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한 어머니가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대학생 아들이 성범죄 피의자로 입건되었는데, 정작 그분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수사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들의 실명과 집 주소, 그리고 가족들의 직장까지 낱낱이 올라온 글이었습니다. 성범죄 피의자 가족이 겪는 2차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며,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피의자 가족이 신상 유포와 허위사실 유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례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40대 자영업자 B씨의 아들(23세, 대학생)은 준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수사 초기 단계였습니다. 그런데 지역 맘카페와 익명 커뮤니티에 아들의 실명, B씨가 운영하는 가게 상호, 가족사진까지 게시되었고 "이런 집안 물건 사지 말자"는 댓글이 수백 개 달렸습니다. B씨의 매출은 한 달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고, 둘째 아이는 학교에서 수군거림에 시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범죄 피의자니까 신상을 공개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십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 사인(私人)이 피의자의 신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의 피의자는 아직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아닙니다.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본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가족까지 포함한 신상 공개는 다음과 같은 법적 책임을 발생시킵니다.
특히 가족은 사건의 당사자조차 아닙니다. 아들의 혐의와 무관한 B씨 본인이나 둘째 아이의 신상을 공개한 것은 명백한 권리 침해로, 유포자가 "정의 구현"을 주장하더라도 위법성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2차 피해 대응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게시물이 확산되기 전에 초기 대응을 한 경우와 방치한 경우의 결과 차이가 매우 큽니다. B씨의 경우 다음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첫째, 증거 보전입니다. 삭제되기 전에 게시물 URL, 작성 일시, 작성자 아이디, 댓글 내용을 화면 캡처하고 가능하면 공증이나 내용 기록을 남겨둡니다. 게시물은 순식간에 삭제·수정될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확보해야 합니다.
둘째, 플랫폼에 삭제·임시조치를 요청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권리침해를 당한 사람은 포털·커뮤니티 운영자에게 게시물 삭제 또는 접근 차단(임시조치)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요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조치할 의무가 있습니다.
셋째, 형사 고소와 발신자 정보 확보입니다. 익명 게시자라도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접속기록 요청을 통해 특정이 가능합니다. 명예훼손·모욕으로 고소를 진행하면 경찰이 IP 추적 등을 거쳐 작성자를 특정합니다.
실무 팁
단순히 "기분 나쁜 댓글"과 법적으로 처벌 가능한 게시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적 비난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실명·주소 등 신상정보가 특정된 게시물과 영업 방해로 이어진 핵심 게시물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2차 피해에 직면하면 가족들은 억울함에 직접 해명 글을 쓰거나 유포자와 댓글로 다투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본 사건과 2차 피해 대응을 분리해야 합니다. 아들의 성범죄 사건 방어는 그것대로 진행하되, 신상 유포에 대한 대응은 별개의 법적 절차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온라인에서 감정적으로 반박하지 않아야 합니다. 가족의 반박 글이 다시 캡처되어 2차 확산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미성년 자녀가 피해를 입는 경우 학교 측에 상황을 알리고 보호 조치를 요청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사회적 비난이 거센 만큼 가족에게 향하는 2차 피해도 거칠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 그리고 사건과 무관한 가족에게도 법은 보호 수단을 분명히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증거를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절차를 밟아 나가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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