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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일반 손해배상(사고·불법행위·위자료) 2026.09.09 조회 11

타인의 사업 기회 침해, 손해배상 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타인의 사업 기회 침해로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단순히 "저 사람 때문에 계약을 놓쳤다"는 억울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적으로 보호되는 '기회'였는지, 상대의 행위가 위법한지, 그로 인해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최근 스타트업 창업과 프리랜서 경제가 확대되면서 이런 분쟁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공동창업자가 사업 정보를 빼돌려 별도 회사를 차리거나, 거래처를 소개해준 사람이 오히려 그 거래처를 가로채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유형이지만, 정작 배상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사업 기회 침해'는 어떤 법적 성격을 갖는가

우리 민법에는 '사업 기회 침해'라는 독립된 조문이 따로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건은 대부분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 책임을 진다)로 접근합니다.

결론적으로, 사업 기회 침해가 인정되려면 그 기회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어야 합니다. 단순한 기대나 막연한 예상은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직 아무런 협상도 시작하지 않은 잠재 고객을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했다고 해서 곧바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자유경쟁 사회에서 경쟁 자체는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경쟁이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신뢰관계를 배신하거나, 비밀을 부정하게 이용하거나, 기망(속임)을 동원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손해배상 인정을 위한 세 가지 핵심 요건

상담 현장에서 보면, 많은 분들이 이 요건 중 한두 가지를 놓쳐 배상을 받지 못합니다.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1
보호가치 있는 사업 기회의 존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회여야 합니다. 계약 체결이 임박했거나, 실질적 협상이 진행 중이었거나,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 정황이 있어야 인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가해 행위의 위법성
단순 경쟁이 아니라 신의칙 위반, 영업비밀 침해, 배임적 행위 등 위법한 수단이 동원되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사건의 승패를 가릅니다.
3
손해 발생과 인과관계
그 행위 때문에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고, 행위와 손해 사이에 직접적 연결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만 없었어도 계약했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비로소 배상이 논의됩니다. 특히 두 번째 위법성 판단이 가장 어렵습니다. 자유로운 영업 활동과 부정한 침해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되는가

위법성까지 인정되더라도 마지막 관문이 남습니다. 바로 손해액 입증입니다. 사업 기회 침해 사건에서 가장 다툼이 많은 부분이 여기입니다.

일실이익(놓친 이익)의 산정

계약이 성사되었다면 얻었을 이익에서 실제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뺀 순이익을 기준으로 합니다. 다만 미래의 이익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법원은 이를 보수적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IT 개발자가 3천만 원 규모의 외주 계약을 앞두고 있었는데, 동업자가 발주처에 허위 정보를 흘려 계약이 무산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배상액은 3천만 원 전액이 아니라, 그 계약으로 실제 남았을 순이익 부분으로 제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리하면, 손해액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으면 법원은 민법상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에 따라 제반 사정을 참작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청구액보다 훨씬 낮게 인정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실무 대응,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이 분야를 다루면서 확실히 느끼는 점은, 증거가 사건의 8할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사업 기회가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상대가 어떤 부정한 수단을 썼는지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법정에서 힘을 쓰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협상 과정을 담은 이메일과 메신저 대화, 계약 직전 단계임을 보여주는 견적서나 제안서, 상대방의 배신 행위를 드러내는 정황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특히 공동사업이나 동업 관계에서는 서면 약정과 비밀유지 조항이 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전망을 말씀드리면, 무형의 사업 가치와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이런 유형의 분쟁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유경쟁의 원칙과 부정한 침해의 구분선도 점차 정교해질 것입니다.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면, 감정적 대응보다 요건 충족 여부를 냉정하게 점검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사업 기회 침해 사건은 위법성 입증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단순 경쟁이 아니라 신뢰 배신이나 부정한 수단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핵심입니다. 협상 기록과 서면 약정을 미리 확보하시고, 계약 무산 직후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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