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45세 C씨는 작업 중 발판이 무너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수술을 받고 산재보험으로 치료를 이어가던 중, 회사로부터 예상치 못한 통보를 받았습니다. "치료가 길어지니 더 이상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해고 예고였습니다. C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목발 없이는 걸을 수도 없는 상태에서, 직장까지 잃게 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이처럼 산재 치료 중 해고 통보를 받고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로기준법은 산재 치료 기간과 그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해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보호 규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제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매우 명확합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핵심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해고가 금지되는 기간
1)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치료) 기간 전체
2) 요양 종결 후 30일간
즉, 산재 승인을 받아 치료를 받는 동안은 물론이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30일이 지나야 비로소 해고의 절차적 요건이 갖춰지는 것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평균임금 1,340일분)을 지급한 경우에는 해고 제한이 해제됩니다. 또한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폐업 등)에도 예외가 인정됩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이 예외가 적용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업무 중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산재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해야 합니다. 사업주가 협조하지 않더라도 근로자 본인이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산재 승인이 되면 치료 기간 동안 해고 제한 기간이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이 기간에는 휴업급여(평균임금의 약 70%)가 지급되며, 회사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 기간 중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즉시 기록을 남기고 대응 준비를 해야 합니다.
주치의가 더 이상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치료가 종결됩니다. 후유장해가 남아 있으면 장해등급 판정(1~14급)을 받게 되며, 이에 따라 장해급여가 지급됩니다. 치료 종결일로부터 30일간은 여전히 해고가 제한되는 기간입니다.
치료가 종결되면 원칙적으로 원래 직장에 복귀해야 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는 사업주에게 원직복직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만약 회사가 복직을 거부하거나 해고 제한 기간 중 해고를 강행했다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C씨의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만약 회사가 산재 치료 기간 중 또는 치료 종결 후 30일 이내에 해고를 강행한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07조).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위반 유형들
- 치료 중 "권고사직" 형태로 자발적 퇴직을 종용하는 경우
- 산재 신청 자체를 방해하여 요양 기간을 인정받지 못하게 하는 경우
- 치료 종결 직후(30일 이내) 계약 만료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 복직 후 의미 없는 보직으로 전환하여 자진 퇴사를 유도하는 경우
이러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해고 통보 문자메시지, 이메일, 녹취, 목격자 진술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면, 이후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나 형사고소 절차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1. 산재 불승인이라도 해고 제한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불승인 처분을 받았더라도, 실제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면 해고 제한은 유효합니다. 불승인에 대한 심사청구(90일 이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해고는 무효가 됩니다.
2. 계약직 근로자도 보호 대상입니다
기간제 근로자라 하더라도 산재 치료 기간 중에는 해고 제한이 적용됩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산재 치료 기간 및 그 후 30일간은 갱신 거절이 해고 제한 취지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3. 일시보상을 받았다면 해고 제한이 해제됩니다
요양 개시 후 2년이 경과해도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지 않는 경우, 사용자가 평균임금 1,340일분의 일시보상을 지급하면 이후 해고가 가능해집니다. 다만 산재보험에서 장해보상연금 수급자는 일시보상을 받은 것으로 간주(근로기준법 제84조 단서)되므로, 이 부분은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복직 후에도 보호는 계속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재 근로자가 원래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직장복귀 지원을 해야 하며, 원래 업무가 어려울 경우 적절한 업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최대 1,000만 원) 부과 대상입니다.
C씨는 결국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진행했고, 노동위원회는 해고 제한 기간 중 이루어진 해고가 무효라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C씨는 복직과 함께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도 소급하여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법이 정해둔 보호 장치를 정확히 알고, 제때 적절한 절차를 밟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