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권고사직을 제안받았는데,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할까요?
갑작스럽게 권고사직을 권유받으면 당황스럽고 불안하시죠. 일단 서명부터 하고 보자는 마음이 드실 수 있지만, 합의서에 한번 서명하면 나중에 번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권고사직 합의서는 서명 전에 반드시 핵심 조건들을 꼼꼼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아래에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들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합의서에 퇴직 사유가 '자진퇴사'로 기재되어 있으면 실업급여(구직급여) 수급 자격을 잃을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법상 자발적 이직은 원칙적으로 실업급여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확인할 사항: 퇴직 사유란에 '권고사직' 또는 '회사 사정에 의한 퇴직'으로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이직확인서(고용센터 제출 서류)에도 동일하게 기재해 달라고 요청하셔야 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회사가 합의서에는 '합의퇴직'이라고 적어놓고 이직확인서에는 '자발적 이직'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서면으로 확약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권고사직 시 회사가 위로금이나 추가 보상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구두 약속만 믿으시면 안 됩니다. 합의서에 다음 항목이 구체적인 금액과 지급 시기로 명시되어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
특히 "퇴직금 포함 총 OOOO만 원"이라고 기재된 경우, 실질적인 위로금은 퇴직금을 빼고 남은 금액뿐입니다. 근로기준법 제34조에 따라 퇴직금은 법정 의무 지급이므로, 위로금과 분리해서 기재하도록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권고사직 합의서에 부제소 합의(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조항)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에 서명하시면 나중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나 임금 청구 소송 등을 진행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부제소 합의가 있더라도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미지급 임금 등)에 대해서는 효력이 제한될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이를 다투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됩니다. 처음부터 합의서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시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비밀유지 조항도 마찬가지입니다. 퇴직 경위, 합의 금액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내용인데, 위반 시 위약금 조항이 함께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 범위와 금액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첫째, 즉석에서 서명하지 마세요. 회사에서 당장 서명을 요구하더라도 "검토 시간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최소 2~3일의 검토 기간을 요청하세요.
둘째, 합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세요. 회사와의 대화 내용을 메모하거나,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서면(이메일, 문자)으로 주고받으세요. 나중에 합의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때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셋째, 미지급 금품을 빠짐없이 정리하세요. 퇴직금, 미사용 연차수당, 미지급 시간 외 수당, 성과급 등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사전에 계산해 두세요. 합의서에 "상호 간 일체의 채권채무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포괄적 정산 조항이 있으면, 서명 후에는 누락된 금품을 청구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권고사직은 해고와 달리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회사가 일방적으로 퇴직 처리를 할 수 없습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이라면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기보다는,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결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