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칼럼 ›민사·계약 ›하자·제조물책임(PL)
민사·계약 · 하자·제조물책임(PL) 2026.08.04 조회 10

의료기기 결함 환자 피해, 제조물책임으로 배상받는 법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52세 자영업자 김모 씨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8개월 만에 인공관절 부품이 마모되며 파손됐고, 재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제품은 특정 소재의 내구성 결함으로 다른 환자들에게서도 유사한 문제가 보고된 상태였습니다. 김 씨처럼 의료기기 결함으로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는 환자들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김 씨의 사례를 통해 의료기기 결함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제조물책임(PL, Product Liability)으로 구제받는 방법과 실무적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의료기기도 제조물책임법의 적용을 받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인공관절·심장 스텐트·인슐린 펌프 같은 의료기기도 제조물책임법상 '제조물'에 해당합니다. 제조물책임법 제2조는 제조물을 '제조되거나 가공된 동산'으로 정의하는데, 의료기기는 이 요건을 충족합니다.

제조물책임의 핵심은 '결함'입니다. 법은 결함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1제조상 결함 — 설계와 다르게 잘못 만들어진 경우. 김 씨 사례처럼 특정 부품이 규격대로 제작되지 않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설계상 결함 — 더 안전한 대체 설계가 가능했음에도 채택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3표시상 결함 — 사용상 위험이나 부작용을 제대로 표시·경고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김 씨의 인공관절은 소재 내구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확인됐으므로, 제조상 결함 또는 설계상 결함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쟁점 2. 환자는 결함을 어디까지 입증해야 하는가

제조물책임 소송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입증입니다. 일반 소비자가 정밀한 의료기기의 내부 결함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입증책임을 완화해 왔습니다. 소비자가 (가)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중 (나) 사고가 발생했고 (다)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 영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을 증명하면, 결함과 인과관계가 추정됩니다. 이후 이를 뒤집으려면 제조사가 결함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김 씨가 확보해야 할 자료

· 수술기록지, 인공관절 제품명·로트번호(제조번호)가 기재된 서류

· 재수술 시 적출한 파손 부품(가능하면 실물 보존)

· 파손 상태를 담은 사진·영상 및 담당의 소견서

· 동일 제품의 리콜 이력이나 부작용 보고 자료

실무에서 보면, 파손된 부품 실물을 폐기하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전문가 분석)의 핵심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쟁점 3. 누구에게, 얼마의 기간 안에 청구할 수 있는가

제조물책임의 배상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제조업자입니다. 다만 수입 제품이라면 수입업자도 제조업자로 간주되어 책임을 집니다. 제조업자를 알 수 없을 때는 판매한 공급업자에게 물을 수도 있습니다.

병원이나 의사는 제조물책임의 상대방이 아니지만, 부적절한 시술이나 관리상 과실이 있었다면 별도로 의료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즉 결함의 원인에 따라 청구 대상이 달라지므로, 초기 사실관계 정리가 중요합니다.

기간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배상의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하며, 제조사가 제품을 공급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다만 신체에 축적되어 서서히 나타나는 피해는 실제 손해가 발생한 시점부터 10년을 기산합니다.

김 씨의 경우 파손을 인지한 시점, 즉 재수술 무렵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배상액은 재수술비, 향후 치료비, 일실수입(일하지 못해 잃은 소득), 위자료 등을 포함해 산정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정리하면, 의료기기 결함 피해 구제는 세 단계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첫째, 제품 식별정보와 파손 실물·의무기록을 신속히 확보합니다. 둘째, 결함의 유형과 청구 상대방(제조사·수입사·병원)을 구분해 책임 구조를 정리합니다. 셋째, 소멸시효를 확인해 늦지 않게 청구 절차를 준비합니다.

특히 동일 제품에서 유사 피해가 다수 보고됐거나 리콜 이력이 있다면, 결함 추정과 인과관계 입증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김 씨처럼 반복 보고된 제품 결함으로 재수술까지 이어진 사안은, 자료만 잘 갖춘다면 제조물책임을 통한 실질적 배상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조물책임 사건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파손된 부품 실물을 보존했는지 여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재수술 시 적출물 폐기 전에 반드시 보존을 요청하시고, 제품 로트번호와 리콜 이력을 함께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소멸시효가 있으니 인지 후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변호사
박경수 프로필 사진
법무법인 세문
박경수 변호사 빠른응답

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민사·계약
#의료기기 결함 #제조물책임 #PL 손해배상 #인공관절 하자 #의료기기 피해 보상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