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자동차 부품 가공업체를 운영하던 47세 A씨는 2년 전부터 주요 거래처의 단가 인하 압박과 원자재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해 결국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습니다. 부채 총액은 약 38억 원. 직원은 23명이었고, 미지급 임금만 1억 2천만 원이 쌓여 있었습니다.
개시결정이 난 직후, A씨의 사무실에는 채권자들이 번갈아 찾아왔습니다. 원자재를 납품한 B업체 사장은 "개시결정 한 달 전에 납품한 7천만 원짜리 강판 대금"을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회생절차 진행을 위해 새로 계약한 회계법인은 "용역비를 안 주면 일을 못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근로자 대표는 "밀린 임금이 먼저"라며 노동청 진정을 예고했습니다.
모두가 "내가 먼저"라고 말하는 상황. 과연 누가 먼저 변제를 받게 될까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공익채권의 범위와 우선변제 순위였습니다.
회생절차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채권의 성질 구분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은 채권을 크게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공익채권, 개시후기타채권으로 나눕니다. 이 중 공익채권은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그리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강력한 채권입니다.
A씨 사건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B업체가 주장한 "개시결정 한 달 전 납품한 강판 대금 7천만 원"은 어떻게 분류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것은 공익채권이 아니라 회생채권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18조에 따라 개시결정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 청구권은 원칙적으로 회생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회생절차 개시 후에 채무자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새로 발주한 원자재 대금, 관리인이 선임한 회계법인 용역비, 개시 후의 조세, 개시 후 발생한 임금 등은 공익채권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79조가 공익채권의 종류를 열거하고 있는데,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B업체의 강판 대금 7천만 원도 만약 "개시신청 전 20일 이내"에 공급된 것이라면 공익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B업체가 납품 일자를 확인해보니 개시신청 18일 전이었고, 결국 7천만 원 중 일부는 공익채권으로 재분류되어 우선변제 대상이 되었습니다.
A씨 사건에서 가장 민감했던 부분은 미지급 임금 1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 근로자들은 "임금은 무조건 최우선"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실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 퇴직금, 재해보상금은 발생 시기와 관계없이 공익채권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A씨가 미지급한 임금 1억 2천만 원은 전액 공익채권이 됩니다. 다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대표이사나 등기임원의 보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공익채권이 아닌 회생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씨 회사의 이사 1명이 미수령 보수 3천만 원을 공익채권으로 신고했지만, 등기임원이라는 이유로 회생채권으로 재분류되었습니다.
임금 원본은 공익채권이지만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연 20%)은 그 성격에 대해 견해 대립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원본과 함께 공익채권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회생계획안 작성 시 분쟁의 소지가 있으므로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A씨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약 1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익채권으로 인정된 금액은 임금 1억 2천만 원, 회계법인 용역비 4천만 원, B업체 자재대금 7천만 원, 개시 후 조세 3천만 원 등 도합 2억 6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공익채권은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만, 공익채권끼리 변제 재원이 부족하면 또 다른 순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180조 제7항에 따라 처리됩니다. 채무자의 재산이 공익채권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것이 명백할 때에는, 법령에서 정한 우선권 있는 채권을 제외하고는 채권액 비율에 따라 변제하게 됩니다. 즉 안분변제가 원칙입니다.
다만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은 다른 공익채권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도록 별도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순서로 처리됩니다.
A씨 사건에서는 결국 임금채권 1억 2천만 원이 최우선 변제되었고, 남은 3천만 원으로 회계법인·자재대금·조세를 안분 처리했습니다. 회계법인은 "용역 중단"을 거론했지만, 관리인이 "공익채권은 회생계획 인가 전이라도 변제 가능하나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분할 약정을 체결해 갈등을 봉합했습니다.
A씨는 1년 6개월의 회생절차를 거쳐 채무 38억 원 중 약 60%를 면제받고, 나머지는 10년에 걸쳐 분할 변제하는 인가결정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익채권 분류 작업이 회생계획안의 신뢰도를 좌우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오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거래처가 "내 채권이 당연히 공익채권"이라고 믿고 신고를 누락하는 경우입니다. 공익채권도 관리인에게 통지하고 입증자료를 제출해야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채무자(사업주)가 임원 보수와 근로자 임금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 공익채권으로 처리하려다 관리인 또는 채권자집회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입니다.
회생절차에서 채권 분류는 결국 "누가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며, 이는 회생계획 인가 가능성과 직결됩니다. 개시신청 전 단계에서부터 거래내역, 납품 일자, 근로계약 형태, 조세 발생 시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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