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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2026.08.13 조회 10

교통사고 사망, 유족의 형사 합의 거부는 정당한 권리입니다

김성관 변호사
법률사무소 화쟁 · 경기도 수원시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는 약 2,5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음주운전, 신호위반, 뺑소니(도주치사) 등 중대한 과실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이런 사건이 형사 절차로 넘어가면, 유족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가해자 측의 형사 합의 요청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분들이 가해자 측의 반복되는 합의 제안에 오히려 더 큰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서 유족이 형사 합의를 거부할 권리와 그 법적 의미를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형사 합의는 의무가 아닌 유족의 선택입니다

먼저 명확히 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형사 합의(가해자와 피해자 측이 형사처벌 수위에 관해 원만히 마무리 짓기로 하는 합의)는 강제 사항이 아닙니다. 유족은 이를 받아들일 의무가 전혀 없으며, 거부한다고 해서 어떠한 법적 불이익도 받지 않습니다.

가해자 측이 합의를 원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측과의 합의 여부는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즉 합의는 유족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가해자의 형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이 점을 이해하면, 합의 거부가 결코 비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합의 거부가 처벌에 미치는 영향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족이 합의를 거부할 경우, 재판부는 이를 양형에 반영합니다. 특히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는 사건에서는 그 영향이 더 큽니다.

  • 음주운전 사망사고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에 해당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합의가 없으면 실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도주치사(뺑소니)사고 후 도주해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 일반 교통사고 사망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적용되나,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공소가 제기됩니다.

다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해자가 형사공탁(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을 때 법원에 일정 금액을 맡기는 제도)을 하는 경우입니다. 2022년 형사공탁 특례가 시행된 이후, 가해자는 유족의 동의 없이도 공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일부 양형에 참작할 수 있으나, 유족의 명시적 처벌 불원(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없이 이루어진 공탁의 감경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유족이 취할 수 있는 실무적 대응

유족의 입장에서는 합의 거부 의사를 재판부에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권해 드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해자를 엄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엄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것은, 유족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남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또한 형사공탁이 이루어졌더라도, 유족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처벌 불원 의사가 없음을 서면으로 명확히 밝힐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재판부는 유족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고, 공탁만으로 감경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한편 형사 합의를 거부하더라도, 손해배상(민사)은 별개의 문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에서 가해자를 엄벌하면서, 민사소송을 통해 정당한 배상을 받는 것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두 절차의 성격을 구분해 대응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전망과 정리

최근 법원은 음주운전, 도주치사 등 중대한 교통범죄에 대해 과거보다 엄격한 양형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입니다. 국민적 공분이 큰 사건에서 유족의 처벌 의사는 점점 더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서 형사 합의 거부는 유족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합의를 거부한다고 해서 유족이 무언가를 잘못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유족의 의사를 재판에 반영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다만 그 의사를 어떤 방식으로 재판부에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절차적 대응을 신중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관
김성관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화쟁 · 경기도 수원시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유족분들이 합의 거부를 마치 잘못인 것처럼 여기며 죄책감을 느끼신다는 것입니다. 합의 거부는 정당한 권리이며, 엄벌 탄원서와 처벌 불원 의사 부존재를 명확히 서면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형사공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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