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오랜 기간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시다가 퇴직을 앞두신 분들 중에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인맥을 살려 고문계약이나 자문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재직 중 서명했던 서류를 다시 꺼내 보시면 '경업금지' '겸업금지' 같은 조항이 눈에 띄어 마음이 무거워지시곤 합니다. 오늘은 임원 고문계약 제한과 경업금지 약정을 둘러싼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업금지 약정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활동이 막힌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경업금지 약정은 유효성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경업금지 약정이 근로자(임원 포함)의 직업 선택의 자유와 생존권을 제한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무제한으로 효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즉, 약정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고문계약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약정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정해졌는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 판단 기준
임원(등기임원 또는 사실상 경영에 참여한 고위직)은 일반 근로자보다 회사의 핵심 정보와 영업비밀에 접근할 기회가 많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임원에 대한 경업금지 약정이 일반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임원이라는 지위 자체만으로 모든 활동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실제로 어떤 정보를 다루었고, 고문계약을 맺으려는 회사와 어느 정도의 경쟁 관계가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담당했던 사업 분야와 전혀 다른 영역에서 자문 활동을 한다면 경업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고문 활동을 고민하신다면, 다음 사항들을 미리 점검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기간경업금지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이미 도과했는지 확인합니다. 통상 1~2년 범위를 넘어서면 과도하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보상경업을 제한하는 대신 별도의 보상금이나 위로금을 받았는지 확인합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제한만 부과된 경우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범위새로 맺으려는 고문계약이 실제로 전 직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지, 담당 업무와 겹치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봅니다.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과 별개로, 전 직장의 영업비밀(고객 명단, 기술 자료, 미공개 사업 계획 등)을 새 회사에서 활용하는 것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별도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업금지 기간이 지났거나 약정이 무효라 하더라도, 재직 중 알게 된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사용하면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고문 활동을 하시더라도 전 직장의 비밀 정보를 전달하거나 활용하는 일은 삼가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임원 퇴직 후 고문계약이 무조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업금지 약정의 구체적 내용과 영업비밀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걱정만 하며 기회를 놓치기보다, 본인의 약정서 내용을 정확히 검토받아 보시는 것이 안심하고 새 출발을 하는 첫걸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