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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근로자가 동일한 사용사업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왔음에도, 파견업체가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하는 장소도, 업무 내용도, 지시를 받는 상대방도 동일한데 갑자기 '계약 종료'를 통보받는 것이므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래에서는 가상의 사례를 통해 파견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에 관한 법적 쟁점을 정리합니다.
사건 개요
서울 소재 대형 물류센터에서 3년 6개월간 상품 분류 업무를 수행해 온 A씨(38세, 경기도 거주)는 파견업체 '갑 인력'을 통해 사용사업주인 'B물류'에 파견되어 근무해 왔습니다. 그런데 2025년 1월, B물류가 파견 계약 업체를 '갑 인력'에서 '을 스태프'로 변경하면서, 갑 인력은 A씨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을 스태프는 A씨에게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을 제안했지만, 기존보다 월 급여가 30만 원 낮고 연차 산정 기간이 초기화되는 조건이었습니다. A씨는 3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일해 온 만큼 기존 조건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계약 업체를 변경하는 경우의 고용승계에 관해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파견근로자의 근로계약 상대방은 파견사업주(파견업체)이므로, 파견업체가 바뀌면 기존 근로계약은 종료되고 새 파견업체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가 됩니다.
따라서 A씨의 경우에도 형식적으로는 '갑 인력'과의 근로계약이 종료되고, '을 스태프'와 새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동 승계가 법적으로 보장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예외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A씨의 상황에서는 갑 인력과 을 스태프 간 영업양도 관계가 있었는지, B물류가 파견업체 교체 시 기존 인력 승계를 조건으로 부과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됩니다.
파견법 제6조의2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계속 사용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A씨는 B물류에서 3년 6개월간 동일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이미 2년 초과 요건을 충족한 상태입니다.
이 경우 파견업체의 변경 여부와 무관하게, B물류가 A씨를 직접 고용해야 할 법적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핵심적인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에서는 파견업체가 여러 차례 바뀌더라도 사용사업장에서의 실질적 근무 기간을 합산하여 2년 초과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A씨는 B물류를 상대로 직접고용을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을 스태프가 A씨에게 제시한 조건은 월 급여 30만 원 감액과 연차 산정 기간 초기화입니다. 설령 새 파견업체와의 계약 체결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이러한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이 정당한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연차휴가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산정의 계속근로기간은 원칙적으로 동일 사용자 아래에서의 근무 기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파견업체가 변경되면 형식상 사용자가 바뀌므로 연차가 초기화될 수 있으나, 다음의 경우에는 계속근로기간이 이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A씨가 만약 직접고용 의무를 근거로 B물류와의 근로관계 성립을 주장할 수 있다면, 3년 6개월의 계속근로기간이 인정되어 연차 일수나 퇴직금 산정 등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파견업체 변경 상황에 놓인 근로자가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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