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오늘은 스토킹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온라인 괴롭힘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2021년 시행된 이 법률은 오프라인 행위뿐 아니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반복적 접근 행위도 규율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어, 디지털 환경에서의 스토킹 역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번역가 A씨(32세, 여성)는 약 5개월간 교제하던 B씨(35세, 남성, 직장인)와 2024년 3월 합의하에 결별했습니다. 그런데 이별 이후 B씨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약 4개월간 반복했습니다.
첫째, A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매일 3~5회 이상 댓글과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냈습니다. A씨가 차단하자 새 계정을 만들어 동일한 행위를 계속했고, 총 7개의 부계정이 확인되었습니다.
둘째,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수시로 캡처하여 자신의 SNS에 게시하며 "아직 나를 잊지 못한 것 같다"는 식의 글을 올렸습니다.
셋째, A씨가 활동하는 온라인 번역 커뮤니티 3곳에 가입하여 A씨의 게시물에 지속적으로 댓글을 달고, A씨의 활동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7회 이상 연락 중단을 요청했으나, B씨는 "단지 안부를 물어본 것뿐"이라며 행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A씨는 불안감과 수면장애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정의하면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의 행위 유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주요 유형
가.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주거 등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우편, 전화,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물건이나 글, 그림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라.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에 놓아두는 행위
이 사례에서 B씨의 행위는 위 '다' 유형에 직접 해당합니다. SNS 다이렉트 메시지, 댓글, 커뮤니티 내 메시지 등은 모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의사를 도달하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도달」의 의미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해당 메시지를 읽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면 도달로 인정됩니다. B씨가 차단을 회피하기 위해 부계정을 7개나 생성한 행위는 오히려 상대방의 거부 의사를 인식하고도 행위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범의(고의)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가 됩니다.
스토킹처벌법은 단순 스토킹행위(1회성)와 스토킹범죄(반복적 행위)를 구분합니다. 스토킹범죄로 처벌받으려면 제2조 제2호에 따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스토킹범죄의 법정형과 피해자 보호제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처벌 수위
스토킹범죄 기본형: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법 제18조 제1항)
흉기 등 위험한 물건 휴대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법 제18조 제2항)
잠정조치(접근금지 등)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이 사례에서 B씨가 기소될 경우, 초범이고 물리적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4개월간의 장기적 행위, 차단 회피를 위한 의도적 부계정 생성, 피해자의 정신과 치료 등의 사정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는 경찰에 신고 즉시 긴급응급조치(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가 가능하고,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잠정조치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2023년 7월 개정 이후에는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스토킹 피해 방지를 위한 보호명령을 청구할 수 있게 되어, 피해자의 능동적 대응 수단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온라인 스토킹 피해를 입고 있다면, 다음 사항을 순서대로 실행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온라인 스토킹은 물리적 접촉이 없다는 이유로 심각성이 간과되는 경우가 있으나, 스토킹처벌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법정형을 적용합니다.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면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피해 확대를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