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법원행정처 사법연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협의이혼 건수는 연평균 약 9만 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재산분할 협의서를 작성하지만, 공증까지 진행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증 없이 작성된 협의서가 나중에 심각한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실무 현장에서 빈번하게 관찰됩니다. 오늘은 재산분할 협의서에 공증이 왜 필요한지를 법적 근거와 실무적 관점에서 차분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재산분할 협의서는 이혼 당사자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합의한 문서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르면, 협의이혼의 경우 당사자 간 합의로 재산분할 방법과 범위를 정할 수 있으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협의서에는 통상 부동산, 금융자산, 차량, 퇴직금, 부채의 분담 등이 포함됩니다. 문제는 이 문서 자체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강제집행력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상대방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소송을 거쳐야만 비로소 강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공증의 법적 효력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증 없이 사인 간 작성한 협의서는 민사상 계약으로서 효력은 인정되지만, 불이행 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은 후에야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되며, 그 사이에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 중 하나는, 협의서에 따라 부동산 소유권 이전을 약속했으나 상대방이 이전등기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공증이 없으면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그 기간 동안 해당 부동산에 대한 제3자의 근저당 설정이나 매매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가압류 신청도 가능하지만, 담보금이 필요하고 절차가 복잡합니다.
또 다른 위험은 협의서 내용 자체를 다투는 경우입니다. 공증을 받지 않은 사적 문서는 일방이 "강압에 의해 서명했다",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할 여지를 남깁니다. 공증 절차에서는 공증인이 양측의 의사를 개별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매우 어렵습니다.
비용의 경우, 공증인 수수료는 공증인 수수료 규칙에 따라 목적물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재산분할 대상 금액이 1억 원인 경우 약 15만~25만 원, 5억 원인 경우 약 40만~60만 원 수준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나중에 소송을 진행할 때 드는 인지대, 변호사 비용 등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에 해당합니다.
재산분할 공정증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 항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다만, 공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분할 공정증서의 강제집행력은 금전 채무에 대해서만 직접 적용됩니다. 부동산 소유권 이전의 경우, 공정증서만으로 곧바로 등기이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등기 협조를 거부하면 여전히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실무에서는 이혼 합의와 동시에 부동산 등기 이전을 완료하거나, 이전 전까지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재산분할의 규모가 크거나 구조가 복잡한 경우에는 협의이혼 대신 조정이혼을 통해 법원 조서에 재산분할 내용을 기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조정조서 역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가정법원의 실무 경향을 보면, 재산분할 관련 분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스톡옵션, 해외 부동산 등 새로운 유형의 재산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면서, 협의서 작성 시 더욱 정밀한 기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산분할 협의서의 공증은 선택이 아니라, 합의 내용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사실상의 필수 절차에 해당합니다. 특히 이행 시기가 이혼 이후로 미루어지는 항목이 하나라도 있다면, 공증 없이 진행하는 것은 상대방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혼이라는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법적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 선택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