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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계약서 작성·검토
민사·계약 · 계약서 작성·검토 2026.03.31 조회 131

근로계약서와 용역계약서 차이점, 잘못 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신홍명 변호사

"나는 프리랜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근로자였어요." 이런 이야기, 생각보다 정말 많으시죠. 근로계약서와 용역계약서는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법적 효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문서입니다. 계약서 제목 하나 잘못 정했다가 수천만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오늘은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맞이한 두 사람의 사례를 통해 이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시작 - A씨와 B씨의 엇갈린 계약서

A씨(38세, 웹 디자이너)는 서울 마포구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측은 "용역계약서"를 내밀었고, A씨는 프리랜서 형태로 매달 350만 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회사 사무실에서 회사 장비로 작업하고, 팀장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B씨(42세, 영상 편집 전문가)는 부산의 영상 제작사와 "용역계약서"를 체결했습니다. B씨는 자택에서 자신의 장비로 작업했고, 월 3~4건의 프로젝트를 건별 단가로 정산받았습니다. 작업 일정과 방법은 B씨 재량이었고, 다른 업체 일도 동시에 받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용역계약서"에 서명했지만, 1년 뒤 회사와의 관계가 끝났을 때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 계약서 제목이 아니라 실질 관계가 기준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인데요, 계약서에 "용역"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일하는 방식이 근로자와 같다면 법적으로 근로자로 인정됩니다. 이것을 법률에서는 "실질관계 판단 원칙"이라고 합니다.

A씨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용역계약서에 서명했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근로자의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A씨 - 근로자로 판단된 요소

  • 회사가 정한 출퇴근 시간 준수
  • 회사 사무실에서 회사 장비 사용
  • 팀장의 구체적 업무 지시를 받음
  • 다른 회사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 매월 고정 금액을 급여처럼 수령

B씨 - 사업자(수급인)로 판단된 요소

  • 작업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결정
  • 자신의 장비로 작업
  • 구체적 지시 없이 결과물만 납품
  • 다른 거래처와 동시 계약 가능
  • 프로젝트 건별로 단가 정산

대법원은 근로자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종속관계"가 있는지를 봅니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업무 내용과 수행 방법을 지정하고, 근무 시간과 장소를 구속하며, 인사권(징계나 해고)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것이죠.

핵심 정리: 계약서 제목이 "용역"이든 "위탁"이든 상관없습니다. 실제 업무 수행 방식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면, 해당 계약은 근로계약으로 재평가됩니다.

쟁점 2 - 근로자로 재분류되면 발생하는 비용 폭탄

A씨는 계약 종료 후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근로감독관 조사 결과, A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었고, 회사는 다음과 같은 비용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했습니다.

퇴직금: 1년간 근무에 대한 퇴직금 약 350만 원

4대보험 소급 가입: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사용자 부담분 1년치 약 420만 원

연차수당: 미사용 연차 11일분 약 176만 원

주휴수당 차액: 용역비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지 않았던 경우 추가 정산 가능

단순 계산만으로도 약 950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입니다. 여기에 지연이자(연 20%)까지 더해지면 금액은 더 커집니다. 만약 같은 형태로 여러 명과 용역계약을 맺고 있었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정말 큰 부담이 되시겠죠.

반면 B씨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독립된 사업자였기 때문에, 계약이 끝나도 퇴직금이나 연차수당 청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용역계약서의 내용과 실제 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쟁점 3 - 계약서 작성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판단 기준

그렇다면 계약서를 작성하실 때 어떤 점을 확인하셔야 할까요? 걱정되시는 분들을 위해 실무에서 중요하게 보는 판단 요소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업무 지시권의 범위: "결과물만 요구"하는 것과 "과정을 통제"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매일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업무 진행 방식을 세세하게 지시한다면 근로관계에 가깝습니다.
  • 전속성 여부: 계약 상대방이 다른 업체와 동시에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전속적으로 한 회사에만 종사하도록 한다면 근로자성이 강해집니다.
  • 보수의 성격: 매월 고정급을 받는지, 프로젝트 건별로 대가를 받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고정 월급 형태는 근로관계의 강력한 징표입니다.
  • 장비와 비용 부담: 업무에 필요한 장비, 재료, 경비를 누가 부담하는지도 살펴봅니다. 회사가 모든 것을 제공한다면 사용종속성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 인사 제재 가능성: 근태 관리, 인사평가, 징계 등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도 핵심 기준입니다.

실무 팁: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실 때는 계약서 문구뿐만 아니라, 실제 업무 운영 방식도 계약 내용과 일치하도록 관리하셔야 합니다. 계약서에는 "자율적으로 업무 수행"이라고 적어두고 실제로는 출퇴근을 관리하면, 분쟁 시 계약서의 내용은 무력해집니다.

실질을 반영한 계약서가 양쪽 모두를 보호합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4대보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용역계약을 선호하시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일하시는 분들도 "세금을 덜 내고 싶다"는 이유로 프리랜서 계약을 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질과 다른 계약서는 결국 양쪽 모두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사업주는 소급 비용과 과태료를 부담하게 되고, 일하는 분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의 보호를 제때 받지 못하는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계약 관계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만약 현재 체결한 계약서의 유형이 실제 근무 형태와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으신다면, 계약서와 실제 업무 환경을 함께 검토받아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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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명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보면 용역계약서를 사용하면서도 실제로는 근로자처럼 관리하는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이 경우 분쟁이 발생하면 소급 퇴직금, 4대보험, 연차수당까지 한꺼번에 청구되어 예상치 못한 큰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실질 관계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므로, 판단이 어려우시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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