이름이 없는 사람이 안 나가겠다고 버티면 어떻게 되죠?"

실제로 명도소송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함정이 바로 이 동거인 처리 문제입니다. 임차인만 피고로 지정해 판결을 받아도, 막상 강제집행을 가보면 계약서에 없는 사람이 점유를 주장하며 집행이 좌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명도소송을 제기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체크리스트를 정리해드립니다.

명도소송 전 동거인 관련 필수 확인사항

01 현재 거주 중인 사람 전원의 신원을 파악했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부동산에 실제로 누가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약서상 임차인 외에 배우자, 자녀, 부모, 친척, 동거인, 전대인까지 모든 점유자를 파악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주민등록 전입세대 열람 신청을 통해 등본상 거주 인원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임대인이라면 임대차계약서를 소명자료로 제출해 동사무소에서 전입세대 열람이 가능합니다.

02 동거인의 점유가 '독립적'인지 '종속적'인지 구분했는가

이 구분이 명도소송 전략의 핵심을 결정합니다. 임차인의 가족이나 가사 사용인처럼 임차인의 점유에 부수해서 거주하는 사람은 '점유보조자'로 분류되어, 임차인에 대한 판결만으로도 함께 퇴거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임차인 몰래 전대를 받았거나, 임차인이 이미 이사를 나간 뒤에 들어와 독립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별도의 점유자로 취급됩니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을 피고에 추가하지 않으면 판결을 받아도 집행이 불가능합니다.

03 전대차나 무단 점유 정황이 있는지 확인했는가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다시 빌려준 무단전대의 경우, 전차인은 임대인에게 점유를 주장할 권원이 없습니다. 다만 소송에서는 전차인을 공동피고로 지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가 다뤄본 사건 중에는, 임차인이 가게를 인수받겠다는 사람에게 권리금을 받고 사실상 양도해버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임대인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임차인만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가 강제집행 단계에서 "나는 임차인이 아니다"라며 새 점유자가 버티는 바람에 소송을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04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먼저 신청했는가

명도소송은 통상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소요됩니다. 그 사이 점유자가 바뀌면 어렵게 받은 판결문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래서 본안소송 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 직전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반드시 신청해야 합니다.

가처분 결정 후 집행관이 현장에 가서 표지를 부착하면, 그 시점의 점유자가 고정됩니다. 이후 새로 들어온 사람은 "승계인"으로 취급되어 별도 소송 없이 집행이 가능합니다. 가처분 신청 시 현장에서 발견되는 모든 동거인을 채무자로 추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05 소장 피고란에 점유자 전원을 기재했는가

소장 작성 시 임차인 외에 독립 점유 가능성이 있는 동거인을 모두 공동피고로 기재해야 합니다. 이름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성명불상자"로 기재해 소송을 진행한 뒤, 송달 과정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피고로 지정되지 않은 사람은 판결문에 이름이 등재되지 않고, 그 결과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거부하게 됩니다. 결국 그 점유자만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06 부당이득반환 청구 범위를 산정했는가

명도소송에서는 단순히 "나가달라"는 청구만 하지 않습니다. 계약 종료 후 점유 기간에 대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도 함께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청구금액은 계약상 월세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명도 완료일까지 매월 가산됩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에서 연체 차임과 부당이득금을 공제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보증금이 충분히 남아 있다면 별도 회수 절차 없이 정산이 가능하지만, 보증금이 소진된 상태라면 점유자 명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도 고려해야 합니다.

07 합의 명도 가능성을 마지막으로 타진했는가

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큽니다. 1심 판결까지 평균 6~10개월, 강제집행 비용까지 더하면 수백만원이 소요됩니다. 소송 제기 직전이라도 이사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통상 100~300만원)을 지원하고 자진 퇴거를 받아내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합의 시에는 반드시 제소전화해 또는 공증을 활용해 합의 불이행 시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강제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나 단순 각서만으로는 약속 불이행 시 다시 소송을 거쳐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

임대인 분들이 가장 자주 실수하시는 지점은, "계약서에 이름 적힌 사람만 상대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명도집행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계약 관계가 아니라 점유 사실입니다. 누가 그 공간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임차인의 성인 자녀가 독립적으로 방 하나를 사용하고 있거나, 임차인이 사실상 이주한 뒤 친척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 또는 동거인이 일부 공간을 영업장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에서는 점유보조자가 아닌 독립 점유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미리 가려내지 못하면, 어렵게 받은 판결문이 한 장의 종이가 되어버립니다.

위 체크리스트는 명도소송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임대인이라면 미리 점검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월세가 2~3개월 밀리기 시작하는 시점부터는 현장 방문과 전입세대 확인을 통해 실제 거주 인원을 파악해 두시는 것이 향후 분쟁에서 결정적 차이를 만듭니다.

오화석
오화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로윈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명도소송 실무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패 사례가 동거인을 빠뜨린 채 임차인만 피고로 지정해 집행이 막히는 경우입니다. 소장 제출 전 반드시 전입세대 열람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병행하시길 권합니다. 점유 구조가 복잡하다면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와 상의하시는 편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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