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성년후견 및 한정후견 신청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성년후견 개시 심판 접수 건수는 약 6,800건으로, 5년 전 대비 약 40%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런데 후견인을 선임하려면 가정법원의 심리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고, 이 과정이 짧지 않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후견 제도는 민법상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유형에 따라 가정법원 심리의 범위와 깊이가 달라지므로, 신청 전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성년후견 :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 (민법 제9조). 법원이 후견인에게 포괄적 대리권을 부여합니다.
한정후견 :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 (민법 제12조). 법원이 대리권 범위를 개별적으로 정합니다.
특정후견 : 일시적 또는 특정 사무에 한해 후원이 필요한 경우 (민법 제14조의2). 기간과 범위가 한정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접수되는 유형은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입니다. 특정후견은 치매 초기 단계에서 부동산 처분 등 단발성 법률행위를 위해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견 개시 심판은 비송사건(다툼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을 구하는 사건)으로 처리됩니다. 그러나 비송이라고 해서 간단하지 않습니다. 가정법원은 피후견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상당히 신중한 절차를 밟습니다.
전체 소요 기간은 접수부터 심판 확정까지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입니다. 정신감정이 지연되면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피후견인의 의사와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민법 제936조 제4항). 청구인이 특정 후보자를 지정하더라도 법원이 반드시 그 후보자를 선임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의 주요 고려 사항
친족 간 분쟁이 심하거나 재산 규모가 큰 경우, 법원은 가족이 아닌 전문직 후견인(변호사, 사회복지사 등)이나 후견법인을 선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법원이 후견감독인을 함께 선임하여 후견인의 사무를 감독하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첫째, 정신감정 비용 부담입니다. 피후견인의 재산이 없거나 소액인 경우 감정비용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이때 법원에 소송구조(소송비용의 일시 면제 또는 유예)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면 구조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진단서의 정밀도입니다. 일반 의원에서 발급한 간단한 진단서만으로는 법원이 심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청 단계에서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서를 상세하게 받아두면 절차가 수월해집니다.
셋째, 긴급한 재산 보전 문제입니다. 심리 기간이 수개월 소요되는 동안 피후견인의 재산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면, 심판 전 보전처분(재산 처분 금지 등)을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후견인이 선임된 시점에는 이미 재산이 감소해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후견인 선임 절차는 단순한 서류 접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조사, 심문이라는 복수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 본격적인 법원 절차입니다. 특히 피후견인의 재산 규모가 크거나 친족 간 의견이 다를수록 심리가 복잡해지고 기간도 길어집니다. 후견 유형 선택부터 정신감정 준비, 후보자 적격성 소명까지 각 단계별로 빈틈없는 준비가 전체 절차의 효율과 결과를 좌우합니다.