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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노동 ·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2026.05.22 조회 110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가해자와 분리 위해 전보 요청할 수 있나요?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Q. 직장 내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매일 같은 사무실에서 가해자와 마주치는 것이 너무 힘든데, 회사에 부서 이동(전보)을 요청할 수 있나요? 만약 회사가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성희롱 피해를 입은 뒤에도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매일 출근길이 두렵고, 회사 안에서 마주치는 순간마다 그 일이 다시 떠오르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는 사업주에게 근무장소 변경, 즉 전보를 요청할 권리가 있으며, 사업주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전보 요청 절차를 차분하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 법은 피해자의 분리 요청을 분명히 보장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가 취해야 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해야 하고, 조사 기간 동안에도 피해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부여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 성희롱이 확인되었다면, 사업주는 피해자가 요청하는 경우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즉 전보 요청은 피해자가 회사에 부탁하는 호의가 아니라, 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라는 점을 먼저 마음에 새겨두시면 좋겠습니다.

2. 그런데 왜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옮겨가야 하나요?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서 억울함을 느끼십니다. 잘못은 가해자가 했는데, 왜 피해자가 익숙한 자리를 떠나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정당한 문제 제기입니다.

법의 취지를 보면, 분리 조치는 피해자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다른 부서로 보내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불이익한 처우(법 제14조 제6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에 요청하실 때는 다음 두 가지 중 본인이 원하는 방향을 분명히 밝히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는 분리 방식

  • 가해자 전보 요청: 피해자는 기존 자리를 유지하고, 가해자를 다른 부서·층·사업장으로 이동시키는 방식
  • 피해자 본인 전보 요청: 피해자가 원하는 부서·지점으로 본인이 이동하는 방식 (단, 임금·직급·통근거리 등에서 불이익이 없어야 함)

실무에서 보면 가해자가 상급자이거나 핵심 인력일수록 회사는 "피해자가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본인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지 못하면 원치 않는 부서로 밀려나는 일이 생기니, 처음 요청할 때부터 어떤 방식을 원하는지 서면으로 남겨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3. 회사가 전보 요청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회사가 "인사상 곤란하다", "빈자리가 없다", "좀 더 지켜보자"는 식으로 시간을 끌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습니다.

첫째, 서면으로 다시 요청하세요

구두 요청은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식으로 부인되기 쉽습니다. 이메일이나 사내 전자결재 시스템 등을 통해 요청 일자, 사유, 원하는 조치 내용을 명확히 기재해 보내시면 그 자체가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둘째, 고용노동부에 진정·신고하세요

사업주가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거나 피해자 요청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면 근로감독관이 직접 회사를 조사하게 됩니다.

셋째, 불이익한 처우는 더 강하게 보호됩니다

만약 전보 요청 이후 오히려 한직으로 발령이 나거나,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인사 평가가 갑자기 낮아진다면 이는 법이 금지하는 불이익 조치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며, 피해자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과 함께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요청 전에 꼭 챙겨두셔야 할 것들

전보 요청을 준비하실 때, 다음 자료들을 차분히 정리해 두시면 회사 대응이나 이후 노동청 절차에서 큰 힘이 됩니다.

  • 성희롱 행위에 관한 구체적 기록 (일시, 장소, 발언·행동, 목격자)
  • 카카오톡·문자·이메일 등 관련 대화 내용
  • 회사에 신고했던 이력 (접수 일자, 담당자, 면담 내용)
  • 본인이 원하는 분리 방식과 그 사유
  • 심리상담 기록이나 진단서 (정신적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공간에서 가해자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큰 고통입니다. 회사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내가 예민한 건가" 하고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분리는 피해자가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고, 법은 분명히 피해자 편에 서 있습니다. 혼자 끌어안기보다는 기록을 남기고 절차를 활용하시는 편이 회복에도 훨씬 도움이 됩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성희롱 사건을 다루다 보면, 피해자분들이 분리 요청 자체를 망설이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두로만 요청하지 마시고 반드시 서면으로 기록을 남겨두셔야 회사의 조치 의무가 명확해집니다. 회사 대응이 미온적이라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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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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