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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임금체불·수당·퇴직금
노동 · 임금체불·수당·퇴직금 2026.04.08 조회 4

사업양도 시 근로관계 승계와 퇴직금, 실제 사례로 알아보는 핵심 쟁점

박재천 변호사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 광주광역시 동구

오늘은 사업양도 시 근로관계 승계와 퇴직금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회사가 다른 사업체에 넘어갈 때, 기존 근로자의 고용은 어떻게 되는지, 퇴직금은 누가 지급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상 사례를 통해 핵심 쟁점을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15년간 전자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해 온 A씨(58세)는 경영 악화로 2024년 3월, 사업 일체를 같은 업종의 B법인에 12억 원에 양도했습니다. A씨 회사에는 근속 8년 차 생산직 근로자 C씨(42세, 월급 320만 원)를 포함해 직원 23명이 재직 중이었습니다. 사업양도 계약서에는 "기존 근로자 전원을 승계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B법인은 양도 직후 C씨에게 "신규 채용 형태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자"고 요구하며 이전 근속기간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C씨는 8년간의 근속연수에 따른 퇴직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첫째, 사업양도란 무엇이고 언제 근로관계가 승계되는가

사업양도(영업양도)란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조직적으로 결합된 물적·인적 자원 일체를 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판례는 단순히 자산 일부만 넘기는 경우와 구별하여, 다음 요건을 충족해야 사업양도로 인정합니다.

  •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될 것 (같은 종류의 사업을 계속 영위)
  • 물적 조직(설비, 기계, 재고)뿐 아니라 인적 조직(근로자, 거래처 관계)까지 포괄적으로 이전될 것
  • 양도인이 해당 사업 부문에서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할 것

이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양도가 이루어지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관계는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됩니다. 이는 근로기준법의 명문 규정이 아니라,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된 법리입니다. 즉, 양도인과 양수인이 합의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양도의 실질이 인정되면 근로관계 승계는 법률상 당연한 효과로 발생합니다.

핵심 정리: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포괄적 양도라면, 근로관계는 양수인에게 자동 승계됩니다. 근로자의 동의가 없어도, 양도·양수인 간 별도 합의가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위 사례에서 A씨의 전자부품 제조 사업이 설비, 인력, 거래처를 포함하여 B법인에 이전되었고, B법인이 동일한 사업을 계속 운영한다면 전형적인 사업양도에 해당합니다.

둘째, 양수인이 근속기간 초기화를 요구할 수 있는가

사례에서 B법인은 C씨에게 "신규 채용" 형태의 근로계약을 제안하며, 기존 8년의 근속기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유효한지가 두 번째 쟁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업양도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 시 근로자의 근속연수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양수인이 일방적으로 근속기간을 초기화하는 것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포괄적 승계의 효과로, 양도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임금, 근속연수, 근로조건 등)이 동일하게 양수인에게 이전됩니다.
  • 양수인이 근로자에게 "새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더라도, 이로 인해 기존보다 불리한 근로조건을 강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만약 C씨가 상황을 잘 모르고 신규 계약서에 서명했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근속연수 초기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근로기준법상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양도인으로부터 퇴직금을 정산받고, 양수인과 완전히 새로운 근로관계를 개시하기로 합의한 경우는 별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근로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진정한 동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실무상 주의점: 양수인이 "새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된다"며 근속연수 초기화를 유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근로자는 서명 전에 반드시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기존 근속연수가 인정되는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셋째, 퇴직금 지급 책임은 양도인과 양수인 중 누구에게 있는가

이 부분이 실무에서 가장 분쟁이 많은 쟁점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칙: 사업양도로 근로관계가 승계되면, 양도 이전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퇴직금 지급 의무도 양수인에게 이전됩니다. 즉, C씨가 나중에 B법인에서 퇴직할 때 B법인은 A씨 회사에서의 8년 근속기간을 포함한 전체 근속기간에 대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내부 약정: 양도·양수 계약에서 "퇴직금 채무는 양도인이 부담한다"고 정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내부적 구상 문제일 뿐,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양수인이 퇴직금 지급 의무를 면할 수 없습니다.

예외 상황: 사업양도 전에 근로자가 양도인으로부터 퇴직금을 이미 중간정산 받은 경우, 양수인은 중간정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만 퇴직금을 부담합니다. 다만, 이 중간정산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근로자의 자발적 청구, 법정 중간정산 사유 해당 여부 등)가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C씨 사례 적용: C씨가 양도 시점에 A씨로부터 퇴직금을 정산받지 않았다면, B법인은 향후 C씨 퇴직 시 A씨 회사 입사일부터 통산한 근속기간 전체(8년+알파)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A씨가 양도 전에 적법하게 퇴직금을 정산해 주었다면, B법인은 양도일 이후 기간만 산정합니다.


실무적 조언 - 사업양도 상황에서 근로자가 확인해야 할 사항

첫째, 사업양도의 실질을 확인하십시오. 회사명이 바뀌고 대표가 바뀌었더라도, 동일한 사업이 계속된다면 사업양도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 자산만 매각된 경우에는 사업양도가 아닐 수 있어 근로관계 승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양수인이 새 근로계약서 체결을 요구하면 반드시 내용을 확인하십시오. 기존 임금, 근속연수, 연차 등이 동일하게 반영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근속연수가 리셋되는 조항이 있다면, 이에 대해 반드시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셋째, 퇴직금 정산 여부를 명확히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양도인으로부터 퇴직금을 받았다면 정산 내역서와 입금 기록을 보관하고, 받지 않았다면 양수인에게 근속기간 통산 확인서를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양수인이 사업양도 직후 정리해고나 권고사직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업양도 자체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으며, 양수인은 기존 근로자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할 수 없습니다.

사업양도 과정에서 퇴직금 문제는 양도인, 양수인, 근로자 3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특히 양도 규모가 크거나 근속연수가 긴 경우에는 퇴직금 액수 자체가 상당하므로,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재천
박재천 변호사의 코멘트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 광주광역시 동구
사업양도 과정에서 퇴직금 분쟁을 다루다 보면, 양수인이 근속연수 초기화를 시도하거나 양도인과 양수인이 서로 퇴직금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핵심은 근로자의 권리가 양도 당사자 간 내부 약정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복잡해지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법적 지위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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