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검토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개념이 바로 전파 가능성입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 '공연히(公然)'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공연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전파 가능성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파 가능성이 부정되면 아무리 모욕적이고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도 명예훼손죄로는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고소 전에 전파 가능성 관련 쟁점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아래 6가지 항목을 순서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수에게 직접 전달되었다면 공연성은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문제는 한 명에게만 말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그 한 명이 다시 타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따지게 되며, 단 한 명에게 말했어도 전파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발언을 들은 사람이 피해자의 가족이거나,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는 직업(예: 변호사, 의사)이거나, 발언자와 특별히 가까운 사이라면 전파 가능성이 낮게 평가됩니다. 반대로 서로 모르는 사이거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 전파 가능성이 높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단둘이 있는 폐쇄된 공간이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카페, 사무실, 단체 채팅방 등은 전파 가능성이 높게 인정되는 환경에 해당합니다. 상황의 공개성 정도가 공연성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단체 채팅방이나 SNS 게시글은 그 자체로 다수가 열람할 수 있어 공연성이 폭넓게 인정되는 영역입니다. 비공개 그룹이라도 참여자가 복수라면 전파 가능성이 긍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온라인 게시물이 캡처되어 재유포되는 경우가 많아 공연성 인정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명예훼손죄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해야 성립합니다. 단순한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모욕적 언사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죄)의 영역입니다. 어떤 죄목으로 접근할지는 발언 내용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고소 전 정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발언 당시 누가 몇 명이나 있었는지, 어떤 경위로 퍼졌는지를 입증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녹음, 대화 캡처, 목격자 진술 등이 전파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정황만으로는 공연성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전파 가능성은 발언을 들은 사람의 수, 그 사람과 당사자의 관계, 발언이 이루어진 장소의 개방성, 전달 수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전파 가능성이 긍정되기 쉬운 경우
·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제3자에게 말한 경우
· 공개된 장소나 단체 대화방에서 발언한 경우
· 비밀 유지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전달한 경우
전파 가능성이 부정되기 쉬운 경우
· 피해자의 가까운 가족에게만 말한 경우
· 비밀 유지를 약속하거나 지킬 의무가 있는 사이
· 외부와 단절된 상황에서 단 한 사람에게만 전달
다만 위 기준은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며, 구체적 사안의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같은 '한 명에게 말한 경우'라도 그 한 명이 누구인지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소를 준비할 때는 이 6가지 항목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