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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국제이혼·국제양육권
가족·이혼·상속 · 국제이혼·국제양육권 2026.05.01 조회 11

국제이혼 역외 신탁재산 추적, 재산분할 전 반드시 확인할 8가지

손명숙 변호사
변호사 손명숙 법률사무소 · 경상남도 창원시

국제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배우자가 역외 신탁(Offshore Trust)에 재산을 은닉해 두었다면, 통상적인 국내 재산조회만으로는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역외 신탁재산 추적과 관련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8가지 핵심 항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역외 신탁은 자산보호를 목적으로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저지(Jersey) 등 조세 우호 관할에 설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탁자(Settlor)가 수탁자(Trustee)에게 법적 소유권을 이전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배우자의 재산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역외 신탁재산 추적 전 반드시 확인할 8가지

1신탁 설정 시점과 혼인 시기의 관계

신탁이 혼인 기간 중에 설정되었는지, 혼인 전에 이미 존재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혼인 기간 중 설정된 신탁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이혼 분쟁이 예상되는 시점에 급히 설정된 경우라면 재산 은닉 의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혼인신고일, 신탁 설정 증서(Trust Deed)의 날짜를 반드시 대조해 두어야 합니다.

2신탁의 유형과 배우자의 실질적 지배력

역외 신탁에는 취소 가능 신탁(Revocable Trust)과 취소 불가 신탁(Irrevocable Trust), 재량 신탁(Discretionary Trust) 등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핵심은 배우자가 신탁 재산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수익자 변경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면, 법원은 해당 재산을 배우자의 실질적 재산으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3국제재판관할권과 준거법 결정

국제이혼에서 재산분할을 청구하려면, 먼저 어느 나라 법원에 관할권이 있는지, 그리고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를 확정해야 합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39조에 따르면 이혼의 준거법이 재산분할에도 적용되지만, 신탁 자체의 유효성은 신탁 설정지 법률에 따라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할 선택에 따라 재산분할 비율과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장 유리한 관할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해외 금융정보 교환 제도 활용 가능성

역외 신탁재산을 추적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을 미리 파악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공통보고기준(CRS, Common Reporting Standard)에 따른 금융정보 자동교환 협정이 있습니다. 한국은 약 110여 개국과 CRS 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국세청을 통해 배우자의 해외 금융계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로가 열려 있습니다. 다만, 신탁 구조에 따라 보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5수탁자 소재지와 사법 공조 가능 여부

수탁자(Trustee)가 소재한 국가와 한국 사이에 사법 공조 조약 또는 상호 법률 지원 협정이 체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법 공조가 가능한 관할이라면 문서 제출 명령(Discovery Order)이나 증인 심문 촉탁을 통해 신탁 관련 서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BVI나 파나마처럼 비밀유지가 강한 관할에서는 별도의 현지 소송이 필요할 수 있어, 추적 비용과 기간이 크게 늘어납니다.

6신탁 재산의 자금 출처 추적 (자금 흐름 분석)

신탁에 이전된 재산이 부부 공동재산(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서 유래한 것인지, 아니면 배우자의 특유재산(상속, 증여 등)에서 나온 것인지를 규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배우자의 국내외 은행 계좌 거래 내역, 부동산 매매 기록, 주식 매도 대금의 이동 경로 등을 역추적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실무에서는 공인회계사나 포렌식 회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금 흐름도(Money Flow Chart)를 작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7재산 보전 조치의 시급성과 방법

역외 신탁재산이 확인되었다면, 재산분할 청구 전에 보전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합니다. 한국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신탁 재산이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해당 관할 법원에 동결 명령(Freezing Order, 마레바 인정션(Mareva Injunction))을 별도로 신청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영미법계 관할에서는 이러한 동결 명령이 비교적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수탁자가 제3자에게 재산을 이전할 위험이 있으므로, 보전 조치는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사항입니다.

8세무 리스크와 신고 의무 확인

역외 신탁재산이 재산분할을 통해 귀속될 경우, 증여세, 상속세, 해외금융계좌 신고(FBAR) 등 세무 이슈가 뒤따릅니다. 한국 거주자가 해외 금융계좌에 연간 합산 5억 원 이상을 보유하면 매년 6월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며(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미신고 시 과태료(최대 20%)와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재산분할로 받는 금액 자체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신탁 해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 문제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흔히 간과하는 핵심 포인트 정리

첫째, 역외 신탁재산 추적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이혼 의사가 표면화되기 전 단계에서 재산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장 유리합니다.

둘째, 단일 국가의 법률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탁 설정지, 수탁자 소재지, 재판 관할지 각각의 법률을 파악해야 하므로, 해당 국가 현지 로펌과의 협업이 사실상 필수적입니다.

셋째, 추적 비용을 과소평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포렌식 회계 비용, 현지 소송 비용, 사법 공조 절차 비용 등을 합산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소요될 수 있으며, 이를 재산분할 기대 이익과 비교하여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역외 신탁을 활용한 재산 은닉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지만, 국제 공조 체계와 정보 교환 제도도 함께 강화되고 있습니다. 위 8가지 항목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관할별 전략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 성공적인 재산분할의 출발점입니다.

손명숙
손명숙 변호사의 코멘트
변호사 손명숙 법률사무소 · 경상남도 창원시
국제이혼 재산분할에서 역외 신탁이 관련된 사건은 초기 전략 수립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재산 추적 타이밍을 놓쳐 신탁 재산이 제3자에게 이전된 후 소송을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배우자의 해외 자산 구조가 의심된다면 이혼 의사를 밝히기 전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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