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형사전문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명예훼손 합의금은 정해진 공식이 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평균 300만 원", "최소 500만 원" 같은 숫자는 맥락 없이 반복된 정보일 뿐, 실무에서 합의금 수준은 사건의 유형, 피해 정도, 가해자의 전과, 그리고 협상 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오늘은 명예훼손 합의금의 현실적 범위와,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하겠습니다.
합의금 수준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사건의 유형과 심각도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 모욕 · 경미한 명예훼손
일회성 댓글, 지인 간 험담 등 피해 범위가 좁고 전파성이 낮은 경우입니다. 초범이고 반성을 보이면 100만 원대에서 합의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온라인 게시글 · 커뮤니티 유포
불특정 다수가 열람 가능한 커뮤니티, SNS, 블로그 등에 허위사실 또는 비방 글을 게시한 경우입니다. 조회수, 공유 횟수, 삭제 여부가 금액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허위사실 적시 · 직업적 피해 발생
피해자가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사업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유포한 경우입니다. 형법 제307조 제2항(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면 법정형 자체가 무거워지므로 합의금도 올라갑니다.
언론 보도 · 대규모 유포
유튜브, 언론 기사, 대형 커뮤니티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진 사건입니다. 피해자가 공인이거나 사회적 평판 훼손이 심각하면 합의금이 수천만 원을 넘는 경우도 실무에서 확인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명예훼손 합의금 얼마"라는 질문에 하나의 숫자로 답할 수 없습니다. 위 범위는 실무에서 빈번하게 형성되는 구간일 뿐이며, 개별 사건의 6~7가지 변수에 따라 위아래로 크게 움직입니다.
같은 유형의 명예훼손이라도 합의금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이유는 아래 변수들 때문입니다.
합의는 단순히 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닙니다. 절차를 잘못 밟으면 합의 후에도 처벌이 이루어지거나, 민사소송이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주의: 정보통신망법 제70조(사이버 명예훼손)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를 하더라도 검찰이 기소할 수 있으므로, 합의서 문구와 제출 시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합의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이 문구가 없으면 합의 후에도 별도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합의금은 반드시 계좌이체로 지급하고, 합의서 원본은 양측이 각 1부씩 보관하세요. 현금 지급은 입증이 어려워 분쟁 소지가 됩니다.
셋째, 게시글 삭제 의무, 동일 내용 재게시 금지 조항, 위반 시 위약금 조항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했는데 같은 글이 다시 올라오는 일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넷째, 합의 시점이 빠를수록 금액이 낮고, 기소 후 또는 1심 재판 중이면 금액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수사 초기에, 피해자 입장에서는 기소 직전이 협상에 유리한 시점입니다.
합의가 결렬되면 형사 절차가 그대로 진행됩니다. 검찰 송치 후 기소되면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피해자는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형사 벌금과 민사 배상금은 별개입니다. 벌금 300만 원을 내고도 민사에서 500만 원을 추가로 배상한 사례는 실무에서 상당히 많습니다. 결국 합의가 양측 모두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해자에게는 전과 기록 방지, 피해자에게는 빠른 보상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금액 선에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