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표이사가 직원 임금을 체불하면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법인이라고 해서 대표 개인이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이 부분을 오해하는 사업주가 상당히 많습니다. 가상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과 처벌 수위, 그리고 양측 모두의 대응 방법을 정리합니다.
가해자: 서울 마포구 소재 IT 스타트업 '테크브릿지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모 씨(41세)
피해자: 개발팀 소속 직원 C씨(29세, 근속 1년 8개월)
체불 내역: 2024년 6월~9월 임금 총 1,520만 원 + 연장근로수당 약 380만 원 미지급
경과: C씨는 수차례 독촉 후 2024년 10월 관할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후 형사고소까지 진행했습니다.
김 대표는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 못 준 것이지, 고의가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 쟁점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면, 성립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09조는 임금(제36조), 휴업수당(제46조), 퇴직급여 등을 지급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은 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급하지 않은 자'는 실제 임금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를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정의합니다. 법인의 경우 사업주는 법인 자체이지만, 대표이사는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로서 형사책임을 집니다.
김 대표 사건에서도 법인인 테크브릿지 주식회사와 김 대표 개인 양쪽 모두 피고소인이 되었습니다. "법인 일이니 내 개인 책임이 아니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결론은 원칙적으로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불가항력'에 의한 경영장애 등으로 지급 능력이 전혀 없는 경우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법원은 다음 요건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김 대표의 경우, 체불 기간 동안에도 본인 법인카드로 월 200만 원 이상의 업무 외 지출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자금난에 의한 불가항력"이라는 주장은 사실상 통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임금보다 다른 채무를 우선 변제했다면 임금체불의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임금체불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실무에서의 처벌 수위는 체불 금액, 체불 기간, 피해 근로자 수, 전과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양형 기준 (실무 경향)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임금체불죄는 반의사불벌죄(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입니다. 피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되었더라도 공소가 기각됩니다.
다만 2012년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 적용에 제한이 생겼습니다.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횟수가 2회 이상이고, 임금 등의 총액이 2,000만 원 이상인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상습적이고 고액인 체불은 피해자가 합의해도 처벌이 진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김 대표의 체불 총액은 약 1,900만 원으로 2,000만 원 미만이었지만, 만약 다른 퇴직 직원의 미지급 퇴직금까지 합산되면 이 기준을 초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취해야 할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퇴직 후 체불임금 청구의 소멸시효는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입니다. 시효가 지나면 민사적으로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대로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이사 입장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경영이 어려워 당장 임금 전액 지급이 곤란하다면, 근로자와 서면으로 분할 지급 합의를 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아무런 소통 없이 버티는 것은 형사처벌 리스크만 키우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김 대표 사건은 노동청 조사 과정에서 체불 사실이 확인되었고, 시정기한 내 미지급되어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이후 김 대표가 체불 임금 전액과 지연이자(퇴직 근로자 기준 연 20%)를 지급하고, C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서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종결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