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최근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그대로 복제한 뒤 이를 이용해 금전을 요구하는 AI 음성 합성 사기가 늘고 있습니다. 불과 몇 초 분량의 음성만 있어도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목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서, 피해 규모와 수법이 함께 고도화되는 양상입니다. 이 글에서는 AI 음성 합성 사기와 관련해 처벌과 대응을 검토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겠습니다.
딥보이스(deep voice, 인공지능으로 특정인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기술)를 이용한 범죄는 기존 보이스피싱보다 피해자가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초기 대응이 사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AI 음성으로 상대를 속여 돈을 이체받았다면 기본적으로 형법상 사기죄(제347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가 성립합니다. 조직적으로 전화를 이용했다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특별법이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순 금전 요구가 아니라 협박이 더해진 경우라면 공갈죄 검토도 필요합니다.
타인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초상·음성에 관한 인격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를 이용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성적 콘텐츠를 만든 경우에는 별도의 형사책임이 발생합니다. 즉 사기 성립 여부와 음성 합성 행위의 위법성은 나누어 판단해야 합니다.
AI 음성 사기는 증거가 휘발되기 쉽습니다. 통화 녹취, 문자·메신저 대화, 송금 내역, 상대방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캡처 형태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특히 음성 파일이 남아 있다면 삭제하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돈을 이체했다면, 가장 먼저 해당 은행 또는 금융감독원(1332)에 연락해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신고가 빠를수록 계좌에 자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피해 회수 가능성도 커집니다. 지급정지는 시간 싸움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형사 신고(사이버수사대 또는 112)는 가해자 처벌을 위한 절차이고, 이체한 돈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민사 문제입니다. 형사 처벌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피해금이 자동으로 반환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I 음성 사기 조직에서 계좌를 빌려주거나 현금을 인출·전달한 경우, 본인은 단순 심부름이라 생각하더라도 사기방조 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지점에서 억울하게 연루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담 경위와 고의 여부를 정확히 소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수사 초기의 진술과 제출 자료는 이후 사건 방향에 큰 영향을 줍니다. 피해자라면 시간 순서대로 피해 경위를 정리하고, 연루가 의심되는 입장이라면 섣부른 진술보다 사실관계를 먼저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AI 음성 합성 사기는 사기죄를 중심으로 하되, 음성 복제의 위법성, 조직 가담 여부, 피해금 회수 절차가 각각 별개의 쟁점으로 작동합니다. 피해자든 연루가 의심되는 입장이든, 증거 보존과 지급정지 등 초기 대응의 신속성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상황을 쟁점별로 나누어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