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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2026.09.30 조회 6

보이스피싱 인출책·모집책 처벌, 나도 모르게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김성관 변호사
법률사무소 화쟁 · 경기도 수원시

최근 몇 년간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화·분업화되면서, 정작 처벌을 받는 사람은 총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던 인출책과 모집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검거되는 인원의 상당수가 20~30대 청년이고, 그중에는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연을 접할 때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고액 일당, 간편한 업무라는 말에 이끌려 일을 시작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고 당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인출·전달·계좌 모집 등의 역할을 한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그리고 진심으로 몰랐던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인출책·모집책, 실제로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먼저 걱정되시는 부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돈을 직접 인출하거나 전달한 인출책, 그리고 통장이나 사람을 모집한 모집책은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범죄로 얻은 돈을 옮기는 과정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하거나 모집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도 함께 문제됩니다. 즉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로 동시에 걸리는 구조라, 초범이라 하더라도 결코 가볍게 끝나지 않습니다.

인출책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ATM이나 창구에서 현금으로 뽑아 조직에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피해 금액이 곧바로 특정되기 때문에, 실제 재판에서 형량이 무겁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집책

통장(대포통장)이나 인출·현금수거 인력을 끌어모으는 역할입니다. 여러 건에 연루될 수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지기 쉽고, 조직 내 기여도가 높다고 평가되면 가담 정도를 중하게 봅니다.

"몰랐다"는 주장, 정말 통할까요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저는 정말 보이스피싱인지 몰랐습니다"라는 호소입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다만 법적으로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법원은 미필적 고의(범죄일 수도 있다는 점을 어렴풋이 인식하고도 감수한 마음 상태)를 폭넓게 인정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회사라면 있을 수 없는 방식으로 현금을 뽑아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시세를 크게 벗어난 일당을 받았거나, 신분을 숨기고 연락한 정황이 있다면 "의심할 수 있었는데도 눈감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범죄를 인식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다면,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다투어 무혐의 또는 감형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결국 관건은 가담 시점에 어떤 인식이 있었는지이며, 이는 채용 경위, 대화 내용, 업무 지시 방식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입증됩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양형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요소들

같은 인출책이라도 처벌 수위는 천차만별입니다. 실무에서 형량을 가르는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담 정도와 기간 — 단발성으로 한두 번 관여했는지, 지속적·조직적으로 활동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 피해 금액과 피해 회복 — 피해자에게 실제로 돌아간 손해가 얼마인지, 그리고 피해 변제와 합의가 이루어졌는지가 감형의 핵심입니다.

3. 수사 협조 여부 — 조직의 실체와 상선(윗선)에 대해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협조한 태도는 유리하게 반영됩니다.

4. 초범 여부와 반성 — 전과가 없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정황은 참작 사유가 됩니다.

특히 피해자와의 합의는 실무에서 형량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인출책 개인이 전체 피해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자신의 가담 범위 내에서 현실적인 합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당부의 말씀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처벌 강도 역시 갈수록 무거워지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단순 가담자에게 집행유예가 비교적 폭넓게 선고되었다면, 최근에는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나는 심부름만 했을 뿐"이라는 인식만으로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입니다.

혹시 이미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겁이 나서 연락을 피하거나 사실을 감추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인식과 가담 경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무심코 한 진술 하나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정확한 소명이 결과를 크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차분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대응하시길 바랍니다.

김성관
김성관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화쟁 · 경기도 수원시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인출책·모집책 사건은 초기 진술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몰랐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하고, 피해 회복 방안도 함께 준비하셔야 합니다. 수사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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