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얼마 전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20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50대 부장 A씨의 사연이 상담실을 찾아왔습니다. A씨는 매년 2~3월이면 어김없이 지급되어 온 경영성과급(PS) 수천만 원이 퇴직금 계산에서 빠진 것을 발견하고 회사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성과급은 회사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액수가 달라지는 은혜적 금품이므로 임금이 아니다"라고 답변했고, A씨는 약 1,800만 원 상당의 차액을 받지 못한 채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는가 하는 점이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같은 명칭의 성과급이라도 어떤 경우는 포함되고 어떤 경우는 제외됩니다. 오늘은 A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어떤 기준으로 갈리는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당사자: A씨(53세, 대기업 계열사 부장)
· 근속: 20년 3개월
· 평균임금 산정 기준 3개월 급여: 약 2,400만 원
· 쟁점 경영성과급: 퇴직 직전 1년간 약 4,200만 원 수령
· 회사 주장 퇴직금: 약 1억 1,200만 원
· A씨 주장 퇴직금: 약 1억 3,000만 원
· 차액: 약 1,800만 원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입니다. 핵심은 근로의 대가성과 계속적·정기적 지급, 그리고 지급 의무의 발생이지요.
법원은 경영성과급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액수가 좌우되며,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없는 호의적·은혜적 금품이라면 임금이 아닙니다. 반대로 지급률·산정방식·지급시기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 노사관행 등으로 확정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인정된다면 임금에 해당합니다.
A씨의 회사는 매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하여, 직급별 지급률에 따라 자동 산정되는 PS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사규에 산정공식이 명시되어 있었고, 20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지급된 이력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단순히 '경영실적에 연동된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성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오해 중 하나가 "성과급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다 평균임금에서 빠진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명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질이 근로의 대가인지, 지급 의무가 확립되어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영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되고, 어떤 것이 제외될까요. 실제 분쟁 사례를 다루다 보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① 지급 근거의 명문화 여부 — 단협, 취업규칙, 사규에 산정공식이 적혀 있다면 임금성이 강해집니다.
② 지급의 계속성·정기성 — 수년간 정기적으로 지급되어 노사 관행으로 굳어졌다면 임금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③ 지급률·금액 산정의 객관성 — 직급, 평가등급, 영업이익 등 객관적 지표로 자동 산출되는지가 중요합니다.
④ 사용자의 재량 범위 — 사용자가 임의로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은혜적 금품에 가깝습니다.
⑤ 모든 근로자에 대한 적용 여부 — 일부 임원에게만 차등 지급되는 인센티브 성격이라면 임금성이 약해집니다.
A씨 사례는 ①~⑤ 항목 모두에서 임금성이 강하게 인정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규에 산정공식이 있고, 20년간 정기 지급되었으며, 직급별 지급률이 객관적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회사가 "경영실적이 나쁘면 못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한 번도 지급을 거른 적이 없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일부 금융기관에서 지급되는 경영평가성과급의 경우, 법원은 사안에 따라 임금성을 달리 판단해 왔습니다. 정부의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률이 결정되고 사용자가 이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는 구조라면 임금으로 본 사례가 있는 반면, 평가 결과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일종의 격려금 성격이 강하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A씨의 경우 회사 측과 협의를 시도했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결국 노동청 진정과 민사 소송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증거 정리였습니다.
· 최근 5년치 사규 및 PS 관련 내부 규정
· 매년의 PS 지급 명세서와 산정 내역
· 사내 게시판에 공지된 PS 지급 공문
· 동료 직원들의 진술서(지급 관행 입증)
· 단체협약상 성과급 관련 조항
특히 사규의 산정공식과 실제 지급액이 일치하는지 연도별로 대조한 자료가 중요했습니다. "회사가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공식대로 자동 계산되어 지급되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입니다. 퇴직금 차액은 퇴직일로부터 3년 내에 청구해야 시효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A씨처럼 "뭔가 이상한데" 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시효를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경영성과급 퇴직금 산정 제외 분쟁은 액수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장기근속 후 퇴직하는 분들에게는 한 해 PS 액수가 평균임금에 산입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퇴직금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회사가 "우리 회사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답하더라도, 그 말 자체가 법적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규의 문언, 지급 관행, 산정의 객관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시거나 이미 퇴직 후 차액에 의문이 있으시다면, 사규와 최근 수년치 성과급 지급 내역을 먼저 확보해 두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