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의 마음까지 변호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방문판매로 체결한 계약은 원칙적으로 14일 이내에 아무런 이유 없이 청약철회(계약을 없던 일로 되돌리는 것)를 할 수 있습니다. 위약금도, 손해배상도 물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통해 방문판매 청약철회 방법을 명확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사례] 대전에 사는 62세 주부 김모 씨. 어느 날 집으로 찾아온 판매원의 권유로 한 세트에 240만 원짜리 건강매트 렌탈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판매원은 "오늘만 특가"라며 서명을 재촉했고, 김 씨는 얼떨결에 계약서에 사인하고 카드로 24개월 할부 결제를 했습니다. 집에 온 딸이 계약서를 보고 "엄마, 이거 너무 비싸"라고 했고, 계약 5일째 되던 날 김 씨는 취소를 결심했습니다. 판매업체에 전화하니 "이미 개봉했으니 취소 안 된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가능합니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은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합니다. 판매원이 소비자를 직접 찾아와 권유하는 방문판매는 소비자가 충분히 고민할 시간 없이 즉흥적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방문판매법 제8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계약서를 받은 날 또는 상품을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 단순 변심도 이유가 됩니다. "마음이 바뀌었다"만으로 충분합니다.
14일 기산점(시작일)
· 계약서와 상품을 모두 받았다면: 나중에 받은 날부터 14일
· 상품이 계약서보다 늦게 왔다면: 상품 받은 날부터 14일
· 계약서를 아예 못 받았다면: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다시 계산(사실상 기간이 크게 늘어남)
김 씨는 계약 5일째에 취소를 결심했으므로 14일 이내에 해당합니다. 철회가 명백히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 아닙니다. 업체가 흔히 쓰는 대응이지만, 방문판매의 단순 개봉만으로는 청약철회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상품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개봉은 정당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철회가 제한되는 경우는 법에 명확히 정해져 있습니다. 소비자의 사용 또는 소비로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봉한 경우 등입니다. 단순히 매트 포장을 뜯어 확인한 정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철회 제한 사유가 있더라도, 업체가 사전에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철회를 제한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이 고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업체가 상당히 많습니다.
핵심은 철회 의사를 14일 안에 서면으로 발송했다는 증거를 남기는 것입니다. 전화로만 취소를 요구하면 나중에 "들은 적 없다"고 발뺌당할 수 있습니다.
철회가 이루어지면 업체는 대금을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해야 하고, 상품 반환 비용도 업체가 부담합니다. 소비자는 위약금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김 씨는 계약 5일째이므로 14일 요건을 충족합니다. 매트를 개봉한 것만으로 철회가 막히지 않으며, 업체가 철회 제한 사유를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면 더욱 문제되지 않습니다. 김 씨가 해야 할 일은 오늘 당장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접수하는 것입니다. 전화 취소 요청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