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전세로 5년째 살고 있는 40대 직장인 A씨는 계약 갱신 시기가 다가오자 집주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보증금을 4,000만 원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기존 보증금 3억 원에서 3억 4,000만 원으로, 약 13% 이상의 인상이었습니다. A씨는 당황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보증금 인상 제한이 있다고 들었는데, 집주인이 제시한 금액이 적법한 것인지 도저히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택 임대차 갱신 시 보증금은 최대 얼마까지 올릴 수 있나요?"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보증금 증액은 기존 보증금의 5% 이내로 제한됩니다. A씨의 경우라면 3억 원의 5%인 1,500만 원까지만 인상이 가능합니다. 4,000만 원 인상 요구는 법적 한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가 핵심 근거입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차임(월세)이나 보증금의 증액을 청구할 때, 직전 계약 대비 100분의 5(5%)를 초과하지 못합니다.
적용 공식:
증액 한도 = 직전 보증금 x 5%
예시) 보증금 3억 원인 경우
3억 원 x 5% = 1,500만 원
따라서 갱신 후 보증금 상한 = 3억 1,500만 원
다만, 이 5% 상한은 임대차 계약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 아니라 법률상 강제 상한입니다. 설령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하여 5%를 초과하는 증액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초과 부분은 효력이 없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이 사실을 모르고 집주인이 요구하는 대로 증액에 동의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가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5% 증액 상한은 모든 갱신에 자동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A씨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A씨는 아직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보증금 인상은 최대 1,500만 원까지만 가능하고, 집주인의 4,000만 원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분쟁 포인트가 바로 "어떤 시점의 보증금을 기준으로 5%를 계산하느냐"입니다.
기준은 직전 계약의 보증금입니다. 예를 들어 최초 계약 당시 보증금이 2억 5,000만 원이었고, 첫 갱신 때 2억 7,000만 원으로 올렸다면, 두 번째 갱신 시 증액 기준은 2억 7,000만 원이 됩니다. 최초 계약의 2억 5,000만 원이 아닙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 증액 청구는 임대차 계약 또는 약정한 차임 등의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다시 할 수 없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제2항) 즉, 보증금을 올린 지 1년이 지나야 다시 증액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월세를 보증금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적용되는 전환율도 법률로 제한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에 따르면,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전환율)은 아래 두 가지 중 낮은 비율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75%라면, 2.75% + 2% = 4.75%와 연 10% 중 낮은 4.75%가 전환율 상한이 됩니다. 보증금 1,000만 원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연 47만 5,000원, 월 약 3만 9,500원을 초과하여 월세를 책정할 수 없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집주인이 "5% 이상 못 올려줄 거면 나가라"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 내라면, 임대인은 법에서 정한 거절 사유(실거주, 2기 이상 차임 연체, 동의 없는 전대 등)가 없는 한 갱신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만약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을 거절하거나 5%를 초과하는 금액을 고집한다면, 다음과 같은 대응이 가능합니다.
A씨는 결국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통보했고, 보증금은 법정 상한인 1,500만 원만 인상하여 3억 1,500만 원에 갱신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아는 것, 그리고 그 권리를 제때 행사하는 것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행사해야 한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