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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사실혼·입양·후견
가족·이혼·상속 · 사실혼·입양·후견 2026.03.24 조회 6

사실혼 해소 시 재산분할, 법적으로 가능한가? 실제 사례로 분석

이효숙 변호사
보훈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사실혼 관계에서도 재산분할 청구는 가능합니다. 법률혼(혼인신고를 마친 부부)과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민법 제839조의2를 유추 적용하여 재산분할을 인정한 판례가 이미 확립되어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사실혼의 성립 자체를 입증하지 못해 청구가 기각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핵심 쟁점을 짚어 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A씨와 B씨의 12년 동거생활

사례 시나리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여, 48세, 학원 강사)와 B씨(남, 52세, 건축설계 사무소 운영)는 2012년부터 혼인신고 없이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양가 부모에게 인사를 마쳤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부부로 소개했으며, 2014년에는 공동명의로 마포구 소재 아파트(매매가 약 6억 원)를 구입했습니다.

A씨는 월급 대부분을 생활비와 대출 이자 상환에 사용했고, B씨는 사무소 수입으로 사업 확장 자금과 아파트 잔금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 초, B씨가 일방적으로 관계 해소를 통보하면서 "아파트는 내가 더 많이 냈으니 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씨 명의 지분은 아파트의 30%, B씨 명의 지분은 70%입니다.

A씨는 12년간 가사노동과 생활비 기여를 근거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려 합니다.

쟁점 1 - 사실혼 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되는가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혼이란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관계를 뜻합니다. 대법원은 사실혼의 성립 요건으로 다음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1
주관적 요건 : 혼인 의사의 합치당사자 쌍방이 부부로서 공동생활을 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동거나 연인 관계로는 부족합니다.
2
객관적 요건 : 사회적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주거를 함께 하고, 경제적으로 협력하며, 주변에 부부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A씨와 B씨의 경우, 양가 상견례를 마쳤고, 주변에 부부로 소개했으며, 12년간 동일 주소에서 생활하고 공동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했습니다. 이 정도의 사정이라면 사실혼 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 포인트

사실혼 입증에 자주 활용되는 증거로는 주민등록등본상 동일 세대 기재,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경조사 초대장, 공동 계좌 내역, 지인 진술서 등이 있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쟁점 2 - 사실혼에도 재산분할 청구권이 인정되는가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 청구권)는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언만 보면 법률혼에만 적용되는 것처럼 읽힙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실혼에도 이 조항을 유추 적용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법률혼과 사실혼의 재산분할 비교

- 법률혼: 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심판 청구 가능

- 사실혼: 가정법원에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심판 청구 가능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나류 사건)

- 상속권: 법률혼 배우자에게만 인정.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 없음

- 청구 기한: 사실혼 해소를 안 날부터 2년 이내에 청구해야 함

A씨의 경우, B씨가 2024년 초에 관계 해소를 통보했으므로 2026년 초까지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 기간을 도과하면 권리가 소멸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쟁점 3 - A씨는 얼마나 분할받을 수 있는가

재산분할의 비율은 혼인(또는 사실혼) 기간 중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 즉 기여도를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법원이 고려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직접적 경제 기여각자가 대출 상환, 잔금 납부 등에 실제로 투입한 금액입니다. B씨가 사무소 수입으로 아파트 잔금 대부분을 마련한 것은 B씨의 직접 기여로 평가됩니다.
2
간접적 기여 (가사노동, 생활비 부담)A씨가 월급 대부분을 생활비에 사용한 점, 가사를 분담한 점은 B씨가 사업에 집중하여 수입을 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대법원은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합니다.
3
동거 기간, 연령, 재산 및 소득 상황12년이라는 상당히 긴 동거 기간은 A씨에게 유리한 요소입니다. 법원은 장기 사실혼일수록 기여도를 넉넉하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예측하면, A씨가 등기상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생활비와 가사에 상당한 기여를 한 점을 감안할 때, 법원이 전체 재산의 35~45% 수준의 분할을 인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구체적 증거와 소명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의사항 - B씨의 일방적 해소에 따른 위자료

사실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쪽에 대해서는 재산분할과 별도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합니다. B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파기했다면, A씨는 위자료까지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사실혼 부당 파기 위자료는 수백만 원에서 2,000만~3,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적 조언 - 사실혼 재산분할을 준비한다면

핵심을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사실혼 성립을 입증할 증거부터 확보하십시오.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 기록, 공동 계좌 거래내역, 함께 찍은 경조사 사진, 지인 진술서 등을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단순 동거였다"고 부인하면 사실혼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재산분할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둘째, 재산 형성 기여도를 증명할 금융 자료를 정리하십시오. 급여 이체 내역, 대출 상환 기록, 생활비 지출 내역, 카드 사용 기록 등 숫자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결정적입니다. "같이 열심히 살았다"는 추상적 주장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사실혼 해소를 안 날로부터 2년의 제척기간을 반드시 지키십시오. 이 기간이 지나면 아무리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재산분할 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관계가 정리되는 시점에 빠르게 법적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별개의 청구입니다. 사실혼 부당 파기에 해당한다면 두 가지를 함께 청구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만 청구하고 나머지를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발생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효숙
이효숙 변호사의 코멘트
보훈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실제로 사실혼 재산분할 사건을 다루다 보면, 관계 성립 자체를 증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일수록 객관적 증거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2년의 청구 기한도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니,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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