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와 이혼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제결혼 건수가 연간 2만 건을 넘었던 시기의 부부들이 이제 이혼 단계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국제이혼 조정 관련 문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한쪽 당사자가 외국에 체류 중인 경우, 직접 법원에 출석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제기되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다행히 대한민국 가정법원은 2020년 전후로 화상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고, 국제이혼 조정 사건에서도 온라인 화상 출석이 실무적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제도가 어떤 법적 근거 위에서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사소송법 제7조와 민사소송법 제327조의2는 법원이 당사자의 출석을 영상(화상) 장치를 통해 갈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개정된 가사소송규칙에서도 조정기일에 화상 방식의 참여가 가능함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법적 근거에 관한 논란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화상 출석이 '자동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법원에 화상 출석 허가 신청을 하고, 재판부가 이를 허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해외 거주 사실을 소명하는 자료(체류 비자 사본, 항공권 예약 불가 사유 등)를 함께 제출하면 허가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허용되는 경우
- 이혼 조정 기일 (조정위원회 또는 조정담당판사 앞 조정)
- 양육권, 재산분할 등 쟁점 협의를 위한 조정 기일
- 사실 확인을 위한 심문 기일 (재판부 재량)
제한되는 경우
- 판결 선고기일 (원칙적으로 직접 출석 또는 서면 수령)
- 증인 신문은 화상이 가능하나, 재판부가 대면을 요구할 수 있음
국제이혼 조정 사건에서 화상 출석을 진행하기 위한 실무 흐름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시차입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조정 기일이 잡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 거주하는 당사자는 현지 시간으로 새벽이나 심야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경우 기일 변경 신청을 통해 오전 일찍 또는 오후 늦은 시간대로 조율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에서 수용해 주는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시차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사전에 의사를 전달하시길 권합니다.
통역 역시 중요한 사안입니다. 외국 국적 배우자가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경우, 법원에서 지정한 통역인이 화상 시스템에 함께 접속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다만, 법원 통역인의 배정 가능 언어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등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고, 그 밖의 언어는 당사자 측에서 통역인을 직접 수배해야 할 수 있습니다. 통역 비용은 법원이 부담하는 경우와 당사자 부담인 경우가 혼재하므로,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화상 조정에서 양 당사자가 합의에 이르면, 조정 조서(조정이 성립했음을 기재한 법원 문서)가 작성됩니다. 이때 해외 거주 당사자의 서명 문제가 남게 되는데, 실무적으로는 두 가지 방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방법 1. 조정 기일에 화상으로 구두 동의를 확인한 뒤, 조정 조서를 국제 우편 또는 외교 경로를 통해 송달하고, 별도의 서명은 생략하는 방식 (조서 자체가 확정력을 가지므로 가능)
방법 2. 대리인(한국 소재 변호사)에게 서명 권한을 위임해 두고, 대리인이 조정 조서에 서명하는 방식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는 재판부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며, 대리인 선임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큰 어려움 없이 처리됩니다.
대법원은 2023년부터 가사 사건 전반에 걸쳐 영상 재판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고, 국제 가사 사건에서의 화상 참여 가이드라인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조정뿐 아니라 변론기일에서도 화상 출석이 더 폭넓게 인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화상 출석은 '권리'가 아니라 '법원의 허가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허가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사유 소명을 충실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둘째, 화상 조정에서 합의가 불성립되면 소송으로 이행되는데, 소송 단계에서는 화상 출석 허가가 조정 단계보다 엄격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국제이혼의 경우 준거법(어느 나라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므로, 절차적 편의 못지않게 실체적 법률관계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해외에 계시면서 한국 법원의 이혼 조정 절차를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 화상 출석 제도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해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절차가 정형화된 국내 소송과는 달리 사전 준비와 법원과의 소통이 더 많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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