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프랑스 국적 남편 A씨(42세, IT 컨설턴트)와 베트남 국적 아내 B씨(35세, 무역업)가 한국에서 혼인 생활을 7년간 이어오다 합의 이혼을 결심한 사건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한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마쳤기에 절차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본국에 이혼 사실을 통보하려는 단계에서 영사 확인 절차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주한외국인 부부의 국제이혼은 한국 법원의 판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 이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A씨 부부는 처음 서울가정법원에 협의이혼 의사확인을 신청했습니다.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양 당사자 모두 한국에 상거소(常居所, 실제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거주지)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법원의 관할이 인정되었습니다.
국제사법 제66조에 따르면 이혼은 부부 모두의 본국법이 같은 경우 그 본국법, 본국법이 다를 경우에는 부부의 공통 상거소지법을 적용합니다. A씨는 프랑스 국적, B씨는 베트남 국적으로 본국법이 달랐기에, 공통 상거소지인 한국법이 준거법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오해 중 하나는 "우리는 외국인이니까 한국 법원이 관여할 수 없다"는 인식입니다. 그러나 두 분처럼 한국에 생활 기반이 있다면 한국 법원에서 이혼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오히려 그것이 일반적인 경로입니다.
한국 법원에서 협의이혼 의사확인서를 받고 가족관계등록부에 이혼 사실이 기재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본국에서 두 사람이 이혼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A씨와 B씨는 이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영사 확인이 필요한 이유
각국 정부는 자국민의 신분 변동(혼인·이혼·출생·사망)을 자국 호적이나 가족관계 시스템에 반영해야 합니다. 외국 법원의 이혼 판결이나 협의이혼 효력을 본국에서 인정받으려면, 해당 문서가 진본임을 본국 영사 또는 대사관이 확인해 주어야 하고, 이후 본국의 신분등록 절차로 이어집니다.
A씨의 경우 프랑스는 아포스티유(Apostille) 협약 가입국이라 절차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한국에서 발급받은 이혼신고 수리증명서에 외교부에서 아포스티유를 부착하고, 공인 번역을 거쳐 프랑스 측에 제출하면 본국 호적 반영이 가능했습니다.
반면 B씨의 베트남은 아포스티유 협약 비가입국이었습니다. 따라서 외교부 영사확인을 받은 뒤, 다시 주한 베트남 대사관의 영사확인을 추가로 받아야 했습니다. 이 이중 절차에서 서류 누락과 번역 공증 문제로 약 2개월이 지체되었습니다.
A씨와 B씨는 결국 모든 절차를 마쳤지만, 그 과정에서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의 국적별 절차를 분리해 동시에 진행했다면 2~3개월 안에 끝날 수 있었던 일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재혼 계획이 있는 경우입니다. 본국 신고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혼하면 본국에서는 중혼(重婚)으로 처리될 위험이 있습니다. B씨처럼 베트남 국적자가 베트남에서 재혼하려 할 때, 한국 이혼이 베트남 호적에 반영되어 있지 않으면 혼인신고 자체가 거부됩니다.
또한 자녀가 있는 경우 친권·양육권 결정도 본국 법제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슬람권 국가나 일부 아시아 국가는 양육권 판단 기준이 한국과 달라, 한국 법원의 양육권 판결이 본국에서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혼 전 단계부터 양국 법제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한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한국 법원에서 끝났다"는 안도가 가장 큰 함정입니다. 본국 영사 확인과 신분등록까지 마쳐야 비로소 두 사람의 법적 관계가 정리된다는 점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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