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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기업·사업 ·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2026.07.04 조회 38

주주총회 의장의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경영권 분쟁의 숨은 쟁점

도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최근 몇 년간 국내 상장회사와 비상장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경영권 분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상사법학회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주주총회 관련 가처분 신청 건수는 연평균 20% 이상 늘어났고, 그 가운데 상당수가 주총 의장의 권한 행사를 둘러싼 다툼이었습니다.

경영권 분쟁 하면 지분 확보나 위임장 대결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보면, 정작 총회 당일 의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분쟁의 향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의장의 발언 허용 여부, 안건 순서 변경, 의사정족수 판단, 심지어 총회 속행이나 산회 선언까지, 그 권한의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주주총회 의장은 누가 되며, 어떤 법적 근거를 갖는가

상법 제366조의2와 각 회사의 정관에 따르면, 주주총회 의장은 일반적으로 대표이사 또는 정관이 정한 자가 맡게 됩니다. 대부분의 정관은 "대표이사가 의장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현직 대표이사가 총회 진행을 주도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쟁점이 발생합니다.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는 대표이사 자신이 해임 안건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해임을 논의하는 총회를 본인이 의장으로서 진행하는 상황,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문제

대표이사 해임 안건이 포함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의장 자격으로 해당 안건의 토론을 제한하거나 표결 방식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소수주주 측에서 의장 권한 남용을 이유로 결의취소의 소(상법 제376조)를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 전략입니다.

의장의 질서유지권, 그 경계는 어디인가

상법은 주주총회 의장에게 이른바 질서유지권(의사정리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의장은 총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발언의 허가와 제한, 퇴장 명령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권한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의장의 질서유지권은 총회의 공정한 진행을 위한 것이지, 특정 안건의 부결이나 가결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실무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행위들은 권한 남용으로 판단될 위험이 높습니다.

1
반대측 주주의 발언 기회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전면 차단하는 행위
2
의결권 대리행사 위임장의 유효성을 의장이 독단으로 부인하여 의사정족수를 조작하는 행위
3
찬성측 주주만 출석한 시점에 기습적으로 표결을 강행하거나, 반대로 불리한 안건을 이유 없이 속행하는 행위
4
정관에 없는 표결 방법(거수 대신 기립 등)을 임의로 채택하여 표결 결과의 정확성을 저해하는 행위

이러한 행위가 있었다면, 결의 방법의 법령 또는 정관 위반을 이유로 결의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결의취소의 소는 결의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의장 교체와 의장 선임 가처분, 실무적 대응 전략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 소수주주 측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 중 하나가 의장 선임 가처분입니다. 법원에 현행 대표이사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3자(변호사, 법무법인 등)를 임시 의장으로 선임해달라고 신청하는 것입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보전의 필요성: 현재 의장이 총회를 공정하게 진행할 수 없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과거 총회에서 의장이 편파적 진행을 한 전력이 있거나, 해임 안건의 직접 당사자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둘째, 피보전권리: 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실질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단순한 불안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침해 가능성을 소명해야 합니다.

가처분 신청 시기도 중요합니다. 총회 소집통지가 발송된 후, 총회일 최소 7~10일 전까지는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총회 전날이나 당일에 신청하면 법원이 심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각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총 의장 권한 분쟁이 경영권 향방에 미치는 영향

주주총회 의장 권한 분쟁은 단순한 절차적 다툼이 아닙니다. 의장이 누구인지, 의장이 어떤 방식으로 총회를 진행하는지에 따라 경영권의 귀속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 보면, 지분율에서 우위에 있던 측이 총회 당일 의장의 편파적 진행으로 인해 핵심 안건이 부결되거나, 반대로 열세였던 측이 공정한 의장 아래에서 역전에 성공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몇 가지 실무적 권고를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정관상 의장 선임 조항을 사전에 정밀하게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정관 변경 안건을 병행 상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2
총회 당일에는 반드시 속기록 또는 영상 녹화를 통해 의장의 진행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추후 결의취소 소송에서 핵심 증거가 됩니다.
3
의장의 부당한 진행이 예상되는 경우, 총회 전 의장 선임 가처분을 신청하되, 소명자료(과거 총회 의사록, 이해충돌 관계 등)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4
결의에 하자가 발생했다면 결의일로부터 2개월이라는 제소기간을 절대 도과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경영권 분쟁에서 주주총회는 최종 결전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전에서 심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의장입니다. 심판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경기 결과 자체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점, 이 분야를 다루면서 거듭 확인하게 되는 사실입니다.

도일석
도일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경영권 분쟁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지분율 확보 못지않게 주주총회 당일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승패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특히 의장 권한 남용에 대한 대비는 총회 전에 완료되어야 하며, 속기록과 영상 녹화 등 증거 확보를 빠뜨리면 사후 구제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총회 소집 단계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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