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가해자에 대한 주거제한 명령은 피해자 보호의 핵심 수단이다. 그런데 정작 명령 기간이 끝나갈 무렵, 가해자의 위협이 계속되거나 재발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있다.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 가정폭력 가해자 주거제한 기간 연장은 법적으로 가능하며, 실무에서도 적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연장 사유를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재범률은 50%를 넘는다. 한 번의 보호명령으로 상황이 종결되는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연장 신청은 예외적 절차가 아니라 피해자 보호의 일상적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가정폭력처벌법 제55조의2와 제55조의3은 피해자보호명령의 종류와 기간을 규정한다. 핵심은 이렇다. 법원은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의 청구에 따라 가해자에게 피해자 주거로부터의 퇴거, 피해자나 가족구성원의 주거·직장 등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을 명할 수 있다.
최초 명령의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러나 같은 법 제55조의3 제2항은 "피해자의 보호를 위하여 그 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결정으로 2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한다. 총 연장 기간의 상한은 종전 처분기간을 합쳐 3년이다. 즉, 최초 명령부터 누적 3년까지는 법적으로 보호망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초 명령: 최대 1년 / 연장 단위: 2개월씩 / 총 누적 한도: 3년 / 연장 청구권자: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 / 관할: 가해자 주소지 또는 피해자 주소지 가정법원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경우에 연장을 인정하는가. 조문은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추상적 표현을 쓰지만, 실무에서는 몇 가지 구체적 유형이 형성되어 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보면, 가해자가 명령 위반으로 한 번이라도 처벌받았거나 경고를 받은 이력이 있다면 연장 인용률은 현저히 높아진다. 반대로 명령 기간 중 별다른 접촉 시도가 없었다면, 단순히 피해자의 불안감만으로는 연장 결정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연장 청구는 기존 명령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해야 한다. 기간이 끝난 뒤에는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보호명령 청구로 처리되며, 입증 부담이 훨씬 무거워진다. 보통은 만료 1개월 전을 권장한다. 법원의 심리와 결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입증자료는 정량적이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막연히 "무섭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과 같은 자료가 실무상 가장 강력하다. 첫째, 접촉 시도 기록이다. 발신번호 표시, 메시지 캡처, 통화 녹음, CCTV 영상 등이 해당한다. 둘째, 의료기록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 약물처방내역, 상담일지가 피해자의 회복이 미완성임을 보여준다. 셋째, 제3자의 진술서다. 가족, 직장 동료, 이웃이 목격한 가해자의 행동을 진술서로 정리하면 신빙성이 높아진다.
특히 주의할 점은, 가해자가 "명령 기간 동안 아무 일도 없었으니 연장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때 피해자 측은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사건이 없었던 것"이라는 점, 즉 명령의 억제 효과가 작동했음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 법원은 이 논리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가정법원의 보호명령 운용 경향은 분명히 피해자 보호 강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과거에는 명령 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종료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면, 현재는 재발 위험이 조금이라도 잔존하면 연장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2023년 이후 일부 가정법원에서는 연장 청구에 대한 인용률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법원이 무한정 연장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누적 3년이라는 상한은 명확하고, 그 안에서도 가해자의 기본권과의 균형을 고려한다. 따라서 연장은 "가능하다"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입증해야 가능하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이 있다. 3년이 지난 후에도 위험이 지속된다면, 피해자보호명령 외에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접근금지 가처분, 형사고소를 통한 구속수사 등 병행 가능한 법적 수단이 존재한다. 보호명령 하나에만 의존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핵심을 다시 말한다. 가정폭력 주거제한 명령의 연장은 권리이지 호의가 아니다. 다만 그 권리를 실현하려면 사실관계의 정밀한 정리와 자료의 체계적 수집이 필요하다. 만료가 다가오는데 가해자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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