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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반려동물이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족처럼 지내온 아이를 잃거나 큰 후유증을 겪게 되면 마음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그 과정에서 반려동물 진료 과실이 아닐까 의심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진료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모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이 앞서기 쉬운 상황일수록,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차분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7가지 항목을 하나씩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진료기록부(차트, 검사결과, 처방 내역)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병원은 진료기록을 작성·보존할 의무가 있으며, 보호자는 그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기록에는 어떤 검사를 했는지, 어떤 약을 얼마나 투여했는지, 수술 경과는 어땠는지가 담겨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록이 수정되거나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수의사의 잘못(주의의무 위반)과 반려동물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원인과 결과의 연결)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오진이나 잘못된 투약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아이의 악화나 사망의 직접적 원인인지가 핵심입니다. 기저질환이 이미 심각했던 경우처럼, 결과가 진료와 무관하게 발생했다면 책임 인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수술이나 위험한 처치 전에는 예상되는 위험, 부작용, 대체 치료법 등을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 설명의무라고 합니다.
충분한 설명 없이 시술이 이뤄졌고, 만약 제대로 설명을 들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 판단되는 경우, 설명의무 위반이 손해배상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동의서에 서명했더라도 형식적 서명에 불과했다면 설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병원과 주고받은 문자, 카카오톡, 통화 녹음, 진료비 영수증을 삭제하지 말고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진료 당시 아이의 상태를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남겨두면 좋은 것들
· 병원과의 문자·메신저 대화 전체
· 진료 전후 반려동물 상태 사진·영상
· 진료비 결제 내역과 영수증
사망 원인을 두고 병원과 다툼이 있다면, 부검이나 다른 수의사의 소견 같은 객관적 자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진료 과실 여부는 결국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검은 시점을 놓치면 진행이 어렵습니다. 사망 직후라면 감정이 힘드시더라도, 원인 규명을 원하신다면 이 부분을 빠르게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은 물건(재물)으로 취급되어, 손해배상액이 진료비와 반려동물의 교환가치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가 느끼는 상실감에 비해 인정되는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의 과실 정도가 중하거나 설명의무 위반이 명백한 경우, 보호자 본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거 확보도, 청구도 어려워집니다.
슬픔이 채 가라앉기 전에 절차를 서두르기는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진료 과실이 의심된다면, 감정을 추스르는 동안에도 기본 자료만은 미리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