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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폭행·상해·협박
형사범죄 · 폭행·상해·협박 2026.04.03 조회 8

상해죄에서 피해자 과실 상계가 가능할까? 형사·민사 실무 핵심 정리

오경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수연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40대 직장인 A씨는 퇴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시비가 붙어 상대방에게 주먹을 맞았습니다.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고 상해죄로 고소했는데, 가해자 측에서 뜻밖의 주장을 했습니다. "A씨가 먼저 욕설로 도발했으니 피해자 과실 상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A씨는 혼란스러웠습니다. 민사소송에서 흔히 듣는 '과실 상계'가 형사 사건에서도 적용되는 걸까? 많은 분들이 이 지점에서 정확한 절차와 법적 의미를 어려워합니다. 오늘은 상해죄 피해자의 과실이 형사와 민사 각각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실제 대응 절차를 단계별로 풀어보겠습니다.

형사 상해죄와 과실 상계,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사사건에서는 민사법상 과실 상계가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법은 가해자의 행위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법이고, 피해자의 잘못을 비율로 깎아주는 민법 제396조의 과실 상계 규정은 손해배상 영역에서만 작동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피해자의 도발, 선제 폭행, 합의 거부 태도 등이 다음과 같은 경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양형(형량 결정) 단계 - 피해자의 귀책 사유가 있으면 감경 사유로 참작
  • 정당방위 또는 상당성 판단 - 피해자가 먼저 폭행한 경우 가해자의 정당방위 성립 여부
  • 기소 여부 - 쌍방 폭행으로 판단되면 검찰이 기소유예 또는 각하 결정 가능

즉, 형사에서 "피해자 과실"은 범죄 성립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양형이나 처분 수위에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입니다.

민사 손해배상에서의 과실 상계 절차

반면, 상해 사건 이후 별도로 제기하는 민사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피해자 과실 상계가 본격적으로 문제됩니다. A씨 사례처럼 피해자가 도발 행위를 했다면, 법원은 손해배상액에서 피해자 과실 비율만큼 차감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대략 10%에서 40%까지 상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는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과실 상계 관련 절차를 밟아가는 단계입니다.

Step별 대응 절차 안내

1
사건 경위 및 증거 확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건 당시의 정확한 경위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112 신고 녹취록, 상대방과의 문자 내역 등을 확보합니다. 피해자 측이라면 "도발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가해자 측이라면 "피해자의 선제 도발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소요기간: 사건 직후 ~ 1주일 이내 권장

비용: 없음 (CCTV 열람 시 관할 경찰서 방문)
2
형사 고소장 제출 및 수사 단계 대응
피해자는 관할 경찰서에 상해죄(형법 제257조) 고소장을 접수합니다. 이때 고소장에 피해 경위를 상세히 기재하되, 자신에게 불리한 도발 행위가 있었는지도 솔직하게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 측이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하면, 경찰은 쌍방 조사를 진행합니다.
소요기간: 고소 접수 후 수사 완료까지 약 1~3개월

필요서류: 고소장, 진단서, 증거자료 일체
3
검찰 송치 후 처분 결정 단계
경찰 수사가 끝나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됩니다. 검찰은 피해자의 과실 정도를 참작하여 기소, 기소유예, 불기소 등을 결정합니다. 쌍방 폭행이 인정되면 양쪽 모두 약식기소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경우가 실무적으로 흔합니다. 피해자 과실이 크다고 인정되면 가해자의 처분이 가벼워질 수 있으므로, 피해자 측에서는 의견서를 통해 자신의 과실이 크지 않았음을 적극 소명해야 합니다.
소요기간: 송치 후 약 1~2개월

필요서류: 피해자 의견서, 추가 증거, 탄원서(필요시)
4
민사 손해배상 청구 및 과실 상계 다툼
형사 절차와 별도로,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치료비, 휴업손해, 위자료 등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가해자 측은 민법 제396조를 근거로 과실 상계를 주장합니다. 법원은 양측의 과실 비율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배상액을 조정합니다. 예를 들어, 총 손해액이 500만 원인데 피해자 과실이 30%로 인정되면 350만 원만 배상받게 됩니다.
소요기간: 소장 접수 후 판결까지 약 6개월 ~ 1년

비용: 소송비용(인지대 + 송달료) 약 5만~20만 원 + 변호사 비용 별도
5
합의 또는 형사조정 절차 활용
실무에서는 형사 사건 진행 중에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특히 피해자에게 일정 과실이 있는 사안에서는 형사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이 효과적입니다. 검찰 단계에서 형사조정에 회부되면 양측이 배석한 가운데 합의금, 과실 비율 등을 협의할 수 있고, 합의가 성립하면 가해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피해자는 신속하게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요기간: 형사조정 회부 후 약 2~4주

비용: 무료 (검찰청 형사조정센터 운영)

피해자 과실이 인정되는 대표적인 경우

  • 선제 도발 - 심한 모욕, 반복적 욕설로 상대방을 자극한 경우 (과실 10~20%)
  • 선제 폭행 - 피해자가 먼저 가벼운 물리적 접촉을 한 경우 (과실 20~40%)
  • 쌍방 싸움 - 양측이 동시에 주먹다짐을 한 경우 (과실 30~50%)
  • 위험 상황 자초 - 만취 상태에서 불필요하게 시비를 건 경우 (과실 15~30%)

위 비율은 실무에서 자주 참고되는 대략적인 범위이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원은 사건 경위, 피해 정도, 양측의 나이와 체격 차이, 흉기 사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꼭 기억해야 할 핵심 정리

형사 영역에서 피해자 과실은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하지만, 가해자의 양형과 검찰 처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민사 영역에서는 민법 제396조에 따라 피해자 과실 비율만큼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과실 여부와 범위에 대한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합니다.

상해 사건에서 피해자 과실 문제는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사건 초기부터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자신의 행위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오경연
오경연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수연 · 경기도 수원시
실제로 상해 사건 상담 현장에서 보면, 피해자분들이 형사와 민사에서의 '과실' 개념을 혼동하시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과실 상계를 주장할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사건 초기에 CCTV와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증거를 반드시 확보해두셔야 합니다. 사안이 복잡하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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