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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살다가 이혼하려는데, 배우자의 국민연금이나 퇴직금도 나눌 수 있나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올해 63세인 한 여성분이 남편과 35년간 혼인 생활을 유지해 왔습니다. 남편은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하면서 퇴직금 1억 2천만 원을 수령했고, 국민연금도 월 130만 원가량 받고 있었습니다. 반면 이 여성분은 결혼 직후부터 전업주부로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해 왔기 때문에, 본인 명의의 연금이나 퇴직금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혼을 결심했지만, 막상 경제적으로 앞길이 막막하다는 고민을 토로하셨습니다. 이처럼 황혼이혼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절실한 문제가 바로 연금과 퇴직금의 분할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국민연금과 퇴직금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각각 분할 방식과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에 따르면, 이혼한 배우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대방의 국민연금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나눠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분할연금이라고 합니다.
분할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분할 비율은 원칙적으로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균등 분할(50%)입니다. 다만 2016년 12월 법 개정 이후에는 당사자 간 협의 또는 법원 판결로 분할 비율을 달리 정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분할연금은 이혼 확정일로부터 3년 이내에 국민연금공단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하므로 반드시 기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퇴직금 역시 혼인 기간 중 형성된 부분에 한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에 근거합니다.
앞서 사례의 여성분처럼 배우자가 이미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에는 비교적 분할이 간단합니다. 수령한 퇴직금 중 혼인 기간에 비례하는 금액을 산정하여 분할합니다.
예를 들어, 총 근속기간이 32년이고 혼인 기간이 30년이며, 퇴직금이 1억 2천만 원이라면 혼인 기간 대응 금액은 약 1억 1,250만 원이 됩니다. 여기에 기여도(통상 40~50%)를 곱한 금액이 분할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더 복잡한 경우는 아직 퇴직하지 않은 배우자의 퇴직금입니다. 이 경우 대법원 판례는 이혼 시점 기준의 예상 퇴직금(가정적 퇴직금)을 산정하여 재산분할에 포함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DB형/DC형) 유의사항: DB형(확정급여형)은 퇴직 시 받을 예상액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DC형(확정기여형)은 이혼 시점의 적립금 잔액이 기준이 됩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이전된 금액도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퇴직연금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연금 외에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도 분할 대상이 됩니다. 각 연금법에 분할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2에 따르면, 혼인 기간 5년 이상인 경우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균등 분할이 가능합니다. 사학연금과 군인연금도 유사한 구조입니다.
다만 특수직역연금은 분할 비율 협의가 국민연금보다 제한적인 경우가 있고, 유족연금과의 관계 등 고려할 사항이 더 많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아직 재직 중이라면, 재산분할 심판에서 연금수급권의 현재 가치를 환산하는 과정이 필요하여 산정이 복잡해집니다.
황혼이혼에서 연금과 퇴직금 분할은 이혼 후 노후 생활의 경제적 기반을 결정짓는 핵심 쟁점입니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분할 대상 금액이 커지는 만큼, 정확한 재산 파악과 법적 요건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