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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임금체불·수당·퇴직금
노동 · 임금체불·수당·퇴직금 2026.03.21 조회 0

대표이사 임금체불 형사책임, 실제 사례로 본 처벌 수위와 대응법

장선영 변호사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표이사가 직원 임금을 체불하면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법인이라고 해서 대표 개인이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이 부분을 오해하는 사업주가 상당히 많습니다. 가상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과 처벌 수위, 그리고 양측 모두의 대응 방법을 정리합니다.

사건 개요 - C씨의 임금체불 신고

가해자: 서울 마포구 소재 IT 스타트업 '테크브릿지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모 씨(41세)

피해자: 개발팀 소속 직원 C씨(29세, 근속 1년 8개월)

체불 내역: 2024년 6월~9월 임금 총 1,520만 원 + 연장근로수당 약 380만 원 미지급

경과: C씨는 수차례 독촉 후 2024년 10월 관할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후 형사고소까지 진행했습니다.

김 대표는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 못 준 것이지, 고의가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 쟁점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쟁점 1. 법인 대표이사에게 개인 형사책임이 성립하는가

핵심만 말씀드리면, 성립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09조는 임금(제36조), 휴업수당(제46조), 퇴직급여 등을 지급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은 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급하지 않은 자'는 실제 임금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를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정의합니다. 법인의 경우 사업주는 법인 자체이지만, 대표이사는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로서 형사책임을 집니다.

근로기준법 제115조(양벌규정)에 따르면, 법인의 대표자가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인 대표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합니다. 즉 대표이사 개인과 법인 모두 처벌 대상이 됩니다.

김 대표 사건에서도 법인인 테크브릿지 주식회사와 김 대표 개인 양쪽 모두 피고소인이 되었습니다. "법인 일이니 내 개인 책임이 아니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쟁점 2. 자금난은 면책 사유가 되는가

결론은 원칙적으로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불가항력'에 의한 경영장애 등으로 지급 능력이 전혀 없는 경우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법원은 다음 요건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 경영악화가 외부적·객관적 사정에 의한 것인지
  • 대표이사가 임금 지급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 회사 자금을 다른 용도(대표이사 개인 채무, 접대비 등)에 우선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 자산 매각, 대출 등 가능한 자금 조달 수단을 모두 시도했는지

김 대표의 경우, 체불 기간 동안에도 본인 법인카드로 월 200만 원 이상의 업무 외 지출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자금난에 의한 불가항력"이라는 주장은 사실상 통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임금보다 다른 채무를 우선 변제했다면 임금체불의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쟁점 3. 처벌 수위와 반의사불벌죄 적용

임금체불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실무에서의 처벌 수위는 체불 금액, 체불 기간, 피해 근로자 수, 전과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양형 기준 (실무 경향)

  • 초범 + 소액 체불: 벌금 100만~300만 원 수준
  • 초범 + 다수 근로자 + 수천만 원 체불: 벌금 500만~1,000만 원 또는 징역형 집행유예
  • 재범(2회 이상 처벌 전력): 징역형 선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짐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임금체불죄는 반의사불벌죄(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입니다. 피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되었더라도 공소가 기각됩니다.

다만 2012년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 적용에 제한이 생겼습니다.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횟수가 2회 이상이고, 임금 등의 총액이 2,000만 원 이상인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상습적이고 고액인 체불은 피해자가 합의해도 처벌이 진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김 대표의 체불 총액은 약 1,900만 원으로 2,000만 원 미만이었지만, 만약 다른 퇴직 직원의 미지급 퇴직금까지 합산되면 이 기준을 초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근로자 측 실무 대응 방법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취해야 할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 - 증거 확보: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출퇴근 기록, 연장근로 내역, 카카오톡 독촉 대화 등을 모두 저장합니다.
  • 2단계 - 관할 고용노동청 진정: 사업장 소재지 관할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접수합니다. 비용은 무료이며, 접수 후 약 2~4주 내 조사가 시작됩니다.
  • 3단계 - 형사고소: 노동청 진정과 별도로, 또는 노동청에서 시정명령 불이행 시 검찰 송치됩니다. 직접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 4단계 - 민사소송 또는 체불임금 소액재판: 체불액이 3,000만 원 이하이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활용해 신속하게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 후 체불임금 청구의 소멸시효는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입니다. 시효가 지나면 민사적으로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용자 측이 알아야 할 리스크

반대로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이사 입장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 형사 전과 기록: 임금체불로 벌금형만 받아도 전과 기록이 남습니다. 향후 사업 인허가, 정부 입찰 등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명단 공개: 고용노동부는 체불 사업주 명단을 공개합니다. 체불 발생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하고 체불액이 2,000만 원 이상이면 대상이 됩니다.
  • 출국금지: 체불액이 3,000만 원 이상이고 도주 우려가 있으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재산 압류: 민사 판결 확정 후 강제집행으로 대표 개인 재산까지 압류될 수 있습니다.

경영이 어려워 당장 임금 전액 지급이 곤란하다면, 근로자와 서면으로 분할 지급 합의를 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아무런 소통 없이 버티는 것은 형사처벌 리스크만 키우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사건의 결말과 실무적 시사점

김 대표 사건은 노동청 조사 과정에서 체불 사실이 확인되었고, 시정기한 내 미지급되어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이후 김 대표가 체불 임금 전액과 지연이자(퇴직 근로자 기준 연 20%)를 지급하고, C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서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종결되었습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표이사의 임금체불 형사책임은 법인의 법적 지위와 무관하게 개인에게 귀속됩니다. 자금난은 원칙적으로 면책 사유가 아니며, 체불 금액과 횟수에 따라 반의사불벌죄 적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는 증거 확보와 신속한 진정이 중요하고, 사용자는 형사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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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영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보면 대표이사 중 상당수가 법인 뒤에 숨으면 형사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사업경영담당자인 대표이사 개인을 명확히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체불이 발생한 즉시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됩니다. 근로자든 사업주든 상황이 복잡해지기 전에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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