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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형사범죄 ·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2026.03.26 조회 8

재심 청구, 억울한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까? 사례로 보는 사유와 절차

장선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헌 · 서울특별시 관악구

확정된 형사 판결이라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판결의 근거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재심 청구를 통해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끝난 재판인데 어떻게 하냐"고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재심이 어떤 경우에 가능하고, 실제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따뜻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건축자재 납품업을 운영하는 A씨(54세, 남성)는 3년 전 거래처 대표 B씨에 대한 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A씨는 당시 B씨가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녹취록과, B씨가 지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A씨는 과연 재심을 청구하여 억울한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까요?

쟁점 1. 어떤 경우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가

재심은 아무 때나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재심 사유를 엄격하게 한정하고 있는데요,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주요 사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주요 재심 사유

  • 증거서류나 증거물이 위조 또는 변조된 것이었음이 증명된 때 (제1호, 제2호)
  • 증인, 감정인 등의 진술이 허위임이 증명된 때 (제3호) -- 위증
  • 무고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증명된 때 (제4호)
  • 유죄 판결의 증거가 된 다른 재판이 확정판결로 변경된 때 (제5호)
  •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 (제7호)

A씨의 경우, 두 가지 방향에서 재심 사유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B씨의 법정 허위 진술이 위증에 해당한다면 제420조 제3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B씨에 대한 위증 유죄 확정판결이나 위증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확정판결이 필요합니다(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 이것이 없더라도, 위증을 한 사람이 사망하거나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 등 확정판결을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다른 증거로 증명하는 것이 허용됩니다(같은 조 제2항).

둘째, 새로 확보한 녹취록과 문자메시지가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에 해당한다면 제420조 제7호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제7호 사유가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데, 여기서 "명백한 새로운 증거"란 확정판결 당시 법원이 알지 못했던 것으로서, 이를 종전 증거와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유죄 인정에 합리적 의심이 생기는 정도의 증거를 의미합니다.

쟁점 2. 재심 청구의 구체적 절차와 기간

재심 청구 절차가 낯설어 막막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나씩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재심 청구서 작성 및 제출
유죄의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합니다. 1심에서 확정되었다면 1심 법원, 항소심에서 확정되었다면 항소심 법원입니다. 재심 청구서에는 재심 사유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2
법원의 재심 개시 여부 심리
법원은 재심 청구가 적법한지, 재심 사유가 소명되는지를 심리합니다. 이 단계에서 증거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심 사유가 인정되면 재심 개시 결정을, 인정되지 않으면 기각 결정을 내립니다.
3
재심 개시 결정 확정 후 재판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해당 사건에 대해 다시 재판이 열립니다. 이 재심 재판은 기존 재판과 동일한 심급에서, 동일한 소송 절차에 따라 진행됩니다. 새로운 증거와 기존 증거를 모두 종합하여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4
형의 집행정지 신청(선택)
재심 청구 중이거나 재심 개시 결정 후에도 기존 판결의 효력은 유지됩니다. 다만 법원에 형의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재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형 집행이 정지됩니다.

A씨의 경우, 상고가 기각되었으므로 사건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법원(대법원이 아닌 항소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게 됩니다. 중요한 점은 유죄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에는 기간 제한이 없다는 것입니다(형사소송법 제424조). 확정 후 3년이 지났더라도, 새로운 증거를 발견한 시점에서 청구가 가능합니다.

쟁점 3. A씨의 새 증거가 "명백한 증거"로 인정될 수 있을까

이 부분이 실무적으로 가장 어려운 쟁점이고, 많은 분들이 기대와 현실의 차이에 힘들어하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되려면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새로운 것일 것 -- 확정판결의 사실심(1심 또는 항소심) 변론종결 이전에 제출되지 않았어야 합니다. 이미 제출했으나 채택되지 않은 증거는 원칙적으로 해당되지 않습니다.

2) 명백할 것 -- 새 증거가 기존 증거와 종합적으로 평가될 때, 유죄 인정에 합리적 의심을 품게 할 정도여야 합니다. 단순히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정상 자료로는 부족합니다.

A씨가 확보한 녹취록과 문자메시지가 B씨의 핵심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고, 당시 재판에서는 존재 자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이라면, "명백한 새로운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녹취록의 내용이 단편적이거나, 이미 재판 과정에서 제출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 재심 개시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보면, 재심 청구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재심 개시 결정을 받는 것이 가장 높은 허들입니다. 법원이 확정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새 증거의 "명백성"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A씨 사례에서 정리할 수 있는 실무적 조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면 그 증거의 진정성(위조가 아닌지, 작성 시점이 언제인지)을 먼저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녹취록이라면 녹취 시점과 대화 상대방, 문자메시지라면 발신일자와 발신자 정보가 명확해야 합니다.

둘째, 재심 청구서를 작성할 때 재심 사유(제3호 위증인지, 제7호 새 증거인지)를 정확히 특정하고, 해당 사유에 맞는 증거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사유를 잘못 특정하면 심리 자체가 길어지거나 기각될 수 있습니다.

셋째, 재심은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서만 가능하며,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사망한 경우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가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24조). 검사도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심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만큼 절차가 엄격하고, 증거의 준비와 법리 구성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억울한 판결로 고통받고 계시다면, 새로운 증거가 재심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장선영
장선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헌 · 서울특별시 관악구
재심 사건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더라도 그것이 법률상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이 결과를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증거 확보 단계부터 법리적 구성을 함께 준비해야 재심 개시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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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는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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