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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기업·사업 ·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2026.07.23 조회 23

CB와 BW 발행, 스타트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실무 핵심 정리

도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시리즈A 투자를 앞둔 한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투자사 측에서 보통주 대신 전환사채(CB)를 제안해 왔는데, 회사 입장에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CB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의 기본적인 구조조차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대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소기업벤처부의 2024년 벤처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에서 CB와 BW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투자 건수의 약 30%를 넘어섰습니다. 그만큼 자주 활용되지만, 정작 발행 실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CB와 BW, 구조가 어떻게 다른가

두 상품 모두 사채(회사채)를 기반으로 하면서 주식 취득 옵션이 결합된 메자닌(Mezzanine) 금융상품입니다. 그러나 옵션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CB (전환사채)

사채 자체를 주식으로 전환합니다. 전환 시 사채는 소멸하고, 그 금액만큼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전환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채와 주식 중 하나만 보유하게 됩니다.

BW (신주인수권부사채)

사채와 별개로 신주인수권(워런트)이 부여됩니다. 워런트를 행사하면 별도의 대금을 내고 신주를 받으면서, 기존 사채는 그대로 남습니다. 투자자가 사채와 주식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회사의 재무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CB는 전환 시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어나지만, BW는 워런트 행사 후에도 사채 상환 의무가 남습니다. 자금 계획을 세울 때 이 점을 간과하면, BW 발행 후 워런트가 행사되었는데 사채 만기에 상환 자금이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발행 절차에서 놓치기 쉬운 법적 요건

상법상 CB와 BW 발행은 이사회 결의 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관 근거 미비 - 상법 제513조(CB), 제516조의2(BW)에 따라 사채 발행에 관한 정관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정관에 전환사채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조항이 없으면, 정관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부터 거쳐야 합니다.
  • 제3자 배정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 기존 주주가 아닌 외부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경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과반,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가 필요합니다. 이사회 결의만으로 진행했다가 나중에 효력이 다투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전환가액(행사가액) 하한 규정 - 비상장사는 법적으로 정해진 최저 전환가액이 없지만, 기존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낮은 가액으로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어 분쟁 소지가 생깁니다.
  • 사채 발행 신고 -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금융위원회 또는 금융감독원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모(私募) 발행의 경우에도 49인 이하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투자 계약서 체결과 이사회 결의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정관 확인을 생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발행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투자 협상 초기에 정관 정비부터 점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투자 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조항

CB나 BW 투자 계약서는 일반 주식투자 계약서보다 구조가 복잡합니다. 특히 아래 조항들은 회사의 경영권과 재무 유연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1. 리픽싱(Refixing) 조항

전환가액 또는 행사가액을 하향 조정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후속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기존 CB 투자자의 전환가액도 낮아져, 전환 시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됩니다. 비상장사의 경우 리픽싱 하한선을 최초 전환가액의 70~80%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투자자가 50%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비율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정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2.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

투자자가 만기 전 일정 시점 이후 사채의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통상 발행 후 1~2년 시점부터 행사 가능하도록 설정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행사 가능 시점과 상환 프리미엄(연 수익률 보장) 조건을 신중하게 협상해야 합니다.

3. 매도청구권(Call Option)

반대로 발행회사 또는 최대주주가 투자자의 사채를 강제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상장사 CB에서 흔하지만, 비상장 스타트업에서도 점차 활용이 늘고 있습니다. 회사 측에 콜옵션이 있으면, IPO 직전에 전환을 통제할 수 있어 지분 구조 관리에 유리합니다.

4. 전환 또는 행사 기간

CB의 전환청구 기간, BW의 신주인수권 행사 기간은 보통 발행 후 1년~만기일 1개월 전으로 설정됩니다. 이 기간 설정에 따라 투자자가 전환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달라지며, 기존 주주의 지분율 변동 시기도 영향을 받습니다.

세무 관점에서의 주의사항

CB와 BW 발행 시 세무 이슈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비상장사에서는 다음 사항을 주의해야 합니다.

  • 저가 전환 시 증여세 문제 - 전환가액이 전환 시점의 시가보다 현저히 낮으면, 그 차액에 대해 CB 인수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0조).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서 특히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 이자비용의 손금산입 - CB, BW 모두 사채 형태이므로 이자를 지급합니다. 이 이자비용이 법인세법상 정상 이자율 범위 내인지 확인해야 하며, 특수관계인에게 발행한 경우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 BW 워런트 분리 양도 시 과세 - BW에서 분리된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제3자에게 양도하면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비분리형 BW인 경우에도 실질적 분리 거래로 볼 여지가 있어 과세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발행 기업이 취해야 할 실무 전략

CB와 BW는 초기 기업에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이지만, 잘못 설계된 조건은 향후 경영권 분쟁이나 재무 위기의 원인이 됩니다. 실무에서 권장되는 접근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정관 및 주주 구성 사전 정비 - 투자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정관에 CB/BW 발행 근거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주주총회를 통해 먼저 정비합니다. 기존 주주 간 주주간계약(SHA)이 있다면 사채 발행에 대한 동의 조항도 확인해야 합니다.
2단계: 시나리오별 지분 희석 시뮬레이션 - 전환가액, 리픽싱 하한, 전환 시점별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시뮬레이션을 반드시 돌려봐야 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최저 전환가로 전량 전환)에서도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단계: 조기상환 대비 자금 계획 - 풋옵션이 포함된 경우, 행사 가능 시점에 상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재무 계획을 수립합니다. 후속 투자 유치나 매출 성장 일정과 연계하여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4단계: 세무 및 등기 절차 사전 확인 - 전환 또는 행사 시점의 세무 이슈를 미리 파악하고, 전환 등기(변경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소요 기간(통상 2~4주)을 계획에 반영합니다.

서두에 언급한 바이오 스타트업 사례로 돌아가면, 결국 그 회사는 정관 정비와 지분 희석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투자사와 전환가액과 리픽싱 하한을 재협상했습니다. 최초 제안 대비 리픽싱 하한을 70%에서 80%로 높이고,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을 1년에서 2년으로 늦추는 데 합의했습니다. 사전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CB와 BW 발행은 단순한 자금조달이 아니라, 회사의 지배구조와 장기 재무 전략에 직결되는 의사결정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법률적, 세무적 검토를 충분히 거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과 비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도일석
도일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CB와 BW 발행 실무를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투자 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계약 조건의 장기적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리픽싱 조항과 조기상환청구권은 2~3년 후 경영권과 재무 안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발행 전 반드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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