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이나 그 가족분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처벌 수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합의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새로운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합의를 하고 싶어서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려고 하는데, 이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안전하게 합의할 수 있을까요?"
상담 현장에서 정말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마음은 급하시겠지만, 잘못된 방식의 접촉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합의 과정에서의 2차 가해 위험성과 안전한 대응 방법을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고인 본인이나 가족이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선의로 시작한 연락이라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심리적 압박이나 공포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사과와 합의를 명목으로 접근하는 행위는 다음과 같은 별도의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합의를 잘 하려다 오히려 2차 가해로 사건이 커지고 형량이 무거워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마음이 급하실수록 신중하셔야 합니다.
안전한 합의의 핵심은 변호인을 통한 간접 접촉입니다. 피고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변호인이 수사기관이나 피해자 측 대리인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안전한 합의 절차
· 변호인이 수사기관(경찰·검찰)이나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합니다.
· 피해자가 접촉에 동의할 경우에만 대화가 시작됩니다.
· 사과문 전달, 합의금 협의 등 모든 과정을 변호인이 대리합니다.
· 피고인은 피해자의 연락처나 주소를 알아내려 해서도 안 됩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그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억지로 접촉을 시도하는 순간 오히려 진정성이 의심받고, 앞서 말씀드린 2차 가해 문제가 발생합니다.
피해자가 끝내 합의를 거부하거나 연락을 원치 않는 경우, 형사공탁 제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2022년부터 시행된 형사공탁 특례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만으로 법원에 합의금 상당액을 맡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은 합의와 완전히 동일한 효과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부가 진지한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의 정황으로 참작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와는 구별됩니다. 따라서 공탁을 하더라도 사과문 작성, 재범 방지 노력 등 다른 양형 요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성범죄 합의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신중하게 진행하셔야 합니다. 피고인의 직접 접촉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큽니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피해 회복 의지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처벌 수위를 좌우하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