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상속재산분할 조정을 진행하면서 부동산에 대해서만 먼저 합의했습니다. 이 부분 합의만으로도 법적 효력이 인정되나요?"
오늘은 상속재산분할 조정 절차 도중 일부 재산에 대해서만 먼저 합의가 이루어졌을 때, 그 효력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상속 분쟁이 복잡해질수록 전체 합의가 한 번에 이루어지기 어렵고, 특정 재산부터 순차적으로 합의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매우 빈번합니다.
상속재산분할 조정은 가정법원에서 조정위원회 주재 하에 상속인들이 분할 방법을 협의하는 절차입니다. 민법 제1013조에 따른 상속재산분할 협의의 일종으로,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가사소송법 제59조 제1항)을 갖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질문은, 전체 상속재산이 아닌 일부 재산에 대해서만 이루어진 합의가 독립적으로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부 합의도 유효합니다. 상속재산분할은 반드시 전체 재산을 한꺼번에 분할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공동상속인 전원이 동의하면 일부 재산에 대한 분할 합의도 독립적인 효력을 가집니다.
다만, 이는 모든 공동상속인이 해당 일부 합의에 참여하고 동의했을 때에 한합니다. 일부 상속인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합의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실무에서 일부 합의의 효력은 그것이 어떤 형태로 기록되었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이 부분을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 조정조서에 기재된 경우
조정 절차 중 일부 재산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를 조정조서(일부 조정)에 기재하면 해당 부분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 부동산이라면 이 조서를 첨부하여 바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가능하고, 금전 지급 합의라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집행까지 할 수 있습니다.
2. 조정조서에 기재되지 않고 당사자 간 구두 또는 서면 합의만 한 경우
조정 기일에서 논의 과정 중 "이 부분은 이렇게 하자"고 당사자들끼리 합의했으나, 이를 정식으로 조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아닌, 일반적인 상속재산분할 협의(민법 제1013조 제1항)의 성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무 팁: 일부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반드시 해당 내용을 조정조서에 기재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만으로는 나중에 상대방이 번복할 경우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제한됩니다.
일부 재산에 대해 조정이 성립하면, 나머지 재산에 대한 조정 절차는 계속 진행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일부 합의 시 전체 상속재산의 범위와 각 상속인의 구체적 상속분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합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특정 상속인에게 귀속시키는 합의를 했는데, 나중에 전체 상속재산을 확정해 보니 해당 상속인의 구체적 상속분을 초과하는 경우, 나머지 재산 분할에서 이를 조정(정산)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상속재산분할 조정 중 일부 합의를 진행할 때, 다음 사항을 반드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1.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 확인
한 명이라도 빠지면 해당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속분을 양수한 제3자가 있는 경우에도 그를 포함해야 합니다.
2. 합의 대상 재산의 가액 평가
일부 합의는 전체 분할의 일부이므로, 합의 대상 재산의 시가를 정확히 평가한 후 진행해야 나중에 나머지 분할 시 분쟁이 줄어듭니다. 감정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합의는 추후 다툼의 소지가 큽니다.
3. 기여분 및 특별수익 고려
특정 상속인의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이나 특별수익(민법 제1008조)이 쟁점이 되는 사안에서는, 일부 합의 시 이 부분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명확히 기재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머지 재산 분할 단계에서 동일한 쟁점이 다시 제기될 수 있습니다.
4. 조서 기재 요청
앞서 설명한 대로, 합의 내용을 반드시 조정조서에 기재하여 집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합의는 상대방의 번복 위험이 있고, 이를 다투려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정리하면, 상속재산분할 조정 중 일부 합의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동의하고 조정조서에 기재된 이상 유효하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 다만 전체 상속재산의 구조와 각 상속인의 상속분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나머지 분할 과정에서의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일부 합의를 서두르기보다는, 전체 재산 목록과 가액 평가를 먼저 확정한 후 단계적으로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한 접근 방법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