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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영업비밀·NDA·경업금지(거래·협력) 2026.07.03 조회 11

영업비밀 해외 이전 사전신고,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손명숙 변호사
변호사 손명숙 법률사무소 · 경상남도 창원시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내 기업이 보유한 영업비밀을 해외로 이전하려면 사전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신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간과하면 과태료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무 현장에서 의외로 이 절차를 모르고 진행하다 문제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 사전신고 의무가 발생하고, 위반 시 어떤 법적 리스크가 있는지 정리합니다.

사례 개요

서울 소재 반도체 장비업체 대표 A씨(52세)는 베트남 호치민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핵심 공정기술 데이터를 현지 법인에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계약 금액은 약 23억 원 규모의 기술사용료(로열티) 방식이었습니다. A씨는 NDA(비밀유지계약)만 체결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해 별도의 행정신고 없이 기술 자료를 전송했습니다.

3개월 뒤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유출 실태조사 과정에서 A씨의 무신고 해외 이전 사실이 적발되었습니다.

쟁점 1: 영업비밀 해외 이전에 사전신고 의무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영업비밀이라면 반드시 사전신고 또는 사전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대상기관이 해당 기술을 외국 기업 등에 매각하거나 이전할 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사전신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기술이라면 신고가 아닌 사전승인(같은 법 제11조 제1항)이 필요하며, 자체 개발 기술이라 하더라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이상 사전신고 의무(같은 법 제11조의2)가 적용됩니다.

핵심 구분

정부 R&D 지원 기술 : 사전승인 (위반 시 형사처벌 가능)

자체 개발이지만 국가핵심기술 지정 : 사전신고 (위반 시 과태료 + 중지명령)

국가핵심기술 미해당 : 신고 의무 없음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보호 별도 적용)

A씨의 반도체 장비 공정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상 국가핵심기술 목록에 포함된 반도체 분야 기술에 해당한다면, 해외 합작법인에 대한 기술이전은 사전신고 대상입니다. A씨는 이를 누락했으므로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이 성립합니다.

쟁점 2: 무신고 이전 시 구체적 제재 범위

산업기술보호법상 제재는 행정 제재와 형사 제재로 나뉩니다.

1
과태료 : 사전신고 의무 위반 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법 제36조 제3항).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행정기록이 남아 향후 정부 과제 수주 등에 불이익이 됩니다.
2
원상회복 및 중지명령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수출 또는 이전의 중지, 원상회복,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법 제11조의2 제4항).
3
형사처벌 가능성 : 만약 해당 기술이 정부 지원 R&D로 개발되어 사전승인 대상이었다면, 무승인 이전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법 제34조). 신고 의무만 있는 경우에도 산업기술을 부정하게 취득하여 해외로 유출한 것으로 인정되면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 원 이하의 벌금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법 제36조 제1항).

A씨의 경우, 자체 개발 기술로 사전신고 의무만 있었다면 과태료와 중지명령이 1차적 제재입니다. 그러나 기술 내용이 정부 지원 과제와 일부라도 연관되어 있다면 형사 책임까지 확대될 수 있으므로, 기술 개발 이력을 정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쟁점 3: NDA만으로 법적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가

A씨는 NDA를 체결했으니 영업비밀 보호 조치를 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NDA는 사전신고 의무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NDA(비밀유지계약)는 당사자 간 계약상 의무를 부과하는 사적 합의입니다. 반면 산업기술보호법상 사전신고는 국가가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여부를 사전에 심사하는 공법상 규제입니다. 두 제도는 목적과 법적 근거가 완전히 다릅니다.

실무에서 흔한 오해 3가지

1. NDA를 체결하면 사전신고가 면제된다 - 면제되지 않습니다.

2. 합작법인이므로 해외 이전이 아니다 - 외국 법인에 대한 기술 제공은 해외 이전에 해당합니다.

3. 로열티를 받으면 매각이 아니므로 신고 불필요 - 매각뿐 아니라 실시권 부여, 기술 제공 등 이전의 모든 형태가 대상입니다.

특히 해외 합작법인은 국내 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외국 법인격을 가진 별도의 법적 주체입니다. 따라서 국내 모기업에서 해외 합작법인으로의 기술자료 전송은 법적으로 해외 이전에 해당합니다.

실무적 대응 방안 정리

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영업비밀의 해외 이전은 계약법적 관점(NDA, 라이선스 계약)과 행정법적 관점(사전신고/승인)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다음 사항을 점검해야 합니다.

1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 확인 : 산업통상자원부 고시를 기준으로, 이전 대상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목록에 포함되는지 사전에 확인합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철강, 원자력, 정보통신, 우주, 생명공학 등 12개 분야 약 70여 개 기술이 지정되어 있습니다(2024년 기준).
2
기술 개발 재원 확인 : 정부 R&D 지원을 받아 개발한 기술인지에 따라 사전승인(더 엄격)과 사전신고로 절차가 달라집니다. 부분적으로라도 정부 과제가 포함되었다면 승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신고/승인 절차 진행 : 산업통상자원부에 기술 이전 계획서, 이전 대상 기술의 범위, 상대방 정보 등을 제출합니다. 심사 기간은 통상 15일에서 최대 45일이 소요됩니다.
4
계약서 정비 : NDA와 기술이전 계약서에 사전신고 완료를 선행조건(Condition Precedent)으로 명시하고, 행정 절차 미이행 시 계약 효력을 정지시키는 조항을 넣어야 합니다.

기술 이전 전에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당 판단이 불명확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과에 사전 질의가 가능하며, 전문 법률 자문을 통해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입니다.

손명숙
손명숙 변호사의 코멘트
변호사 손명숙 법률사무소 · 경상남도 창원시
실무에서 보면 해외 합작법인이나 자회사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사전신고 절차를 누락하는 경우가 예상 외로 많습니다. 특히 NDA만 체결하면 충분하다고 오인하는 사례가 반복되는데, 행정법상 규제와 계약법상 보호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술 이전 계획 단계에서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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