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오늘은 M&A 종결 후 임원 해임 제한 조항의 효력 범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수합병 거래에서는 통상 매도인 측이 잔류 임원의 신분 보장을 요구하고, 매수인은 인수 후 경영권 행사를 위해 이를 제한하려는 긴장이 발생합니다. 주식양수도계약(SPA)에 흔히 삽입되는 키맨(Key Man) 조항이나 임원 해임 제한 조항이 회사법상 어떤 효력을 갖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단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에 본점을 둔 IT솔루션 기업 K사(연 매출 약 180억 원)는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L파트너스에 발행주식 70%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창업주이자 매도인인 A씨(54세)는 거래 종결 후에도 본인이 등기이사로 3년간 잔류하고, 본인이 추천한 CTO B씨(47세)와 영업총괄 C씨(45세)를 거래 종결일로부터 24개월간 해임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SPA에 명시하였습니다. 양도가액은 약 240억 원이었으며, 위 조항 위반 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25억 원의 위약벌을 지급한다는 약정도 함께 두었습니다.
그런데 거래 종결 후 약 9개월이 지난 시점, 매수인 L파트너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여 CTO B씨를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결의를 통과시켰습니다. A씨는 즉시 위약벌 지급 및 해임결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소송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검토할 부분은 SPA상 임원 해임 제한 조항이 회사의 주주총회 해임권을 제약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주주총회가 언제든지 특별결의로 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는 강행규정으로 해석됩니다.
즉 K사 사례에서 SPA에 "24개월간 B씨를 해임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그 조항을 근거로 주주총회의 해임결의 자체를 무효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해임결의는 회사법상 적법하게 성립하며, 다만 별개의 문제로 계약 위반에 따른 책임이 발생할 뿐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오해 중 하나가, SPA에 해임 제한 조항을 두면 해임결의 자체가 막힌다고 생각하시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해당 조항은 주주(매수인)와 매도인 사이의 채권적 약정에 불과하며, 회사 기관인 주주총회의 권한을 박탈하지는 못합니다.
둘째 쟁점은 해임된 이사 B씨가 회사에 대해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된 이사가 회사에 대해 잔여 임기 동안의 보수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당한 이유'의 판단 기준입니다. 판례는 정당한 이유를 다음과 같은 사정으로 한정하여 좁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매수인의 경영방침과 맞지 않는다",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싶다"는 사유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사례의 B씨가 임기 중 별다른 비위 없이 해임되었다면, B씨는 회사 K사에 대해 잔여 임기 보수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쟁점은 SPA상 위약벌 조항의 효력입니다. A씨와 L파트너스 사이의 위약벌 약정은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의 영역으로 유효합니다. 다만 실무에서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거운 경우 일부 감액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법원은 위약벌이 공서양속에 반할 정도로 과중한 경우 그 일부 또는 전부를 무효로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25억 원이라는 금액이 양도가액(240억 원)의 약 10% 수준이고, 해임 제한 조항이 거래의 핵심 협상 사항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정 자체는 유효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매수인의 해임 사유와 절차의 합리성에 따라 감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첫째, 주주총회의 B씨 해임결의는 유효합니다. 둘째, B씨는 회사를 상대로 잔여 임기 보수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셋째, A씨는 L파트너스를 상대로 SPA상 위약벌 25억 원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매수인 측이 이를 다투려면 정당한 사유의 입증이 필요합니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M&A 거래 설계 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해임 제한 조항은 회사가 아닌 주주(매수인)의 의결권 행사 제한 약정으로 명시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즉 "매수인은 종결일로부터 24개월간 B씨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한다"는 형식이 보다 명확합니다.
둘째, 위약벌 외에 인수대금 일부의 에스크로 예치, 어닝아웃(Earn-out) 연동 등 이행 강제 수단을 병행 설계하는 것이 매도인 보호에 효과적입니다. 위약벌만으로는 분쟁이 장기화되고 회수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셋째, 매수인 입장에서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중대한 경영 실패, 비위 등)를 SPA에 예시적으로 열거하고, 그러한 경우에는 해임 제한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넷째, 잔류 임원 본인과 회사 사이에 별도의 임용계약(보수, 임기, 해임 시 보상금)을 체결하여, 임원의 지위와 SPA상 약정 사이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 부분이 누락되면 사례의 B씨처럼 본인이 직접 권리 구제에 나설 수단이 약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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