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오늘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된 이후, 사용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자에게 대기발령을 명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이지만, 요건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처분이 이루어져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첫째,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대기발령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둘째,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4항은 조사 기간 동안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에 대한 근무장소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어,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대기발령은 정당한 인사조치로 인정됩니다.
셋째,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대기발령은 부당한 인사처분에 해당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대상이 됩니다.
대기발령은 근로계약을 유지한 채 일시적으로 직무에서 배제하는 인사조치입니다. 징계가 아닌 인사권의 행사이지만,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처분이므로 업무상 필요성과 비례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려면, 업무상 필요성과 그로 인한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해 왔습니다.
① 신고의 구체성과 객관성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일시·장소·행위 태양이 어느 정도 특정된 신고여야 합니다.
②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와 가해자가 동일 부서에 있어 분리 필요성이 인정되거나, 2차 가해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③ 조치의 최소성과 비례성
부서 이동 등 덜 침익적 수단으로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대기발령이 허용됩니다.
④ 기간의 한정성
조사 종료 시까지로 기간이 명확히 한정되어야 하며, 통상 1~2개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기발령 기간 중 임금 지급 여부는 대기발령의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46조).
다만 괴롭힘 조사를 위한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법적 의무 이행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실무에서는 정상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임금을 감액하거나 무급으로 처리하면 부당한 처분으로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비례성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첫째, 대기발령 처분 통지서를 반드시 서면으로 수령하고 사유와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처분에 대해 이의가 있다면 인사위원회 재심 또는 노동위원회 부당전직 구제신청(처분일로부터 3개월 이내)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셋째,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은 향후 징계 절차와 직결되므로, 감정적 대응을 피하고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본인에게 유리한 메신저 기록, CCTV, 동료 진술 등은 조사 초기에 보존 요청을 해두어야 합니다.
괴롭힘 가해자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법적 의무와 가해자의 인사상 권리가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신고의 구체성, 피해자 보호 필요성, 최소침해성, 기간의 한정성이라는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요건이 결여된 처분은 부당한 인사조치로 다툴 수 있으며, 반대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절차적 요건을 빠뜨리면 도리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