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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재개발·재건축·도시정비
부동산 · 재개발·재건축·도시정비 2026.06.26 조회 83

재개발 조합원 자격 분쟁, 토지등기부등본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이유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최근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조합원 자격을 둘러싼 분쟁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정비사업 관련 행정소송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8%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조합원 지위 확인 또는 분양권 귀속 문제에 해당합니다.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자격은 곧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분양 대상자 지위를 의미합니다. 수억 원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조합과 토지등소유자(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사이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조합원 자격의 법적 기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39조에 따르면, 재개발사업의 조합원은 원칙적으로 사업시행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소유자'의 범위가 실무에서 다양한 쟁점을 만들어 냅니다.

도시정비법상 조합원 자격의 핵심 기준은 조합설립인가 고시일 당시의 소유 여부입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토지등기부등본에 소유권이 등재되어 있어야 하며, 단순한 매매계약 체결만으로는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 원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 적지 않습니다. 공유지분권자, 미등기 건물 소유자, 상속 미등기 상태의 권리자 등 다양한 유형에서 분쟁이 발생합니다.

실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 유형

1
공유지분 소유자 간 분쟁
하나의 토지를 여러 명이 공유하는 경우, 도시정비법 제39조 제2항은 공유자 중 대표자 1인을 조합원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자 선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조합원 지위 자체가 불안정해지며, 관리처분계획에서 분양 대상 누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미등기 건물 소유자의 조합원 자격
무허가 건축물이나 미등기 건물을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조합원 자격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해당 건축물이 사업시행구역 내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소유 사실을 입증해야 하며, 조합 정관의 세부 규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3
상속 미등기 상태에서의 분쟁
피상속인이 조합설립인가 이전에 사망하고, 상속인이 등기를 이전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공유지분 분쟁과 결합되어 쟁점이 중첩됩니다.
4
조합설립인가 후 매수인의 조합원 승계 문제
조합설립인가 후 토지를 매수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종전 소유자의 조합원 지위를 승계합니다. 그러나 매도인이 분양신청을 이미 완료한 경우, 매수인이 분양권까지 당연히 취득하는지에 대해서는 조합 정관과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에 따라 판단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등기부등본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이유

조합원 자격 분쟁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 중 하나는, 등기부등본에 소유자로 기재되어 있으면 조합원 자격이 당연히 보장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추가 요소가 결합되어야 합니다.

첫째, 조합 정관의 조합원 자격 요건입니다. 도시정비법은 기본 틀을 제시하지만, 구체적인 세부 기준은 조합 정관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1세대 1조합원 원칙, 투기과열지구 내 양도 제한 등 정관에 포함된 추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등기 소유자라 하더라도 조합원 자격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입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사업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후 해당 구역 내 토지나 건축물을 양수한 자는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단서). 이 규정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만, 상속이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등 예외적 양수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어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셋째, 분양신청 기간의 준수입니다. 조합원 자격이 있더라도 조합이 정한 분양신청 기간 내에 신청을 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기간 도과 후에는 분양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쟁 발생 시 대응 전략

조합원 자격과 관련된 분쟁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해결됩니다.

하나는 행정소송입니다.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 자격을 부인하는 결의가 이루어진 경우, 해당 결의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 자체에 대한 취소소송도 가능합니다. 다만, 행정소송에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일로부터 1년이라는 제소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시기를 놓치면 다툴 기회 자체를 잃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민사소송입니다. 조합원 지위 확인의 소, 분양권 귀속에 관한 소 등을 통해 사법적 판단을 받는 방법입니다. 특히 매매계약 당사자 간 분양권 귀속 분쟁은 민사소송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어떤 경로를 선택하든, 분쟁 초기에 조합설립인가일 기준의 소유관계 증빙자료, 조합 정관 사본, 총회 결의록, 관리처분계획서 등 핵심 문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자료들은 소송 과정에서 입증의 기초가 됩니다.

향후 전망

최근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와 함께 정비사업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구역 내 부동산 거래도 활발해지고, 자연스럽게 조합원 자격 관련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2025년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공유지분 소유자의 조합원 자격 인정 기준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양수인 예외 사유의 범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 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원 자격 분쟁은 단순한 등기 확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비사업의 절차적 요건과 조합 정관의 세부 규정, 관련 판례의 흐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복합적 법률 문제입니다. 이해관계의 규모가 크고, 제소기간 등 시간적 제약도 존재하므로, 분쟁의 징후가 감지된 단계에서 신속하게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재개발 조합원 자격 분쟁은 제소기간을 놓쳐서 다툴 기회 자체를 잃는 경우가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유형입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나오기 전 단계에서 조합 정관과 자신의 권리관계를 정밀하게 점검해 두시길 권합니다. 의문이 있으시면 조기에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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