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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영업비밀·NDA·경업금지(거래·협력) 2026.06.24 조회 16

기술 탈취 형사 고소, 실제 사례로 보는 법적 쟁점과 대응 전략

김경숙 변호사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오늘은 기술 탈취에 대한 형사 고소를 주제로, 가상의 사례를 통해 핵심 법적 쟁점과 실무 대응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업 간 거래 과정에서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사건은 실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형사 고소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사건 시나리오

서울에서 산업용 센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C사(직원 35명)는 대전 소재 D사와 2023년 3월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에는 NDA(비밀유지계약)와 함께 개발 과정에서 공유하는 소스코드, 알고리즘 설계도를 상호 비밀로 유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7월, D사가 단독 명의로 C사의 핵심 알고리즘과 유사한 구조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C사의 기술이사 E씨(42세)가 퇴직 후 D사에 합류해 핵심 기술 자료를 넘긴 정황이 드러났고, C사는 D사 대표와 E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습니다.

C사의 예상 피해액은 약 8억 원입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적으로 검토해야 할 법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해당 기술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가

형사 고소의 전제는 유출된 기술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가 정한 영업비밀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이 규정하는 영업비밀의 세 가지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공지성 - 해당 정보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

경제적 유용성 -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질 것

비밀관리성 -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될 것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요건은 세 번째인 비밀관리성입니다. C사가 단순히 "이 기술은 비밀"이라고 구두로 말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관리 조치가 있었는지가 핵심적으로 검토됩니다.

1기술 자료에 "대외비" 또는 "Confidential" 등급 표시가 되어 있었는지
2접근 권한이 특정 직원에게만 제한되어 있었는지 (ID/비밀번호, 접근 로그 등)
3E씨와 개별적으로 비밀유지서약서를 체결했는지
4D사와의 NDA에 비밀 범위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지

만약 C사가 소스코드를 공용 서버에 별도 접근 제한 없이 저장하고 있었다면, 비밀관리성이 부정되어 형사 고소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실무상 비밀관리성 요건 미비로 고소가 무혐의 처분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쟁점 2. E씨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침해 유형에 해당하는가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2항은 영업비밀을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하거나,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 또는 공개하는 행위를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이며, 해외 유출의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이 사건에서 E씨의 행위가 처벌 대상에 해당하려면, 다음 두 가지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첫째, E씨가 C사 재직 중 또는 퇴직 시에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는지입니다. 근로계약서나 별도의 비밀유지서약서에 퇴직 후에도 영업비밀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둘째, E씨가 D사로 이직하면서 기술 자료를 물리적으로 반출했거나, 기억에 의존하더라도 C사의 영업비밀을 D사 제품에 구체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USB 복사 이력, 이메일 전송 기록, 클라우드 다운로드 로그 등 디지털 포렌식 자료가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난관은 "기억 속 기술 활용"의 문제입니다. E씨가 물리적 자료를 반출하지 않았더라도, 머릿속에 있는 기술 지식을 활용해 유사 제품을 개발한 경우에도 침해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C사 기술과 D사 제품 사이의 구체적 유사성 분석(기술 감정)이 필수적입니다.

쟁점 3. D사(법인)와 D사 대표에 대한 형사 책임 성립 범위

E씨 개인뿐 아니라 D사 자체와 D사 대표의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9조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어, 법인의 종업원이 영업비밀 침해 행위를 한 경우 그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이 해당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음을 증명하면 면책될 수 있습니다.

D사 대표 개인에 대해서는 다음 사항이 쟁점이 됩니다.

1대표가 E씨의 영입 과정에서 C사 기술 자료의 제공을 지시 또는 교사했는지
2E씨가 가져온 기술이 C사의 영업비밀임을 인식하면서도 사용했는지 (미필적 고의)
3D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라는 항변이 성립하는지 (독자개발 항변)

세 번째 항목인 독자개발 항변은 실무에서 D사 측이 가장 빈번하게 주장하는 방어 논리입니다. D사가 자체 연구개발 이력, 선행기술 조사 기록, 독립적인 개발 인력의 존재 등을 입증하면 고소인 측에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이에 대비하여 고소인은 기술 유사성 감정뿐 아니라, D사 제품의 개발 시점과 E씨 합류 시점의 선후관계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 전 실무적 준비사항

위 사례를 바탕으로, 기술 탈취에 대한 형사 고소를 준비할 때 실무적으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업비밀 해당성 자체 점검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 세 요건을 스스로 엄격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비밀관리 조치의 증거(보안등급 표시, 접근 제한 기록, 비밀유지서약서 등)를 사전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디지털 포렌식 자료 확보

퇴직 직원의 PC 사용 기록, 이메일 발송 이력, USB 접속 로그, 클라우드 접근 기록 등은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거나 덮어씌워질 수 있습니다. 기술 유출 정황을 인지한 즉시 해당 기기를 보전하고, 전문 포렌식 업체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 감정 준비

고소장에 "기술이 유사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사 기술과 상대방 제품 사이의 구체적 유사 지점을 기술 전문가의 감정 의견서 형태로 준비하면 수사 진행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감정 비용은 기술 복잡도에 따라 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수준까지 다양합니다.

민사 구제와의 병행 검토

형사 고소만으로는 피해 금액의 실질적 회복이 어렵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에 따른 침해금지 가처분과 손해배상 청구를 형사 절차와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처분을 통해 상대방의 제품 판매를 조기에 중단시킬 수 있다면, 추가 피해 확대를 방지하는 효과가 큽니다.

고소 시효 확인

영업비밀 침해죄의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그러나 침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지 시점부터 가능한 한 신속하게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증거의 산일(흩어져 없어짐) 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때문입니다.

김경숙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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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탈취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기술 자체보다 비밀관리 조치의 부실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고소 전에 비밀관리성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 유출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증거가 소멸되기 전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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