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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 해고·징계·권고사직 2026.09.01 조회 15

업무상 횡령 해고, 정당성 입증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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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변호사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업무상 횡령은 징계해고 사유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해고가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보면 회사가 "직원이 돈을 빼돌렸으니 당연히 해고"라고 생각했다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패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2023년 중앙노동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근로자가 전부 또는 일부 구제를 받은 비율은 약 40% 안팎에 달합니다. 즉, 회사가 정당하다고 확신한 해고의 상당수가 뒤집힌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업무상 횡령을 이유로 한 해고에서 회사가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 정면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왜 횡령 해고가 뒤집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횡령이 있었느냐"만 보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함께 봅니다.

  • 횡령 사실이 객관적 증거로 입증되는가 (실체적 정당성)
  • 해고라는 처분이 비위 정도에 비추어 과하지 않은가 (양정의 적정성)
  • 징계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가 (절차적 정당성)

회사가 실수하는 지점은 대개 두 번째와 세 번째입니다. 횡령 사실 자체는 어느 정도 확인되는데, 금액이 소액이거나 초범인데도 곧바로 해고했거나, 취업규칙에 정한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 통보만 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횡령이 있었더라도 해고는 부당해고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체적 정당성 — 증거 없는 심증은 무효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횡령 사실의 객관적 증거입니다. "평소 행실로 보아 그가 했을 것"이라는 심증만으로는 결코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있고, 그 정당한 이유의 존재는 회사가 입증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유효한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회계장부·전표와 실제 자금 흐름의 불일치 내역
  • 본인 계좌로 입금된 거래 내역(계좌추적 또는 본인 제출 자료)
  • CCTV, 출입기록, 결제 승인 로그 등 객관적 데이터
  • 본인의 자백 진술서(단,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함)

주의할 점은 본인이 작성한 확인서나 변제각서입니다. 압박 속에서 받아낸 진술은 나중에 "강요당했다"며 증거능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진술을 받을 때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했다는 정황을 함께 남겨야 합니다.

양정 — 소액·초범이면 해고가 과할 수 있다

횡령 금액이 크고 반복적이며 계획적이라면 해고의 정당성은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문제는 소액 횡령입니다. 판례는 횡령 금액이 크지 않고, 근속기간이 길며, 반성하고 즉시 변제한 경우 해고가 과중하다고 본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양정 판단에서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보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횡령 금액과 기간, 반복성과 계획성, 회사에 끼친 실제 손해, 근로자의 지위와 직무의 성격(경리·회계 담당이면 신뢰 위반이 더 무겁게 평가됨), 근속연수와 과거 징계 전력, 변제 여부와 반성 태도입니다.

즉, 같은 100만 원 횡령이라도 자금을 다루는 경리 직원이 반복적으로 빼돌린 경우와, 일반 사원이 우발적으로 한 번 유용한 뒤 즉시 변제한 경우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 — 여기서 대부분 무너진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징계 절차가 규정되어 있다면, 그 절차를 지키지 않은 해고는 그 자체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횡령이 아무리 명백해도 절차를 건너뛰면 부당해고입니다.

  • 징계위원회 개최 — 규정에 있다면 반드시 소집해야 합니다.
  • 소명 기회 부여 — 근로자에게 변명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주어야 합니다.
  • 해고 서면 통지 —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문자·구두 통보는 무효 사유입니다.
  • 징계 시효 — 취업규칙에 징계 시효가 있다면 그 기간 내에 처분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회사가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서면 통지입니다.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근무 태도 불량"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적으면, 나중에 횡령을 이유로 방어하기 어려워집니다.

전망 — 형사와 노동은 별개로 움직인다

한 가지 더 짚겠습니다. 횡령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과 해고의 정당성은 별개입니다.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와도 노동위원회는 별도로 판단하며, 반대로 형사 유죄라도 양정·절차가 잘못되면 해고는 부당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자결제·회계 시스템이 정교해지면서 횡령의 객관적 증거 확보는 쉬워지는 반면,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심사는 오히려 엄격해지는 흐름입니다. 회사로서는 증거 확보와 절차 준수 두 축을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하고, 근로자로서는 자백을 종용받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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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변호사의 코멘트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회사가 횡령 사실에만 집중하다 절차를 소홀히 해서 패소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징계위원회 소집과 서면 통지, 소명 기회 부여는 아무리 사안이 명백해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해고를 준비하거나 통보받으셨다면 처분 전후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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