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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M&A·기업실사·주식·자산양수도
기업·사업 · M&A·기업실사·주식·자산양수도 2026.09.16 조회 4

주식 양수도 계약 해제, 계약금 몰취는 정당한가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소 제조업체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3억 원을 지급한 인수인이, 실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부실한 재무 상태를 발견하고 계약을 접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매도인은 계약금 몰취를 주장하며 3억 원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반대로 매도인 측에서는 인수인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도 흔합니다. 이처럼 주식 양수도 계약 해제를 둘러싼 분쟁은 M&A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뤄지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경영권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런 유형의 분쟁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계약금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만큼, 몰취 여부에 따라 당사자가 입는 손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계약금은 왜 몰취될 수 있는가

주식 양수도 계약에서 지급되는 계약금은 원칙적으로 '해약금'(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 돈)으로 추정됩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르면,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그 배액(두 배)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즉 인수인이 단순한 변심으로 거래를 그만두려 한다면,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마음을 바꾸면 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줘야 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실사에서 문제를 발견했으니 계약금을 당연히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해약금 해제의 기본 구조

· 매수인이 해제 → 계약금 포기

· 매도인이 해제 → 계약금의 배액 상환

· 단,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한 후에는 이 방법으로 해제 불가

몰취가 정당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계약금은 무조건 몰취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반전이 여기에 있습니다.

첫째, 거래 무산의 책임이 매도인에게 있는 경우입니다. 앞선 사례처럼 매도인이 재무 상태나 우발채무(장부에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부채)를 은폐했거나, 진술 및 보장(계약서상 매도인이 회사 상태에 대해 사실이라고 약속한 조항)을 위반했다면 인수인은 채무불이행 또는 기망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계약서에 계약금을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명시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계약금은 해약금이 아니라 위약벌이나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기능하며, 그 금액이 과도하게 크다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565조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의 근거 조항
제398조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근거 조항

실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점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분쟁의 성패가 결국 계약서 문언에서 갈린다는 것입니다. 같은 '계약금'이라도 계약서에 어떻게 규정되어 있느냐에 따라 해약금인지, 위약금인지, 손해배상 예정인지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몰취 가능 여부와 금액이 완전히 뒤바뀝니다.

특히 실사 결과에 따른 해제권을 계약서에 명시했는지, 진술 및 보장 위반 시의 구제 수단을 규정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런 조항이 없다면 실사에서 부실을 발견하더라도 단순 변심과 구별되지 않아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매도인이 명의개서 준비를 마쳤거나 인수인이 잔금 일부를 지급했다면, 해약금에 의한 단순 해제는 더 이상 불가능해집니다.

분쟁의 흐름과 전망

M&A 거래 규모가 커지고 스타트업 지분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계약금 몰취 분쟁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최근 실무 경향을 보면, 법원은 계약금 몰취 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거래 무산의 실질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계약금 액수가 손해에 비해 지나치게 큰지를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결국 주식 양수도 계약에서 계약금 몰취를 둘러싼 다툼은 '계약서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했는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거래에 착수하기 전 계약금의 법적 성격, 해제 요건, 위약금 규정을 명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계약금 분쟁은 계약서 문언 한 줄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계약금을 해약금으로 둘지 위약금으로 명시할지, 실사 후 해제권을 넣을지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나뉩니다. 거래 착수 전 계약서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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